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티격태격하면서 살아간다. 노년이 되어도 다르지 않다. 젊었을 때보다 빈도나 강도가 줄어들 뿐이다. 그저께는 아침 식탁에서 아내와 하찮은 일로 입씨름을 했다. 그러고는 감정이 상해 입을 닫았다. 차분하게 대화로 풀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잘 되지 않는다. 어떤 때는 침묵이 나은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침묵하면서 둘의 관계를 들여다보게 되면 얼마 가지 않아 연민에 닿는다. 연민은 너나 나나 모두 가련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데서 오는 느낌이다. 이렇게 되면 상대에 대한 원망도 봄눈 슬듯 사라진다. 또한, 나보다 상대가 받은 상처가 어떠했을지를 헤아리게 된다. 연민은 용서보다 힘이 세다. 부부간의 마찰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적절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삶에 활력을 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추어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