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41

호암미술관 벚꽃

가시는 벚꽃이 아쉽고 미련이 남아 오늘은 호암미술관으로 향했다. 벚꽃을 감상한다기보다 어떻게 찍어야 사진이 잘 나올까, 라는 고민이 더 컸다. 자꾸 찍다 보면 나름대로 터득되는 게 있지 않겠는가. 호암미술관을 가자면 에버랜드 옆을 지나가야 한다. 예전에 이름이 자연농원이었을 때 아이들 데리고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호암미술관 주변은 벚꽃 명소로 유명하고, 올해는 지난 주말에 벚꽃 축제도 열렸다. 호암미술관 앞길을 가실벚꽃길이라 부른다. 그 옆에는 호수가 있고 맞은편 산은 벚꽃으로 하얗다. 지금은 벚꽃 때가 살짝 절정을 지났다. 그래도 지나가는 사람들은 새처럼 지저귄다. "와, 어쩜 어쩜, 너무 예쁘다." 호암미술관 정원은 늦은 매화 향기로 가득했다. 미술관과 그 주위는 잘 꾸며진 인공 정원이다. ..

꽃들의향기 2013.04.24

서울대공원 벚꽃

가까이 있는 서울대공원에 벚꽃을 보러 갔다. 평일인데도 상춘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화사한 벚꽃 사진을 찍어보고 싶었는데 마음먹은 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흰 꽃은 적정 노출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 대략 셔터를 눌러도 예쁘게 나오는 꽃이 있는 반면, 어떤 꽃은 아무리 고심을 하고 찍어도 결과가 신통찮다. 나에게는 벚꽃이 들어간 풍경이 그렇다. 이때껏 제대로 찍어보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숙제는 다시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까 보다.

꽃들의향기 2013.04.22

개심사 청벚꽃

벚나무에도 종류가 많다. 내가 아는 것만도 수양벚나무, 산벚나무, 겹벚나무, 왕벚나무가 있다. 이외에도 개벚나무, 올벚나무, 섬벚나무 등이 우리나라에서 자란다. 일본에서는 품종 개량을 통해 더욱 많은 종류를 만들어냈다. 서산 개심사에는 보기 드문 벚나무가 있다. 푸른색의 꽃을 피우는 청벚나무다. 공식적으로 이런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이 나무를 청벚나무, 꽃은 청벚꽃이라 부른다. 청벚꽃은 겹꽃으로 크고 풍성하다. 가장 큰 특징은 색깔이다. 멀리서 보면 꽃에서 옅은 푸른색이 난다. 또는 연두색으로도 보인다. 보통 벚꽃은 흰색이거나 연분홍색인데 이 벚꽃은 특이하다. 또, 향기도 진하고 개화 시기도 늦다. 이 벚나무는 유일하게 개심사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개심사의 벚나무는 꽃을 늦게 피운다. ..

꽃들의향기 2012.04.28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 김영남

벚꽃 소리 없이 피어 몸이 몹시 시끄러운 이런 봄날에는 문 닫아걸고 아침도 안 먹고 누워있겠네 한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을 낳게 되고... 그런 그리움을 누워서 낳아보고 앉아서 낳아보다가 마침내는 울어버리겠네 소식 끊어진 H를 생각하며 그러다가 오늘의 그리움을 어제의 그리움으로 바꾸어보고 어제의 그리움을 땅이 일어나도록 꺼내겠네 저 벚꽃처럼 아름답게 꺼낼 수 없다면 머리를 쥐어뜯어 꽃잎처럼 바람에 흩뿌리겠네 뿌리다가 창가로 보내겠네 꽃이 소리 없이 사라질까 봐 세상이 몹시 성가신 이런 봄날에는 냉장고라도 보듬고 난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네 저 벚나무의 그리움으로 - 저 벚꽃의 그리움으로 / 김영남 여의도 벚꽃길에 200만이 모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창경원 벚꽃구경이 유행이었는데 이젠 여의도로 옮겨갔다. 소..

시읽는기쁨 2011.04.17

꽃샘추위 속 여의도 벚꽃

올 봄은 유난히 심술궂다. 어제, 오늘의 아침 기온이 영도 부근을 오르내리면서 바람도 세다. 4월 중순 날씨로는 45년 만의 저온이라고 한다. 어제 광주 구장에서는 눈보라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었다. 강설로 프로야구의 정규 게임이 취소된 것도 처음이라고 한다. 세상이 하 어수선하니 시절도 제 철을 못 찾는 것 같다. 어제는 퇴근하면서 여의도를 지나갔다. 스산한 날씨에 하늘도 잔뜩 흐렸다. 벚꽃이 만개한 줄 알았더니 웬걸, 아직도 봉오리들이 더 많았다. 꽃잎을 연 것은 20%도 되지 않았다. 작년보다 10일 정도는 늦는 것 같다. 그래도 날씨만 좋아진다면 이번 주말이면 절정에 이르지 않을까 싶다.올해 여의도 봄꽃 축제는 15일부터 19일까지다. 잔뜩 움츠린 사람들이 드문드문 벚꽃길을 찾아왔다. 며칠 뒤면..

꽃들의향기 2010.04.15

여의도의 벚꽃

직장이 여의도에 가까운 관계로 퇴근하는 길에 여의도에 들러 보았다. 지금이 여의도 봄꽃 축제 기간이다. 꽃을 닮고 싶은 사람들이 무척 많이 찾아왔다. 꽃구경에도 품격이 있다면 여의도 같은 분위기는 좋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겠다. 사람에 치여서 꽃구경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이런 축제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와는 별로 맞지 않는다. 여의도에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몰리는지 체험해 본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서울의 벚꽃은 지금이 절정이다. 남산에서도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바야흐로 상춘의 계절이다. 어느 호젓한 산자락의 한 그루 꽃나무 아래 그냥 조용히 앉아 있고 싶다.

꽃들의향기 2009.04.10

국립현충원 수양벚꽃

수양벚나무는 오래될수록 멋있고 운치가 있다. 또한 수양벚나무는 나무 아래서 고개를 쳐들고 바라보아야 아름답다. 마치 하늘에서 분홍빛 불꽃이 쏟아져 내리는 듯한 장관에 절로 탄성이 난다. 수양벚나무는 능수벚나무라고도 부른다. 이름 그대로 벚나무와 능수버들을 합친 듯한 나무다. 그러므로 물가에 서있는 수양벚나무는 더욱 분위기가 난다. 나는 올 봄이 되어서야 수양벚나무를 주목하게 되었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는 오래된 수양벚나무가 여럿 있어 봄이면 장관을 이룬다. 수양벚꽃은 일반 벚꽃에 비해 크기가 작고 연분홍 색깔이 난다. 왕벚꽃의 화려함에는 못 미치지만 아기자기한 봄 분위기를 돋구는 데는 수양벚꽃 쪽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든다. 이 수양벚나무 줄기는 탄성이 좋아 옛날에는 활 재료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꽃들의향기 2008.04.15

중랑천 벚꽃길

40 년 정도 서울에서 사는 동안 중랑천변에서 가장 오래 살았다. 중랑천 좌우쪽 동네인 면목동과 장안동에서 20 년 가까이 살았으니 말이다. 1970 년대 초에 면목동으로 이사갔을 때는 청량리 쪽으로 갈 수 있는 다리가 없어서 멀리 중랑교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배를 타고 중랑천을 건너야 했다. 지금의 중랑천 주변은 그때에 비하면 상전벽해가 되었다. 중랑천 둑이 만들어지고 벚나무를 심은 것이 70 년대 후반에서 80 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그 뒤로는 이 중랑천 둑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얘기다. 당시의 벚나무는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람 키 높이 정도로 어렸다. 피는 벚꽃도 풍성하지 않아 별로 볼 품이 없었다. 그 중랑천 벚꽃길을 오랜만에 찾아가 보았다..

꽃들의향기 2008.04.11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 이기철

벚꽃 그늘 아래 잠시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입던 옷 신발 벗어놓고 누구의 아비 누구의 남편도 벗어놓고 햇살처럼 쨍쨍한 맨몸으로 앉아보렴 직업도 이름도 벗어놓고 본적도 주소도 벗어놓고 구름처럼 하이얗게 벚꽃 그늘에 앉아보렴 그러면 늘 무겁고 불편한 오늘과 저당 잡힌 내일이 새의 날개처럼 가벼워지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벚꽃 그늘 아래 한 며칠 두근거리는 생애를 벗어 놓아보렴 그리움도 서러움도 벗어놓고 사랑도 미움도 벗어놓고 바람처럼 잘 씻긴 알몸으로 앉아보렴 더 걸어야 닿는 집도 더 부서져야 완성되는 하루도 도전처럼 초조한 생각도 늘 가볍기만 한 적금통장도 벗어놓고 벚꽃 그늘처럼 청정하게 앉아보렴 그러면 용서할 것도 용서받을 것도 없는 우리 삶 벌떼 잉잉거리는 벚꽃처럼 넉넉해지고 싱싱해짐을 알 것이다 그대..

시읽는기쁨 2006.06.15

서울대공원 왕벚꽃

어제는 서울대공원에서 단축마라톤 행사가 열려 다녀왔는데 마침 왕벚꽃 축제 중이어서 꽃구경도 겸할 수 있었다. 왕벚꽃은 수십 송이의 꽃이 한 무더기로 피어 탐스럽고, 색깔도 순백색으로 아주 화사하다. 일반 벚꽃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관람객이 엄청 모여들기 시작해 한낮에 나갈 때쯤 해서는 넓은 길이 사람으로 뒤덮였다. 봄은 역시 꽃의 계절이다. 만개한 꽃을 보면 마음도 절로 환해진다 .세상사가 아무리 힘들고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있다는 존재의 감사함으로 가득차게 된다. 저 꽃나무 아래서만은 세상 시름 모두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꽃들의향기 200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