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즘나무 4

물빛버즘(210716)

7월의 물빛버즘은 잎은 초록으로 성장(盛裝)을 했지만 줄기는 껍질이 갈라지고 떨어지며 어수선하다. 버즘나무가 껍질을 벗는 시기가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주로 도시의 가로수로 만나는 버즘나무는 가지가 잘려서 기형이 되어 볼 품이 없다. 소음과 빛 공해로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이다. 그러나 이 버즘나무는 자연 상태 그대로의 온전한 수형으로 자란다. 생육 환경이 아주 좋다. "넌 복 받은 나무야. 네 품성을 마음껏 뽐내며 잘 자라다오!"

천년의나무 2021.07.16

물빛버즘(210604)

올해 봄은 나에게는 잃어버린 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경계하고, 대상포진 바이러스와는 싸우느라 주변을 둘러볼 틈이 없었다. 사태가 좀 진정된 뒤 나가 본 물빛공원의 버즘나무의 초록에 그래서 더욱 눈이 부셨다. 이 버즘나무는 물빛공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나무다. 연륜이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대신 싱싱한 생명력을 내뿜는 혈기왕성한 나무다. 나무 옆에 서면 나무가 가진 에너지를 담뿍 받는 것 같다. 앞으로 이 나무를 물빛공원의 '나의 나무'로 정하고 친구로 삼기로 한다. 친구를 한다는 것은 널 유심히 지켜보며 말을 걸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자주 만나기로 하자!

천년의나무 2021.06.07

강원도립화목원 버즘나무

도시인들과 가장 친한 나무는 아마 버즘나무일 것이다. 아무리 나무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플라타너스라고 하면 어떤 나무인지 다 알아차린다. 버즘나무가 바로 플라타너스다. 나무 줄기가 흰색이나 회색 등의 조각으로 얼룩진 것이 마치 얼굴에 핀 버짐을 닮아서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 그런데 얼굴에 생긴 얼룩은 '버짐'이라고 하지만 나무 이름은 '버즘나무'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강원도립화목원에 큰 버즘나무 한 그루가 있다. 수령이 100 년가까이 되었다. 버즘나무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1900 년대 초반이라니까 아마 우리나라에있는 버즘나무 중 최고령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키는 30 m, 줄기 둘레는 5.4 m에 이른다. 특징은 다른 나무에 비해 전체적으로 흰색을 많이 띄고 있다는 점이다. 버즘나무는 척박한..

천년의나무 2010.03.09

경복궁 버즘나무길

5 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오가며 이 길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무생물의 사물일지라도 오랫동안 가까이하다 보면 사람처럼 정이 들게 된다. 길도 마찬가지다. 길을 오가며 느꼈던 상념과 추억들이 그 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러므로 어떤 면에서는 길에서 느끼는 친근감이 사람보다 덜하다고 할 수 없다. 도리어 사람의 변덕이 없는 은근하고 속 깊은 정을 길에서는 느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길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나를 만나고 세상을 만나는 것이다. 보통 경복궁 돌담길이라고 하는데, 이 길의 돌담을 따라서는 아름드리 버즘나무가 도열해 있다. 그리고 사이사이에는 은행나무도 함께 자라고 있다. 여름인 지금은 버즘나무 잎들로 나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더욱 시원하고 보기에도 좋다. ..

사진속일상 2008.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