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라는 반계리의 은행나무이다(천연기념물 167호).
마침 터에 가까이 있어서 찾아가 본 날, 가을 아침 햇살 아래서 노랗게 타오르는 불꽃같은 멋진 자태가 그 명성에 걸맞게 아름다웠다.
원주에서 여주 방면으로 옛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이 나무가 있다. 행정지명으로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이다.
나이는 8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35m, 줄기둘레 17m, 옆으로 퍼져있는 길이만도 38m에 달한다.
안내문에 보면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 속에 커다란 흰 뱀이 살고 있어서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는 신성한 나무로 여긴다고 한다.
어떤 책에서 은행나무는 외로운 나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은행나무과에서 오직 일 속, 일 종만 있으며, 저희들끼리도 숲을 이루지 못하는 독립수라는 것이다.
더구나 병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강한 독성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결과적으로 주위의 다른 생명체들을 물리치게 되어 은행나무 가까이에는 다른 식물이나 곤충이 접근을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은행나무는 고생대 이래 수억 년 간 멸종되지 않고 살아온 유일한 생명이라는데, 그런 질긴 생명력 뒤에는 '외로움'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못한다던가, 자신의 허점도 내보이며 두루두루 어울려 살아가는 것도 좋을 텐데 굳이 주위를 물리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나가려는 저 고고한 성품을 비난할 수만도 없을 것이다.
800년간이나 외롭지만 그러나 당당하게 자라난 저 나무를 본다면 더욱 그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