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정해년 설날

샌. 2007. 2. 19. 09:10

정해년(丁亥年)이 밝았다.

이런저런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올해가 몇 백 년만에 찾아온다는 '황금 돼지' 해라고 한다. 그래서 양력 신정 때부터 누런 황금 돼지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올 설날은 포근한 겨울 여파로 봄날처럼 따스했다.

명절 지내기는 좋지만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는데 큰 일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소리를 들을 수있었다. 그것이 기우만은 아닌 것이, 이겨울의 안온함이 다가올 여름의 걱정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휴가 사흘밖에 되지 않아 고향에 다녀오는 길을 걱정했지만 예상 외로 쉽게다녀왔다.

아마 이러저리 잘 뚫린 도로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 차량 대수가 적었던 옛날의 귀향길 고생에 비하면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마냥 즐거워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리함의 대가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 또한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작은 것을 얻으면서 소중한 것을 버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향집도 차례상도 여전하지만 왠지 허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의 모습에서도, 왁자지껄한 웃음 속에서도 뭔가 공허하고 쓸쓸한 내음이 솔솔 피어나 나를 자꾸만 가라앉게 하는 것이었다. 그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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