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4

보경사 탱자나무

포항 보경사(寶鏡寺)의 탱자나무를 보러 갔다가 너무나 왜소한 모습에 당황했다. 수령이 400년 된 나무로는 어울리지 않는 크기였다. 안내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탱자나무는 나이가 약 4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 6m, 밑부분 둘레 97cm, 가슴 높이 둘레 60cm로서, 나무 모양은 원형이고 수세는 매우 왕성하다. 경기도 강화군 갑관리와 사기리에 각각 1그루씩(천연기념물 78, 79호)이 더 있으나 이 나무들에는 미치지 못한다.' 안내문에 적혀 있는 키나 나무 모양은 현재의 나무와는 딴판이다. 수세가 왕성한 게 아니라 무척 상해 있다. 원래 보경사에는 두 그루의 탱자나무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데수년 전태풍으로 하나는 줄기가 부러져 죽었고, 남은 나무도 많이 다쳤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초라해..

천년의나무 2012.02.12

장수황씨종택 탱자나무

문경시 산북면 대하리에는 장수황씨종택이라는 고가가 있다. 이 집은 황희 정승의 현손인 황시간(黃時幹, 1558-1642)이 거주했다고 하는데, 집은 아마도 그때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문경지방의 대표적인 양반가옥으로 여기서 서애 유성룡도 공부를 했다고 한다. 이 집 정원에 오래 된 탱자나무가 있다. 집을 지을 때인 1500년대 말에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수령이 400년이 넘는다. 정원에 탱자나무를 심은 것도 특이하고, 그리고 이렇게 큰 탱자나무를 만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강화도의 탱자나무들보다 수세는 훨씬 더 좋다. 강화도 쪽은 아마 지형적인 의미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같다. 집에 들어서니 이웃분이 오셔서 여러 가지 설명을 해 ..

천년의나무 2007.12.15

사기리 탱자나무

강화도에는 두 그루의 천연기념물 탱자나무가 있다. 하나는 갑곶돈대 안에 있고, 또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 79호로 지정된 이 사기리 탱자나무이다. 마리산 등산로 입구이기도 한 함허동천에 조금 못 미처 도로 옆에 이 나무가 있다. 강화도는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라는데, 강화도 기후는 연평균기온 11도, 강우량 1000 mm 정도로 기온의 연교차가 작고 비교적 따뜻한 날씨여서 탱자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 한다. 강화도 탱자나무는 역사적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같이 간 동료의 얘기로는 약 400 년 전 봉림대군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여 성을 쌓고 바깥쪽에 탱자나무를 심어 적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 날카롭고 단단한 탱자나무 가시는 귀신도 물리친다고 하니 적병들 쯤이야 쉽사리 막아줄 수 있으리라는 믿..

천년의나무 2005.10.18

갑곶리 탱자나무

집 울타리로 무슨 나무가 좋은지를 물어볼 때 탱자나무를 추천하는 사람은 대개 고향이 남쪽 지방인 사람들이다. 그리고 탱자나무에 얽힌 추억담 한 두 가지 정도는 들려준다. 탱자나무는 추위에 약하다. 내 고향만 해도 탱자나무를 보기는 힘들었다. 옆 마을의 어느 집에 탱자나무 울타리가 있었는데 가을에 달린 노란 탱자 열매가 겨우 기억나는 정도다. 며칠 전 강화도에 간 길에 갑곶돈대에 들러 천연기념물 78호인 이 탱자나무를 만났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북쪽에서 자라는 탱자나무라고 한다. 수령이 400년 정도로 추산하는데 울타리로 본 키 작은 탱자나무만 연상하다가 만나서인지 이렇게 큰 탱자나무도 있나 싶게 거목이다. 물론 다른 나무가 400년이 되었다면 엄청나게 더 클테지만,극한 한계의 조건에서 긴 세월..

천년의나무 2005.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