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tvN에서 방영된 16부작 드라마다. 추천하는 사람이 많아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정주행했다. 다 보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을 찍어내는 장면이 많은 휴먼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이선균과 아이유의 연기가 빛났다. 이선균은 작년에 세상을 떠나 보는 내내 안타까웠고, 가수 아이유는 이렇게 재주가 많은 줄 처음 알았다. 그녀의 냉소적이며 시크한 표정이 압권이었다. 두 연기자에게 홀딱 반했다.
겉으로 보면 남 부러울 것 없는 대기업 부장인 박동훈(이선균 분)과 밑바닥에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이지안(아이유 분)이 서로를 보듬고 힘이 되어 주면서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다. 드라마에서는 인간사의 온갖 사연이 잘 어우러지며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고되고 힘들지 않은 삶이 어디 있으랴. 세상 풍파를 이겨낼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드라마는 잘 보여준다.
동훈의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결국 지안의 언 마음을 녹였다. 그런 지안의 마음이 전해져 동훈의 마음에도 온기가 찾아왔다.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고 구원한 것이다. 세상살이가 고달픈 것은 외적 환경 때문이 아니라 마음을 나눌 파트너가 없기 때문인지 모른다. 동훈 삼형제의 우애, 동고동락하는 후계동 공동체도 부러웠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누구나 크든 작든 인생의 무게에 눌려 허덕인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의 이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상처를 껴안아 주면서 치유를 돕는 일이 아니겠는가.
드라마에는 주옥 같은 명대사가 많다. 마지막 장면의 내레이션이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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