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TAO[51]

샌. 2006. 9. 30. 10:28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낳습니다.

타오가 낳은 만물을

옴직이게 하는 힘,

그 힘을 덕이라 부릅니다.

타오가 낳은 것을

덕이 기르는 것이지요.

기르고 키워서 모양을 만들고

존재할 수 있는 토양도 가꾸어 주지요.

그러기에

우리는

타오를 존경하고

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답니다.

우리가

타오를

그의 덕을 존경함은

타오가

그의 덕이

우리에게 억지로 시키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절로 태어나서

그 본래의 힘을 심어 주기 때문이지요.

타오와 그의 덕은

법률이나 사회 도덕이 아닌,

마음 속에 흐르는 힘이랍니다.

그러니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낳고, 기르다

마침내 그 열매가 맺히고

땅에 떨어지면

조용히 묻어 준답니다.

타오는

낳았으나

가지려 하지 않고

길렀으나

기대려 하지 않는답니다.

사람들 위에 있으나

지배하여 맘대로 조종하려 하지 않는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런

타오의 신비롭고 그윽한 움직임을

오묘한 덕,

신비의 힘이라고 부른답니다.

 

道生之, 德畜之, 物形之, 勢成之. 是以萬物, 莫不存道而貴德.

道之尊, 德之貴, 夫莫之命而常自然.

故道生之, 德畜之, 長之育之, 亭之毒之, 養之覆之.

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 是謂玄德.

 

화술에 재치있는 한 동료가 내가 읽고 있는 노자를 보고는 '놀자'라고 읽고, 장자를 보고는 '자자'라고 읽어서 한참을 웃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우스갯소리로 말한 '놀자'와 '자자' 속에 뼈가 숨어있음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백 마디의 논리적 설명보다도 반짝이며 스쳐가는 엉뚱한 한 마디의 말에서 의외의 깨침을 얻을 때가 있다. 역설적으로 표현된 '놀자'와 '자자'가 차라리 노자와 장자의 정신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도[道]와 덕[德]이 무엇인가 하는 논란은 철학자들에게 맡기자.

 

다만 나는 노자와 어울려서 '놀면' 된다. 그리고 장자와 함께 '잠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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