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따뜻한 겨울

샌. 2007. 1. 21. 08:25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건만 연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요사이는 한밤중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 어제는 대한(大寒)이라는 절기가 무색하게 마치 3월 어느 봄날의 날씨로 착각이 들 만큼 따스했다. 이러다가는 겨울이 없어질 때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상청 예보로는 올 겨울은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강에 나가보니 1월 중순이건만 얼음 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이 따스하다고 해도 그래도 한강의 가장자리에서는 얼음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 날씨는 더욱 유난스러운 것 같다.

 

이런 온난화는 지구 전체적인 현상이다. 그에 따른 대기권의 불안정은 기상 이변을 초래한다.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에 유럽 북서부 지방에는 유례없는 폭풍이 몰아쳐 80여 명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한다. 지구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진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류 문명에는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다.

 

물론 지구 역사를 보면 과거에도 이런 기상 이변은 여러 번 반복되었다. 그때마다 일부 생물종들은 멸종하는 대변화를 겪었다. 이번 온난화 현상이 인간 활동에서 유래된 것이 맞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 도전을 받는 첫 번째 종으로 기록될 것이다. 현명한 인간은 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오히려 문명의 꽃을 더 화려하게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구나 다른 종들의 희생 위에서 건설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북극의 빙산도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2050년 경에는 아열대기후로 변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지구는 더욱 몸살을 앓을 것이고 생물들은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은 도태될 것이다. 그것이 이 지구상에 인간이 나타남으로써 일어난 재앙이라면 호모 사피엔스는 나중에 우주 재판정에 불려가 책임을 추궁당할지도 모른다. 욕심 많고 사악한 한 종에 의해 아름다운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인류는 이제 공생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다. 따뜻한 겨울을 지켜보는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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