단임골 6

2013 단임골

올해는 봄의 끝자락에 단임골에 다녀왔다. 계절이 한층 더 짙어진 때였다. 예년과 달리 단임골에서는 점심 식사와 산책을 하고, 중봉계곡에 있는 봄봄 님의 집에서 일박을 했다. 인연이 또 다른 인연과 연결되었다. 단임골은 지금이 자연의 기운이 가장 왕성할 때라고 한다. 자연농법으로 기르는 텃밭은 온갖 풀이 무성했다. 우리는 야채와 잡초를 구분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모든 게 먹을거리가 된다. 어느 게 특별히 대접 받을 필요는 없다. 단임골 텃밭은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리 선생님은 여전하셨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상은 사상누각과 마찬가지다. 선생님이 꽃순이와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 가 본 '봄봄'님의 집..

사진속일상 2013.06.01

단임골 산괴불주머니

단임골 앞산을 산책하다가 뜻하지 않게 넓은 산괴불주머니 군락지를 만났다. 갑자기 나타난 비밀의 화원에 감탄하느라더 올라가는 것도 포기했다. 계곡을 따라 깊숙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도 이 꽃밭을 모르고 있었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 누가 인공적으로 가꾸었을 리는 없어 보이고, 아마 자연적으로 형성된 꽃밭일 것이다. 봄이면 개나리 다음으로 우리 산하를 노랗게 물들이는 게 괴불주머니다. 하천가나 산자락, 그리고 이렇게 깊은 산 속에까지 군락을 이루며 예쁜 봄 풍경을 만든다. 그중에서도 이 군락지가 내가 본 것 중 제일 넓고 아름답다.

꽃들의향기 2012.05.02

2년만에 간 단임골

2년만에 정선 단임골에 갔다. 리 선생님 내외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모든 풍경이 그 자리 그대로 있었고, 사람의 향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도착한 날 오후에는인도에서 온 귀한 차를 나누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그리고 따가운 햇살이 사그라진 저녁 때에 리 선생님 안내로 집 주변을 산책하며 꽃과 나무 설명을 들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도재미난 얘기는 끝이 없었다. 두 분이 결혼하게 된 사연은 다시 들어도 감동이었다. 두 분과 함께 있으면늘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된다. 땅 한 평, 돈 한 푼 없지만, 이 모든 것을 마음으로 소유한 두 분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라 할 수 있다. 두 분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나는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사진속일상 2012.05.01

심장 속에 남는 사람

단임골을 찾아갔던 그날 저녁, 꽃순이와 나무꾼은 합창으로 이 노래를 들려주었다. 인생의 길에 상봉과 이별 그 얼마나 많으랴 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 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 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 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둘이서 다정하게 부르는 모습과 함께 노래 가사가 가슴으로 쏙 들어왔다. 이 노래는 1989 년에 제작된 북한 영화 '심장 속에 남는 사람'의 주제가라고 한다. 두 분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겼다. 앵콜 송 '청산에 살으리랏다'

길위의단상 2010.04.13

단임골에서 꽃순이와 나무꾼을 만나다

리영광선생을 처음 본 건 10여 년 전 TV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2 년 전 KBS의 '인간극장'을 통해 단임골에서 살고 있는 꽃순이와 나무꾼 이야기가 방송되면서 두 분의 아름다운 삶에 감동을 받았었다. 40여 년 전리 선생은세계일주 여행을 하고 싶어 인민군 복무 중 휴전선을 넘어 월남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인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한 끝에 강원도 정선의 깊은 산골로 숨어든다. 그뒤 혼자서 외롭게 살아가던 그에게 박안자 선생이 찾아와서 함께 살며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강원도의 첩첩산중 산골에서 자연 상태 그대로 아름답게 살아가는 꽃순이와 나무꾼 부부의 삶은 TV로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이 부부의 오두막을 찾아 위로와 평안을 얻는 사람들도 많아졌..

사진속일상 2010.04.11

꽃순이와 나무꾼

지난 주 KBS2 TV 에서는 '꽃순이와 나무꾼'이라는 제목으로 강원도 정선 산골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나는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그 프로를 보게 되었는데 그분들의 순박한 마음씨와 무욕의 삶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도시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스컴에 자주 소개되기에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이분들의 모습은 뭔가 달랐다. 그것은 사람의 향기였다. 두 사람이 발하는 인간적인 순수함과 매력은 신선한 감동이었다. 나무꾼은 1967년에 휴전선을 넘어 귀순했다. 그런데 그 동기가 특이하다. 세계일주를 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강원도 산골로 들어가 20여 년간 혼자 살아간다. 꽃순이는 결혼 생활에 실패하고 세상을 등지고..

참살이의꿈 2008.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