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회 77

화성 걷기

35℃도까지 치솟은 땡볕 날이었다. 폭염주의보도 내려졌다. 더구나 장마철이라 후덥지근까지 했다. 그래도 용두회에서 수원 화성 걷기에 나섰다. 더위 탓인지 약속을 취소한 친구도 있었다. 화성은 9년만에 다시 찾았다. 전체로는 세 번째다. 화성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성이라고 생각한다. 군사용이기보다는 미학적으로 설계된 것 같다. 화성에서 제일 높은 팔달산 정상에 있는 화성장대(華城將臺).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를 지휘하던 곳이다. 정조는 이곳에서 군사 훈련을 지휘했다고 한다. 서북각루(西北角樓). 각루란 주변을 감시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설이다. 비상시에는 군사지휘소 역할도 한다. 화서문(華西門). 화성의 4대문 중 서쪽 대문이다. 성문 원래의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사진속일상 2017.07.07

한양도성길 걷기(3)

한양도성길 걷기 세 번째면서 마지막 구간이다. 창의문에서부터 숙정문과 혜화문을 지나 흥인지문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용두회원 여섯 명이 함께 했다. 아침에 소나기가 지나가고 청명한 초여름 날씨가 열렸다. 창의문에서 출입증을 교부 받아 성곽길을 오른다. 30분 가까이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한다. 청와대 뒷산인 백악산 정상. 이곳에는 DMZ 같은 철조망이 아직 남아 있다. 1968년 무장공비가 침투한 1.21 사태 이후 만들어진 것이다. 그 뒤로 49년이나 지났다. 이젠 철거해도 괜찮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한양 도성의 북대문인 숙정문. 여기 조금 지나서 출입증을 반납하고 행동이 자유로워진다. 시내에 들어서면 훼손된 성곽이 보인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남아 있으면 다행이다. 혜화문. 옛날 이 부근에 살았..

사진속일상 2017.06.02

한양도성길 걷기(2)

용두회에서 두 번째 한양도성길 걷기다. 전체 18km를 우리 수준에 맞게 세 구간으로 나누어 걷는다. 이번에는 숭례문부터 창의문까지 인왕산을 지나는 길이다. 도성을 따라 4대문이 있다. 4대문의 본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발견했다. 우리 역사에 너무 무지한 게 부끄러웠다. 동 - 흥인지문(興仁之門), 서 - 돈의문(敦義門), 남 - 숭례문(崇禮門), 북 - 숙정문(肅靖門)이다. 이중에 현재 소실된 상태로 볼 수 없는 것이 돈의문이다. 일제 때 전차길을 내면서 해체했다고 한다. 이번에 걸으면서 보니 '돈의문 터'라는 안내와 함께 가림막이 설치된 걸 보니 다시 복원하려는 것 같다. 11시 가까이 되어 남대문에서 출발했다.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색다른 덕수궁 주변을 지났다. 도심..

사진속일상 2017.05.12

한양도성길 걷기(1)

용두회에서 한양도성길 걷기에 나섰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단번에 끝내기도 한다지만, 우리는 18km를 세 구간으로 나누어 걷기로 했다. 첫번째는 흥인지문에서 숭례문까지 시내를 통과하는 코스였다. 출발 지점인 흥인지문(興仁之門). 광희문(光熙門) 앞. 시내 성곽은 많은 부분이 소실되었다. 장충체육관을 지나면서부터는 제대로 된 석축이 나타난다. 여기는 형태로 보아 세종 때에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성곽과 남산에는 봄꽃이 환했다. 이번에는 넷이 같이 걸었다. 고정 멤버들이다. 남산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는 못 미더운 사랑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비 내린 후 잔뜩 흐린 날씨였다. 비 덕분에 미세먼지가 사라져서 좋았다. 복원된 남산공원의 성벽. 서울역 고가도로는 새 단장이 한창이다. 다음달 20일에 보도..

사진속일상 2017.04.07

서울둘레길 걷기(19)

드디어 서울둘레길 걷기의 마지막 구간이다. 작년 3월에 시작했으니 한 바퀴 도는데 1년 반이 걸렸다. 첫 걸음을 시작했던 다섯 명이 끝 걸음도 함께 했다. 나 혼자였다면 한 달에 마칠 수도 있었겠지만 긴 기간을 함께 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종점인 도봉산역 부근에서 막걸리로 완주를 자축했다. 서울둘레길은 여덟 코스에 전체 길이 157km다. 1코스 수락불암산 18.6km 2코스 용마아차산 12.6km 3코스 고덕일자산 26.1km 4코스 대모우면산 17.9km 5코스 관악산 12.7km 6코스 안양천 18.0km 7코스 봉산앵봉산 16.6km 8코스 북한산 34.5km 걸어보니 각 코스마다 특징이 있고 걷는 맛이 다양하다. 주로 산길로 되어 있지만 강변이나 마을도 지난다. 그중에서도 1, 4, 5코스가 ..

사진속일상 2016.10.08

서울둘레길 걷기(18)

용두회 걷기는 7, 8월 두 달간 쉬었다. 그래서 작년 봄에 시작한 서울둘레길 걷기 종료가 마냥 늘어지고 있다. 어제는 둘레길 8코스의 네 번째 구간을 걸었다. 우이동 탐방안내센터에서 4,19묘지, 솔밭공원을 거쳐 연산군묘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다섯이 함께 했다. 이 구간은 산길과 동네길이 반복되며 어수선한 편이다. 그래도 안내 표시는 잘 되어 있어 길을 헷갈릴 염려는 없다. 중간에 4.19묘지를 지나는데 조망이 좋은 전망대가 있다. 혁명이 일어난 지도 벌써 56년 전이 되었다. 저기 잠들어 계신 분들은 우리보다 10년 정도 선배가 되신다. 공원으로 잘 정비된 우이동 솔밭공원을 지나 방학동 연산군묘까지 계속 걸었다. 습도는 높았으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 걷기에는 좋았다. 그러나 한낮에는 긴팔 티셔츠가 좀..

사진속일상 2016.09.02

서울둘레길 걷기(17)

서울둘레길 8코스 세 번째 구간을 걸었다. 전체로는 열일곱 번째다. 북한산둘레길의 '흰구름길'과 겹친다. 이 코스는 상당히 오르내림이 심하다. 사유지를 지나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날씨마저 더워서 일행은 힘들어했다. 그래서 계획했던 수유리 솔숲공원까지 가지 못하고 4.19국립묘지에서 끝냈다. 정릉에서부터 2시간 30분 걸었다. 맑고 시야도 깨끗한 날이었다. 요사이 걱정거리인 미세먼지도 사라졌다. 전망대에 오르니 북서쪽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서울 북쪽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의 연봉도 병풍처럼 펼쳐졌다. 산을 보면 그 품에 안기고 싶어진다. 아직도 산을 사랑하고 있기는 한가 보다. 올들어 등산이랍시고는 딱 한 번 남한산성이 전부다. 더 움직여야겠다. 근간에 ..

사진속일상 2016.06.03

서울둘레길 걷기(16)

서울둘레길 8코스 두 번째 길을 걸었다. 이 구간은 평창동 주택가를 한 시간 정도 통과한다. 딱딱한 시멘트 길을 걷지만 부촌 동네의 멋진 주택을 구경하는 재미도 괜찮다. 이 길 주변에는 절이 유난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걷는 동안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의 극명한 대비가 느껴졌다. 동시에 부러움과 질시가 공존했다. 이날은 어린이날 휴일이었다. 북한산 오르는 등산객이 연이었다. 그러나 정상으로 가는 길과 나누어지니 한산해졌다. 용두회원 다섯 명이 같이 했다. 지나는 길에서는 북한산 서쪽 능선이 보였다. 왼쪽부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승가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이다. 평창동에는 고급 주택들이 북한산 산자락에 모여 있다. 동네 분위기가 아랫 마을과는 영 다르다. 현 시대는 돈 많은 사람이 양반..

사진속일상 2016.05.06

서울둘레길 걷기(15)

동면을 끝내고 서울둘레길 걷기를 재개했다. 지난해에는 매월 두 번씩 만나 14회에 걸쳐 7코스까지 걸었다. 이제 남은 건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8코스다. 이 코스는 길어서 네 구간으로 나누어 걸으려 한다. 8코스 시작은 구파발역이다. 진관내천을 따라 북한산에 드는데 은평뉴타운 가운데를 지난다.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한 날, 이내 겉옷을 벗어야했다. 길은 계단이 많고 오르내림도 잦지만 겨우내 굳은 몸을 풀기에는 적당했다. 계속 나아가려는 발걸음을 친구의 거친 숨이 막았다. 녹번동 방향으로 하산해서 녹번역에서 걷기를 마감했다. 네 명이 함께 했다. * 걸은 시간: 3시간(10:00~13:00) * 걸은 거리: 6km * 걸은 경로: 구파발역 - 선림사 - 하늘전망대 - 장미공원 - 녹번역

사진속일상 2016.03.19

서울둘레길 걷기(14)

열네 번째 서울둘레길 만남으로 7-2코스를 걷다. 둘레길 걷기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번에는 7명이 함께 했다. 요사이는 연일 비가 내리며 스산하다. 잔뜩 흐린 하늘이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시작한다. 불광천을 따라가다가 왼쪽 산길로 들어간다. 마지막 단풍이 고왔고, 낙엽 밟는 산길도 좋았다. 늦가을 길에 취했는지 방향을 잘못 잡아 1시간 가량 알바를 했다. 산길 공사중인 데서 표지판을 놓친 게 실수였다. 이 코스의 중심은 봉산(烽山, 207m)이다. 고려와 조선 중기에 걸쳐 국가 기간통신망으로 봉수(烽燧)가 있던 곳이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신호를 받아 남쪽으로 수도 한양의 안산 봉수대로 전달했다. 봉산에서는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 조망이 좋다. 동쪽 방향으로는 북한산이 보이고 아래 동네는 은평구..

사진속일상 2015.11.20

서울둘레길 걷기(13)

용두회의 열세번째 서울둘레길을 걷다. 6코스 후반과 7코스 전반부 길이다. 정해진 코스보다 조금씩 더 걷고 있지만, 그래도 올해 안에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이더니 다시 여름으로 돌아간 듯 낮에는 햇살 따갑다. 연무로 시야도 좋지 못하다. 양평역에서 11시 약속인데 안 나타나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은 늘 먼저 와 기다리고, 늦는 사람은 항상 늦는다. 안양천을 따라가는 둑방길이 참 좋다. 맞은편에는 목동 열병합발전소가 있다. 길은 천변으로 내려오고, 양화교 아래를 지난다. 한강으로 나오니 시야가 탁 트인다. 녹조로 덮인 하류의 한강물은 너무 더럽다. 가양대교를 건너기 위해서는 지하보도를 통과해야 한다. 염창공원에서 김밥과 과일로 점심을 때우다. 가양대교를 건너다. 난지도 노을..

사진속일상 2015.10.17

서울둘레길 걷기(12)

일주일째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그 환한 가을 속을 걸었다. 12차 서울둘레길 걷기였다. 6코스는 석수역에서 시작하여 안양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구름 한 점 없어 한낮의 따가운 햇살이 걱정이었는데 길은 둑방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나무 그늘이 고마웠다. 길에는 점심 시간 짬을 이용해 산책나온 직장인들이 많았다. 다섯 명이 모였다. 한 사람은 다리에 쥐가 나서 중간에 포기했다. 우리 나이가 될수록 평소에 꾸준한 활동이 필요하다. 다리 건강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길은 흙, 시멘트, 탄성 포장재 등으로 되어 있어 단조로움을 덜어주었다. 안양천과 양쪽 둑방길은 주변 시민들에게는 산소 같이 고마운 존재일 것이다. 최근에 개장한 고척동 스카이돔 야구장. 오목교에서 길을 벗어나 양평역에서 전철을 ..

사진속일상 2015.09.18

서울둘레길 걷기(11)

지난 번에 비로 중단했던 낙성대에서 서울둘레길 11차 걷기를 시작한다. 5코스 관악산길 후반부 9km를 걷는다. 한 달에 두 번씩 행하는 이 걷기는 동기들 만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늘 그 얼굴이긴 해도 정기적인 만남이 있다는 건 의미가 크다. 다른 과에서는 우리를 부러워한다. 낙성대(落星垈) 강감찬 장군 동상. 948년에 이곳에서 장군이 태어났다. 그날 하늘에서 여기로 큰 별이 떨어졌다고 한다. 산길의 망태버섯. 삼성산 자락에 있는 호압사(虎壓寺). 호환을 줄이기 위해 태종 때 세운 절이라고 한다. 때죽나무 연리지. 관악산을 지나는 서울둘레길 5코스(12.7km)는 오르내림이 적당한 산길이다. 호압사 주변은 산림욕장을 비롯해 걷기 좋은 산책길을 잘 조성해 놓았다. 이런 길은 걸을수록 산의 정기를 받으..

사진속일상 2015.09.04

서울둘레길 걷기(10)

10차 서울둘레길 걷기는 5-1코스를 걷다. 5코스는 관악산을 지나는 12.7km이다. 혼자라면 한 번에 걸을 길이다. 그중에서 5-1은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서울대입구까지 5.8km다. 주택가를 지나 관음사 앞을 지나면 길은 숲으로 들어간다. 산길이지만 계단이 자주 나오고 오르내림이 심해서 수월하지는 않다. 구름이 많던 하늘이 낙성대에 가까워지면서 빗방울을 뿌린다. 다행히 낙성대에 도착해서 쏟아지는 비를 피할 수 있게 되다. 핑계거리를 찾던 차에 다수의 의견이 포기 쪽으로 모아져서 낙성대에서 발걸음을 멈추다. 일행은 걷는 것보다 다른 데 관심이 더 크다. 내 눈길은 자꾸 앞쪽으로 향하다. 이번에는 고작 4km에도 못 미치게 걷다. 그래도 두 시간 가까이 걸리다. 뒷 시간은 당구공과 노느라고 밤 10시에 ..

사진속일상 2015.08.21

서울둘레길 걷기(9)

서울둘레길 4-2코스는 양재시민의숲에서 출발하여 관악산 입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우면산 자락을 따라간다. 북상하는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바람 시원한 날이다. 우면산 높이 정도면 정상을 통과하는 것도 괜찮을 법 하건만 둘레길은 산의 아랫 부분을 따라 지나간다. 다른 구간보다 오르내림이 좀 있다. 숲을 지나는 길이라 여름의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좋다. 길가에는 홑왕원추리가 한창이다. 3월부터 걸은 걸음이 이번으로 둘레길 반을 주파했다. 일 년에 완주하는 목표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남쪽을 돌 때는 걷기를 마친 후 양재동에서 치킨에 생맥주를 한 후 당구를 치는 게 정해진 순서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면 밤 10시가 된다. 서울둘레길 걷는 날은 신나게 노는 날이다. * 걸은 시간: 3시간(10:00~..

사진속일상 2015.07.17

서울둘레길 걷기(8)

이제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같이 산길을 걸어보니 분명히 알겠다. 몇 차례 뒤처지기만 하다가 오늘에야 앞에서 끌어도 무리 없음을 확인했다. 물론 이 팀원과 비교하는 건 별 의미 없기는 하다. 이번에 걸은 서울둘레길 4-1코스는 10.3km로 전체 21개 구간 중 제일 길다. 4시간이 걸렸다. 대모산과 구룡산을 지나는 산길은 무척 좋다. 정상을 거치지 않고 중턱을 따라 난 길은 적당한 오르내림이 알맞다. 길은 마지막에 구룡산을 휘감아 돌면서 여의천을 따라 양재시민의숲까지 이어진다. 양재천과 합류하는 여의천은 처음 걸어 보았다. 이정표를 보면 상류로 청계산까지 연결되는가 보다. 노년 초입에 선사내들 얘기는 정치 이야기가 주다. 다들 자기들 세계에 갇혀 있다. 대부분이 꼴통이라 불러도 좋은 보수주의자가 되..

사진속일상 2015.07.03

서울둘레길 걷기(7)

서울둘레길 3-3 구간을 걷다. 송파구에 위치한 성내천, 장지천, 탄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강남이어선지 주변이 깔끔하고 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강북쪽과 비교가 된다. 건강 산책하는 시민도 많다. 성내천(城內川)은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에서 발원하여 마천동, 풍납동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간다. 가뭄인데 왠 물이 넉넉한가 했더니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물을 끌어서 흘려 보낸단다. 그래선지 물이 맑고, 큰 잉어들이 놀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장지천(長旨川)은 시골 개울을 연상시킨다.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를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역시 청량산에 시작하는 장지천은 탄천과 합쳐져 한강으로 흘러간다. 탄천(炭川)을 건너면 종착지점인 수서역이다. 3-3 구간은 그늘은 없지만 주로 천변을 따르는 ..

사진속일상 2015.06.19

서울둘레길 걷기(6)

6차 서울둘레길 걷기로 3-2코스 일자산길을 걷다. 강동 그린웨이와 겹치는 길이다. 용두회원 다섯 명이 함께 하다. 작은 오르막이 나와도 뒤처지는 나를 본다. 다른 때는 늘 앞에서 이끌었는데 지금은 꽁무니 따라가기도 벅차다. 팔자 뒤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 그래도 이만하니 다행이라고 자위를 한다. 병실에 있었을 때를 돌아보면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길거리와 숲길에서는 마스크를 한 사람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메르스 때문이다. 현재 환자 수는 35명, 사망자는 2명이다. 천 명 이상이 격리 상태다. 휴교한 학교도 많다. 초동 대처를 잘못해서 얼마나 화를 키우는지 이번 사태에서도 본다. 의심 환자를 중국으로 출국시키지 않나, 우왕좌왕할 뿐 세월호만 닮은꼴이다. 친구 중에 ..

사진속일상 2015.06.04

서울둘레길 걷기(3)

서울둘레길 2코스는 화랑대역에서 광나루역까지 12.6km다. 서울 동부 지역인 용마산 능선과 아차산을 지난다. 혼자였으면 한 번에 걸었겠지만 잘 걷지 못하는 동료가 있어 두 코스로 나누었다. 일차로 화랑대역에서 망우리고개까지 전반부 길을 걸었다. 이 코스는 주로 묵동천을 따라 걷는 길이다. 복잡한 시내도 지난다. 전체 서울둘레길 중 여건이 좋지 않은 편에 들 것 같다. 잘 조성된 중랑캠핑숲을 지나면 망우리고개에 닿는다. 5km 정도니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잔뜩 흐린 날씨가 걷기 막바지에는 천둥이 치며 비가 쏟아졌다. 부랴부랴 마무리를 했다.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된 날이었다. * 걸은 시간: 1시간 30분(10:00~11:30) * 걸은 거리: 5km * 걸은 경로: 서울둘레길 2-1코스(화랑대역 - ..

사진속일상 2015.04.17

서울둘레길 걷기(2)

용두회의 서울둘레길 걷기 두 번째로 1-2코스 불암산길을 걸었다. 당고개역에서 화랑대역까지 불암산 산자락을 따라 걷는 7km의 평탄한 길이다. 적어도 산 중턱까지는 올랐으면 싶을 정도로 나한테는 밋밋했다. 1-1코스보다는 아기자기한 맛이 덜했다. 네 명이 만났는데 앞으로 고정 멤버가 될 것 같다. 나머지는 걷기에 관심이 없거나, 마음은 있으나 시간 여유가 없어 나오지 못한다. 우리 넷은 걷고, 당구 치고, 한 잔 하는 게 순서다. 다 좋은데 마지막에 브레이크를 걸 사람이 필요하다. 산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개했다. 산을 찾은 사람들 표정도 환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꽃 축제 소식에 가슴이 설레는 봄이다. 길가에 있는 바위. 아무 설명이 없지만 숫바위와 암바위로 이름 붙여 보았다. 아침에는 해가 비치더니..

사진속일상 2015.04.03

서울둘레길 걷기(1)

작년에 서울둘레길 157km가 열렸다. 금년에 용두회에서 이 길을 일주하기로 했다. 매월 두 번씩 만나 11월까지 8코스 전체를 돌 계획이다. 오늘이 그 첫 번째 날이었다. 1코스는 수락산과 불암산을 통과하며, 길이는 14.3km다. 한 번에 걷기에는 무리여서 오늘은 수락산 코스만 걸었다. 전철 도봉산역에서 출발하여 당고개역에 이르는 7.2km의 길이다. 길은 참 잘 나 있다. 적당한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예쁜 산길이다. 안내 표시도 잘 되어 있어 헷갈릴 염려도 없다. 정성 들여 만든 흔적이 보인다. 오늘은 서울 기온이 21도까지 올라서 갑자기 봄이 덮친 느낌이다. 입고 간 겨울옷은 전부 배낭으로 들어갔다. 따스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았다. 다른 사람은 바삐 일해야 하는 평일에 이런 한가한 걸음으로 산길을 ..

사진속일상 2015.03.19

검단산을 넘다

연일 안개 자욱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안개 때문에 헬기가 아파트와 충돌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오늘 검단산 산행도 한낮이 지날 때까지 짙은 안개와 구름을 헤치며 걸었다. 산봉우리 정상부만 제외하고 모든 게 구름의 바다에 묻혔다. 600m급의 낮은 산이지만 덕분에 고산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특별한 경치를 즐겼다. 안개와 구름의 차이를 설명할 때 지면에 접해 있으면 안개, 떨어져 있으면 구름이라고 가르쳤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어디까지가 안개이고 구름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 출발할 때는 안개였는데, 산에 올라서니 구름이었다. 안개나 구름이나 같은 원리로 생기는 것인데, 억지로 나누는 건 인간의 머리 궁리일 뿐일 것이다. 검단산(黔丹山)의 '검(黔)'은 검다, '단(丹)'은 붉다는 뜻이다. 직역하면 검..

사진속일상 2013.11.16

청계산 북쪽 능선을 걷다

용두회에서 전철 신분당선을 이용해 청계산에 올랐다. 청계산입구역에서 만나 산에 오른 뒤 북쪽 능선을 타고 양재화물터미널로 내려가 양재시민의숲역까지 이어진 산행이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석 달 만에 만났다. 용두회 산행은 회원들 체력 관계로 짧고 쉬운 코스를 택한다. 이번에도 정상까지 오르지는 않고 산의 한쪽 면만 걷는 길이었다. 원터골에서 진달래능선을 따라 옥녀봉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경로였는데 두 시간이면 될 길이 세 시간이나 걸렸다. 어제까지는 맑은 가을 날씨였는데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고 간간이 비도 뿌렸다. 바람도 차게 느껴졌다. 용두회 산행은 각자 준비해 오는 간식거리가 즐겁다. 특히 M 형의 도시락은 소녀가 갖고 온 것처럼 이것저것 오밀조밀해서 늘 감탄한다. 양재동 원주추어탕에서 늦은 점심을 하..

사진속일상 2013.09.28

관악산을 넘어 사당에 가다

사당에서 저녁 모임이 있던 날, 겸사겸사 관악산을 넘어서 가기로 했다. 서울대 정문에서 연주암으로 올라 사당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전에 수도 없이 지났던 길이었다. 20년 전 S공고에 있었던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관악산을 넘어 퇴근을 했다. 2학기가 되면 3학년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나가 수업 시간이 왕창 줄었다. 어떤 해는 주당 8시간만 하면 되었다. 이틀은 아예 수업이 없었다. 인문계 과목에 담임도 하지 않았으니 출근해도 그저 탱자탱자였다. 게다가 전공마다 사무실이 다르고 교사들이 흩어져 있으니 통제하기도 어려웠다. 내 교사 시절 중 맘껏 농땡이를 부렸던 황금 시기였다. 그때 관악산을 가장 많이 찾았었다. 옛길을 걸으니 그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같은 사무실에 있었던 동료들은 지금은 어디서..

사진속일상 2013.08.02

산성역에서 남한산성에 오르다

용두회 정기 산행으로 남한산성에 올랐다. 이번에는 산성역을 들머리로 하는 코스였다. 이 코스는 남에서 북을 향해 가게 되어 있어 여름에 오르기에 적당하다. 나무도 우거져 거의 그늘 속 흙길이다. 성벽을 만난 뒤 오른쪽으로 꺾어져 남문으로 내려갔다. 수어장대 방향은 너무 길다고 모두가 반대했다. 산성리 오복손두부집에서 점심을 했다. 단주 두 주일째인데 내 결심을 밝히고 건배주 한 잔만 받았다. 일행은 버스편으로 하산했고, 나는 벌봉을 거쳐 위례둘레길을 따라 산곡초등학교까지 걸었다. 사미고개에서 산곡초등학교까지 구간은 처음 걸어보는 길이었다. 산곡초등학교는 검단산 등산의 입구이기도 하다. 체력만 된다면 이 길을 따라 검단산과 남한산성을 이어 걸어볼 수도 있겠다. * 산행 시간; 6시간(10:00 ~ 16:0..

사진속일상 2013.06.22

대모산과 구룡산 둘레길을 걷다

서울에도 'Seoul Trail'이라 불리는 둘레길이 있다. 서울 외곽에 있는 산들을 연결하는 182km의 길이다. 동쪽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고덕산, 일자산, 대모산, 구룡산, 우면산, 관악산, 삼성산, 봉산, 복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구릉산,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을 지난다. 일부 구간은 안양천과 한강변도 지나간다. 이번에 용두회에서 서울 둘레길 중 대모산과 구룡산 코스를 걸었다. 기존 등산로와 겹치기도 하지만 능선과 정상을 거치는 대신 산 옆구리를 지나서 간다. 길은 아주 걷기가 좋지만 대신 꼬불꼬불하다. 두 산을 지나는 길이가 7.4km다. 두 산 모두 300m 안팎이라 가볍게 봤는데 전혀 만만하지 않았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도 있을 것이고, 오랜만에 걸은 탓도 있을 것이다. 무려..

사진속일상 2013.05.12

서울대공원 산림욕로 걷기

용두회 29차 모임으로 서울대공원 산림욕로를 걸었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꽃샘추위가 누그러진 날이었다. 이맘때쯤이면 서울대공원 벚꽃이 활짝 폈을 텐데 맺힌 꽃봉오리가 펴지지를 않고 있다. 벚꽃 축제가 시작된 여의도도 마찬가지다. 산천의 초목들이 전부 움츠러들었다. 그래도 이미 봄의 방아쇠는 당겨졌다. 산길에는 귀룽나무의 초록색이 환했다. 대공원 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 나온 가족들의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내 아이들 데리고 저렇게 대공원에 놀러다닌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할아버지 소리를 듣게 되었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원래는 한 바퀴를 돌 예정이었지만 오후에 결혼식에 가야 하는 일행이 있어서 반으로 단축했다. 그래도 세 시간이나 걸렸다. 이만한 길이가 오히려 지금의 내 몸에도 알맞다. ..

사진속일상 2013.04.13

친구 따라 안면도에 가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대로 비행기를 좋아하는 친구 따라 무인항공기 세미나가 열린 태안에 갔다. 이틀 동안 무인항공기 시연과 강연이 이어진 일정이었다. 그런데 전날 화분을 옮기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온전히 걷기가 힘든 상태였지만, 공식적인 참가 신청이 되어 있어서 무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세미나가 끝난 뒤 하루를 더 안면도에서 놀다가 올라오기로 했는데 결국 그 계획도 틀어졌다. 첫째 날은 한서대학교 태안비행장에서 무인항공기 대회가 열렸다. 무인항공기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이라 불리는데 조종사 없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대로 비행하는 항공기를 말한다. 미래의 전쟁은 어쩔 수 없이 UAV가 대세가 될 것이다. 대학에서 여덟 팀이 나와서 경연을 벌였다. 친구도 무인항공기 ..

사진속일상 2013.03.31

용두회에서 청계천을 걷다

용두회에서 청계천을 걸었다. 이번에는 산이 아니라 도시의 길을 택했다. 그래선지 일곱명이나 참석했다. 매월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는데 대개 서너명이 모이는 게 보통이다. 나이가 들어선지 산길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점은 서울숲이었다. 서울숲을 지나 한강으로 나간 뒤에 중랑천을 따라 오르다가 청계천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이 이 길을 처음 걸었다. 서울숲이 춘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한강변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 살곶이다리를 지나서.... 오늘 모인 친구들 가운데도 둘을 제외하곤 모두 퇴직했다. 퇴직 후의 취미 생활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레 나왔다. 어떤 친구는 색소폰을 불고, 어떤 친구는 기타에 빠졌다. 무려 일주일에 세 군데를 돌며 강습을 받는다 한다. 나는 무취미가 취미라 했더니, 넌 ..

사진속일상 2013.03.16

불암산과 천마산

이틀 연속 등산을 했다. 그저께는 용두회에서 불암산에 올랐고, 어제는 전 직장 동료와 천마산에 올랐다. 용두회의 불암산 산행에는 4명이 함께 했다. 이 정도면 출석률이 양호한 편이다. 화랑대역에서 모여 백세문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잔뜩 흐렸던 하늘이 낮이 되면서 파랗게 변했다. 불암산 둘레길에서 시작한 길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걷기에 아주 좋았다. 정상 암봉에 가까워지면서는 사방으로의 시야가 탁 틔였다. 특히 북한산, 도봉산 병풍이 한 눈에 들어오는 서울 방향으로의 조망이 멋있었다. 술을 좋아하는 M형이 함께 해서 산에서는 막걸리와 양주, 내려와서는 소주와 맥주를 섞었다. 다음날의 산행 때문에 조심하느라 취해서 조는 척도 했다. * 산행 시간; 4시간 30분(10:00 ~ 14:30) * 산행 거리; 8k..

사진속일상 201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