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41

문수사 겹벚꽃

서산시 운산면에 있는 문수사(文殊寺)는 겹벚꽃으로 유명하다. 전주에서 올라오는 길에 마침 겹벚꽃 때와 맞아 문수사를 찾았다. 봄비 내리는 평일이라 겹벚꽃 명소지만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일 뿐이었다. 비를 맞은 벚꽃 색깔이 더 진해 보여 나에게는 안성맞춤의 날이었다. 겹벚꽃은 벚꽃이 지고나서 핀다. 꽃 색깔은 분홍색이다. 문수사 겹벚꽃은 대략 4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활짝 핀다. 같은 종류지만 겹벚꽃은 벚꽃과는 완연히 느낌이 다르다. 화려하고 풍성한 복사꽃을 보는 듯하다. 올해는 이곳저곳 아름다운 봄꽃을 자주 만나고 있다.

꽃들의향기 2024.04.16

마름산을 걷다

산길을 걷기에는 지금이 제일 좋은 때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발걸음이 자꾸 산으로 향한다. 오늘은 마름산을 걸었다. 백마산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서 빠져나와 초월읍사무소로 하산했다. 정충묘의 적목련을 보기 위해서였다. 너른골 풍경은 해가 다르게 바뀐다. 내가 이사 올 때만 해도 앞에 보이는 아파트는 없었다. 지금은 바로 밑에서 종합운동장 공사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역 주변으로는 상업 시설물이 엄청나게 들어설 것이다. 아직 남아 있는 진달래와 산벚꽃을 품고 숲은 연초록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산자락에 있는 닻미술관 벚꽃이 눈부셨다. 화사한 벚꽃 아래 벤치에 앉아 꽃비도 맞았다. 걷기의 끝인 대로변에는 자목련으로 유명한 정충묘가 있다. 이곳 자목련은 절정을 지나고 있다. 작은 배낭을 메고 봄 산길을 걷는 걸..

사진속일상 2024.04.11

반가운 봄비 속 벚꽃 드라이브

반가운 봄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저녁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새 낙수물소리를 내더니 오늘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만하면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농사나 산불 예방에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빗소리가 듣기 좋아서 집에서 가까운 남종면의 팔당호 벚꽃길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이곳 벚꽃은 인근 지역에 비해 일주일 정도 늦게 핀다. 예년 같으면 이제 봉오리가 맺히면서 피려고 할 때다. 그런데 이미 만개 상태를 지나서 지고 있다. 도로는 떨어진 꽃잎으로 덮여 있다. 여기가 이럴진대 다른 곳은 벌써 벚꽃 엔딩일 것이다. 올해는 꽃 개화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 오래전부터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서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꽃을 보면서도 사실 마음이 편치 않다. 날씨가 맑았다면 차로 가득 찰 도로인데..

사진속일상 2023.04.05

탄천 벚꽃

토요 번개 모임이 있어 야탑에 나간 길에 전후로 짬을 내어 탄천 벚꽃을 구경하다. 수도권에서는 지금이 벚꽃의 절정이다. 이맘 때 탄천은 어딜 가나 벚꽃 속에 파묻힌다. 오늘 낮기온은 26℃까지 올라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했다. 다음주 중반에는 전국에 비가 내린다니 벚꽃이 곁에 있을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탄천의 지류 중 하나인 여수천을 걸으며 만난 2023년 봄 풍경이다.

꽃들의향기 2023.04.01

동네 공원 벚꽃과 옛 친구

양재에 나갔다 오는 길에 동네 공원에 들러보았다. 어느새 벚꽃이 활짝 폈다. 올해는 봄꽃 개화 시기가 예년보다 빠르다더니 벚꽃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남도에 상륙한 봄기운이 고속열차를 타고 북상했다. 지구의 호흡이 가빠진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저녁에는 56년 만에 연락이 된 옛 친구 J와 통화를 했다. J와는 국민학교, 중학교 동기였다. 중학생 때는 같은 반이 아니어서 가까이 지내지는 못했지만 하굣길이 같아서 가끔 동행했다. 걷는 길이 한 시간 넘게 걸렸으니 그 사이에 장난도 치고 많은 얘기도 나누었을 것이다. J는 그때부터 기독교에 관심이 많았고, 그가 하는 얘기를 신기하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동시에 J가 무척 어른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 뒤에 J는 목사가 되었고 국내에서 목회를 하다가 그리..

사진속일상 2023.03.31

완산칠봉 겹벚꽃

전주 완산칠봉에는 겹벚꽃 동산이 있다. 나뭇잎이 돋아나서 철이 살짝 지나긴 했지만 붉은색 영산홍과 어우러져 눈호강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벚꽃보다 늦게 피는 겹벚꽃은 꽃 모양이나 색깔이 풍성하고 화려하다. 벚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겹벚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냥 벚꽃이 훨씬 낫다. 겹벚꽃은 벚꽃이 지고 난 뒤에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 바탕 잔치를 펼쳐주는 것 같다.

꽃들의향기 2022.04.28

아내와 봄길 드라이브

아내와 봄길 드라이브에 나섰다. 우선 벚꽃을 보기 위해 집에서 멀지 않은 남종면의 한강변 벚꽃길로 향했다. 그러나 초입인 분원리로 진입하는 길이 막혔다. 우리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한둘이 아닌가 보다. 대타로 경안천습지생태공원으로 방향을 돌렸다. 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였다. 서울은 벚꽃이 지지만 여기는 이제 한창이다. 서울 사람들이 올해의 마지막 벚꽃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온다. 점심은 천서리에서 막국수로 맛나게 먹었다. 수육을 첨가했다. 외식은 꼭 두 달만이다. 이젠 코로나의 기세가 꺾였으니 조금은 자유롭게 행동해도 될 것 같다. 식당은 평일인데도 사람으로 가득하고 대기표를 뽑아야 했다. 식당 안에서도 술 마시고 떠들며 거침이 없다. 나는 자꾸 몸이 움츠러들었다. 식사 후에..

사진속일상 2022.04.12

성내천 벚꽃(22/4/11)

성내천 벚꽃을 보러 가기 위해 강변역에서 버스를 내려 잠실철교를 따라 난 보도를 걸어서 건넌다. 이쪽 동네는 전에 살았기 때문에 어느 길이나 익숙하고 정겹다. 잠실철교 보도도 자주 건너다닌 길이다. 낮 기온이 25도까지 올랐다. 젊은이들 중에서는 반팔 옷차림도 가끔 눈에 띈다. 20년 전에 성내천 옆에 직장이 있었다. 성내천은 내 출퇴근길이었고, 일과 중에도 시간이 비면 즐겨 산책하던 곳이었다. 그때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는데, "얘들이 언제 커서 제대로 벚꽃 구경을 할까"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금은 벚꽃 터널을 이루었다. 벚꽃은 이미 많이 떨어졌고, 나무에는 꽃들 사이로 초록잎이 보인다. 성내천은 올림픽공원과 연결된다. 몽촌정(夢村亭) 주위의 벚꽃이 제일 화사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손님이 몇 ..

꽃들의향기 2022.04.11

봄날은 온다

벚꽃을 기준해서 봄의 절정을 삼는다면 중부지방은 봄이 오고 있는 중이다. 아직 새벽 기온은 0도에 이를 정도로 차다. 올해는 예년보다 꽃 피는 시기가 일주일 정도 늦어서 중부지방 벚꽃은 이제 꽃봉오리가 벌어지고 있다. 잠실에 나간 길에 짬을 내 석촌호수에 들렀다. 벚꽃은 성질 급한 몇 그루에서만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휴일이어선지 산책로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꽃 핀 나무를 힘들게 찾아서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몇 장 찍어 보았다. 둘씩 셋씩 동무해서 나온 젊은이들이 대다수였다. 평일이 되면 산책 나오는 연령대가 달라질지 모른다. 새로 산 휴대폰의 하이퍼랩스를 사용해 보았다. 코로나 시대라서일까, 사람들은 꽃에 더욱 굶주린 것 같다.

꽃들의향기 2022.04.03

그 시절의 상춘

서울에서 6, 70년대 상춘(賞春) 장소는 창경원이 유일했다. 해마다 벚꽃 철이 되면 창경원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밑의 사진 같은 모습은 그나마 질서가 잘 잡힌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올라왔고, 그래서 60년대 후반의 창경원의 봄을 기억한다. 그때 살던 곳이 돈암동이어서 걸어서 창경원까지 갔다. 어느 해 봄에는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가 올라오셔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함께 창경원 벚꽃놀이에 간 기억이 난다. 얼마나 상춘객이 많았는지 꽃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이었다. 당시 창경원 안에는 동물원과 놀이기구가 있는 유원지도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종합 놀이공원이었던 셈이다. 당시 사진을 보면서 옛 추억에 잠겨본다. 청춘남녀들에게는 창경원 밤 벚꽃놀이가 더 인기였다. 아마 나이 지긋하신 분들..

길위의단상 2022.03.30

갯골생태공원의 봄

부근을 지나다가 시흥에 있는 갯골생태공원에 들렀다. 처음 와보는 곳인 데다 봄꽃의 계절이라 기대가 컸다. 갯골은 갯고랑(갯가의 고랑)의 준말이니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에 난 물이 흐르는 도랑'이라는 뜻으로 새긴다. 공원에는 갯골이 여전히 선명하게 보였다. 여기는 옛날에 염전지대가 있었나 보다. 공원 가운데에는 염전 작업을 체험하는 곳도 있다. 원래의 생태 환경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이 잘 되어 있다. 공원에는 벚꽃 가로수길이 있는데 코로나로 통제되고 있다. 길 안쪽은 들어갈 수 없다. 사람이 빽빽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 정도는 사람들이 넉넉히 이해하는 것 같다. 외곽에 자리를 깔고 꽃구경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았다.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나도 봄을 즐겼다. 벚꽃은 이제..

사진속일상 2021.04.09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의 봄

꽃구경을 하며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다. 유치원에서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보이고, 결혼식 기념사진을 찍는 신혼부부도 있다. 이 계절과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는 분위기가 식어 있다. 아이들도 마음 놓고 뛰어놀지 못한다. 사진을 찍는 신혼부부도 조심스러워한다. 전이나 후나 봄 풍경은 그대로인데 맘껏 즐길 수 없는 코로나 시대의 봄이다.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꽃구경 하며 돌아다니는 것도 뭔가 죄를 짓는 것 같다. 4차 대유행을 예견하는 어두운 보도가 뉴스에서 나온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지, 착잡한 2021년의 봄이다.

사진속일상 2021.04.07

여의천 벚꽃

양재에 나가 볼 일을 마친 뒤 여의천에 들리다. 여의천은 청계산에서 시작하여 양재천으로 합류하는 지천이다. 양재시민의숲 전철역에서 내리니 바로 여의천 벚꽃이 보인다. 이곳 벚꽃도 지금이 만개다. 예년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이다. 평일 오후인데도 둑방길에는 꽃구경 나온 사람이 많다. 입구에는 안내인이 있어 엉키지 않고 한 방향으로 걷도록 유도한다. 30분 정도 둘러보고 돌아오다.

꽃들의향기 2021.04.03

경안근린공원 벚꽃

경안근린공원은 집에서 제일 가까이 있는 공원이다. 정상에 정자가 있고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산책로가 있는 아담한 공원이다. 도서관 옆에 있어 책 보러 갈 때 들러 산책을 한다. 봄에는 산책로가 벚꽃으로 환해진다. 살펴보면 사는 곳 어디에서도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다. 요사이는 어지간한 길에는 벚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다. 시끌벅적한 축제장보다는 차라리 이런 한적한 동네 벚꽃길이 낫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만의 벚꽃길을 갖는 것도 행복한 봄을 보내는 비결이리라. 벚나무에는 연초록 잎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람이 부니 꽃비 되어 와사사 떨어진다. 얼굴을 꽃비에 내맡긴다. 벚꽃잎은 얼굴을 간질이다가 어떤 놈은 옷 속으로 파고들기도 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수도 없이 흩날리지만 끝이 없다. 문득 5년 전 그날이 ..

꽃들의향기 2019.04.18

수청리 벚꽃

우리 고장에서는 한강변의 귀여리와 수청리 지역이 벚꽃으로 유명하다. 때만 잘 맞추면 벚꽃 터널을 달리는 10km 길이의 멋진 드라이브가 코스다. 어제 찾아갔을 때는 아직 꽃봉오리 상태의 나무가 많았다. 귀여리 쪽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강변이어선지 이곳은 다른 데보다 벚꽃 개화 시기가 늦다. 다행히 수청리 벚꽃은 활짝 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차에서 내려 강변 산책을 하면 봄기운에 더 젖을 수 있겠다. 귀여리와 수청리 사이에는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이곳은 수도권에서 마지막으로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지 싶다.

꽃들의향기 2019.04.16

탄천의 봄

치과 진료차 야탑에 나간 길에 탄천에 나가보았다. 분당을 관통하는 탄천은 자연을 즐기면서 운동과 휴식을 할 수 있는 도시 속 아름다운 공간이다. 벚나무가 많이 식재되어 있어 봄이면 꽃잔치가 벌어진다. 지금 벚꽃과 개나리를 비롯한 봄꽃이 한창이다. 야탑에서 천변을 따라 수내동 중앙공원까지 꽃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집에 와서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손주를 맞아 경안천습지생태공원으로 나갔다. 제 어미가 독감에 걸려 사흘째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다. 생태공원은 오래된 나무 데크 보수하느라 내부는 출입이 통제되고 둑길만 열려 있다. 아이는 외할머니 따라 쑥 캐는데 빠졌다. 식물과 동물에 대한 호기심이 남다르다.

사진속일상 2019.04.13

성내천 벚꽃

서울은 지금 벚꽃이 한창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여의도와 석촌호수에서는 이번 주에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원래는 여의도에 가려고 했으나 지나는 길에 성내천 벚꽃이 보여 방향을 틀었다. 20년 전에 성내천 부근 직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중간에 비는 시간이 생기면 나와서 성내천 둑을 자주 걸었다. 그때는 벚나무를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았다. 봄이 되어도 꽃이 얼마 피지 않았다. 10년만 지나면 벚꽃 터널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되었다. 이곳 성내천 벚나무는 30년생쯤 될 것이다. 훌쩍 자란 벚나무 길을 걸으며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석촌호수에 간 첫째가 보내준 사진에는 꽃길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기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편이다. 점심시간에는 현대아산병원 직원들이 몰려나와 잠깐 북적였..

꽃들의향기 2019.04.08

신북천 벚꽃길

울산에 친척 문상 다녀오는 길, 문경을 지날 때 신북천에 들렀다. 문경온천을 중심으로 신북천을 따라 약 4km 길이의 벚꽃 가로수길이 펼쳐진다. 안내문에 드라이브 코스라고 표시한 부분도 산책 데크가 잘 되어 있어 걸으면 좋다. 마침 벚꽃 절정기였는데 이 화려한 꽃길에서 우리 외에는 겨우 한두 사람 만날 수 있을 뿐이었다. 만약 수도권이었다면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것이다. 참으로 호젓하게 벚꽃 구경을 한 날이었다.

꽃들의향기 2018.04.11

동네 벚꽃길

시원찮은 몸을 일으켜세워 벚꽃을 보러 나섰다. 멀리 유명한 장소를 가지는 못하고 집 가까이 있는 벚꽃길을 찾아갔다. 여기는 한적해서 좋다. 500m 되는 벚꽃길에 고작 서너 사람이 느릿느릿 걸을 뿐이다. 아마 이름이 알려졌다면 여기도 여느 장소와 마찬가지로 상춘객들로 시끌벅적할 것이다. 꽃의 화려함은 덜해도 사람들에 시달리지 않아 좋은 곳이다. 크고 작고를 불문하고 병은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쳐 준다. 내 몸뚱이 하나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니다. 하물며 바깥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큰 착각을 하며 산다. 아무리 경계를 그어야 허무한 노릇이다. 바람에 나풀거리며 떨어지는 벚꽃잎 하나가 사람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 존재계에서 쉼없이 이어지는 인연의 순환, 그것이 신비하고 소중할 뿐이다.... 그..

꽃들의향기 2017.04.14

호암미술관의 봄

용인에 있는 호암미술관 벚꽃은 주변보다 일주일은 늦게 핀다. 수도권에서는 거의 마지막에 볼 수 있는 벚꽃이다. 서울 벚꽃이 다 진 다음에 여기서는 벚꽃 축제가 시작된다. 호암미술관의 봄은 산, 호수, 길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3년 전과 달리 올해는 호수의 물이 말라 정취가 덜 한 게 아쉬웠다. 긴 몸살에서 회복된 아내와 함께 나들이했다.

꽃들의향기 2016.04.17

귀여리 벚꽃길

광주시 남종면에 있는 귀여리(歸歟里)는 한강가에 위치한 아담한 마을이다. 이때가 되면 벚꽃을 보러 외지인이 많이 찾는다. 그렇지만 붐빌 정도는 아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안쪽으로 개울을 따라 벚꽃길이 화사하다. 길이는 500m 정도 된다. 귀여리 벚꽃은 활짝 폈는데 한강변을 따라 난 342번 도로의 벚나무는 아직 봉오리 상태다. 며칠 더 있어야 만개할 것 같다. 조금씩 시차를 두고 봄이 펄펄 끓고 있다. 그 열기에 집에서 빈둥대고 있을 수가 없다.

꽃들의향기 2015.04.14

국립현충원 수양벚나무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경내만큼 수양벚나무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은 보지 못했다. 대개 벚나무들 사이에 한둘씩 끼어 있지만 여기서는 대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 나무가 제일 크다. 얼마나 큰지 카메라를 최대 광각으로 해도 잘 잡히지 않는다. 다른 수양벚나무는 어느 정도 높이로 자란 뒤에는 가지가 아래로 늘어지는데 이 나무는 위로 힘차게 뻗어 올랐다. 수양벚나무에도 여러 품종이 있는 것 같다. 수양벚나무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이 나무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나무 옆에 있다 보면 지나는 사람들이 감탄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야, 희한하게 생겼다. 꼭 수양버들 같애." 수양벚나무라는 이름도 그 모양에 어울리게 잘 지은 것 같다. 수양벚꽃이 달린 늘어진 가지가 봄바람에 하느작거리는 ..

천년의나무 201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