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아까시가 죽어간다

샌. 2006. 6. 29. 11:07



교정에 오래된 아까시나무가 있다. 고목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키도 크고 오래 되었다. 아까시의 수명이 40여 년 정도라니 이 나무의 나이도 그쯤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근래에 이 아까시의 나뭇잎이 노랗게 변하며 땅에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아까시나무가 죽어가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건강 때문에 매일 산에 다니는 아내에게서도 같은 애기를 들었다. 바닥에 떨어진 노란 아까시 낙엽이 산길을 가득 덮고있더라는 것이다.

 

신문 보도를 보니 이런 현상은 이미 4, 5 년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고 한다. 산림 관계자들은 이제야 관심을 가지고 원인 찾기에 나선 모양이다. 여기서도 천대 받는 아까시나무의 현실을 볼 수 있다. 만약 소나무나 다른 나무였다면 이렇게까지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까시는 6, 70 년대에 우리나라 산야에 집중적으로 심어져 산림녹화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서 초기에는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후에는 왠일인지 쓸모없는 나무라는 인식이 퍼져 많이 베어지고 우리 곁에서 점차 사라졌다. 왕성한 생명력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아까시를 예전처럼 많이 볼 수 없다. 그래서 교정 화단에 다른 정원수들과 함께 자라고 있는 이 아까시나무가 더욱 반갑다.

 

사무실 창 밖으로 보이는 북악산 언저리의 아까시들도 숲의 곳곳에 누런 반점을 만들고 있다. 강인한 생명력의 상징이던 아까시가 힘없이 말라죽는 모습은 보기에 안타깝고 애처롭다. 그런데 올봄에는 대나무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었다. 뭔가 불길한 징조가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했는데 어떤 이유이든 아까시가 다시 건강한 생명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어제는 첫째의 생일이어서 가족이 함께 회전초밥집에 갔다. 제일 복잡한 저녁 시간대여선지 자리가 없었다. 잠깐만 기다리면 된다고 해서 대기석에 앉아있는데 도무지 빈 자리가 생기지 않았다. 배는 고픈데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는 것도 못 견딜 일이었다. 그래서안내인을 불러 왜 잠깐이라고 했느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항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큰 소리가 나오고, 홀 안의 사람들이 무슨 큰 일이 벌어졌느냐며 모두들 쳐다보았다. 내 못난 불뚝 성질이 또 발작한 것이다. 곧 이어 빈자리가 생겼는데 1 분만 참았으면 될 것을 괜한 성질을 부린 것이다. 자리에 앉았지만 음식이 맛있을 리 없었다. 이놈의 못된 성질은 머리가 허얘져도 고쳐지지가 않는다.

 

죽어야 할 것은 내 불뚝 성질이지, 저 죄없는 아까시가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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