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80이 되기 전에 책을 한 권 내보고 싶은 꿈이다. 그동안 찍어둔 사진에 글을 덧붙인 형식으로 하고 싶다. 요사이 유행하는 포토포엠(디카시)으로 할지, 아니면 사진 에세이로 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자료함에 수천 장의 사진이 있으니 책을 낼 바탕은 충분하다. 중요한 건 사진과 관련된 스토리일 것이다. 막상 출판을 생각하니 능력 부족을 느낀다. 내용이 부실할 것 같으면 아예 접는 게 좋다.
<사진 한 점 생각 한 줌>은 그런 목적하에서 찾아본 책이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김동준 작가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사진에 얽힌 이야기 및 단상을 적었다. 각 사진과 글을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사군자로 구분하여 정리한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계기로 삼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이런 책을 보면 역시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이나 글을 공개한다는 것은 찍고 쓴 사람을 드러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자신을 솔직하게 보여줄 용기도 있어야 한다. 가식적인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러려면 책을 펴낼 이유가 없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취미로 찍은 사진과 그동안 블로그에 올린 많은 글이 있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는 디카시 연습을 하고 있다. 잘 정리하면 작은 책 한 권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준비해 나가야겠다. 요사이는 자가출판 플랫폼도 있으니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참고하기 위해 얼마 전에는 <디카시를 쓸 결심>이라는 디카시 입문서를 한 권 샀다. 직접 사진을 찍고 나서 디카시를 쓰는 방법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사진/대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눈이다. 소위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이 이미지를 5행 이내의 언술로 간결하게 표현해야 한다. 디카시는 상당 부분 재능이 필요한다. 책 제목처럼 '결심'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디카시보다는 사진 에세이가 부담이 덜할 것 같다.
머릿속에 오래 담고 있으면 언젠가는 숙성하지 않겠는가. 만약 책을 낼 수 있다면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되겠지. 유유히 그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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