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샌. 2005. 4. 13. 13:09

# 1

성적을 비관한 과학고 학생이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일 오전 1시50분쯤 서울 노원구 J아파트 주차장 인도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S과학고 학생회장 이모(18. 3학년)군이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 이모(63)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 이군이 이날 자정께 주방 식탁에서 공부하던 중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자 한 시간 뒤 친구 3~4명에게 '먼저 간다. 잘 지내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베란다 창문을 열고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때 학급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우등생이었던 이군은 과학고에 진학한 뒤에도 수학과 지구과학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또 평소 '얼짱'으로 불릴 정도로 외모가 뛰어나고, 교내 록밴드에서 드럼을 치는 등 활달한 성격으로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얼짱 우등생'이었던 이군은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기 진학에 실패한 뒤부터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변 사람들이 밝히고 있다.


이군의 동급생 150여 명 가운데 110여 명은 이미 KAIST 등으로 조기 진학한 상태다. 친구 황모(18)군은 "시험이 끝난 뒤 (이군이) 펑펑 운 적이 있다"며 "외아들이라서 부담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군이 공부하던 수학 문제지 뒷장에 '엄마 마음 편히 사세요'라는 내용의 글까지 남긴 것으로 미뤄 성적 부진을 비관해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4/11/2005 중앙일보

# 2

모범생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지나친 기대가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을 불렀다.


12일 오전 4시25분쯤 충남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ㅎ고등학교 앞 도로에 세워진 쏘나타 승용차에서 불이 나 이모씨(47)와 아내 장모씨(44), 딸(15) 등 3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 사건을 아버지가 아들의 신병과 성적부진 등을 비관해 승용차 안에 불을 질러 가족과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차를 탔다가 화를 면한 아들(18·고3)은 이날 오전 8시쯤 화재현장에 나타나 “내 문제로 고민하던 아버지가 승용차에 휘발유를 뿌렸고, ‘살고 싶은 사람은 내려라’고 해 혼자 달아났다”고 울먹였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군은 중학교 시절 전교 1~2등을 도맡아 했고 ㅎ고등학교에 합격해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ㅎ고등학교는 전국의 상위권 학생들이 입학,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군은 입학 후 기숙사 생활에 적응을 못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지난해 가을부터 정신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학교에서 아들에 대한 전학을 요구하자 아버지가 이를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4/12/2005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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