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58]

샌. 2011. 3. 12. 08:19

시비를 일으켜 서로 이기려 하고

결과에서 명과 실이 일치하는가에 달렸다고 말한다.

이에 자기를 위주로 삼고

남들이 자기를 따르는 것이 절의라 생각한다.

이에 죽음으로써 절의를 지켜 보상하려 한다.

이런 자들은 채용되는 것을 지혜롭다 하고

채용되지 못하면 어리석다 하며

위에 통하는 것을명예라 하고

막히고 궁색한 것을 치욕이라 한다.

이시(移是)는 요즘 사람들이니

이는 대붕을 비웃은 메까치나 비둘기처럼

동(同)에서 동을 구하는 자들이다.

 

因以乘是非

果有名實

因以己爲質

使人以己爲節

因以死償節

若然者 以用爲知

以不用爲愚

以徹爲名

以窮爲辱

移是 今之人也

是조與學鳩

同於同也

 

- 庚桑楚 8

 

세상과 세상 사람들을 조롱하는 것은 장자의 특기다. 여기 나오는 '이시(移是)'는 솥 밑에 생긴 검댕이를 말한다. 이시는 열전도를 방해할 뿐 아무 쓸모 없는 군더더기다. 연기와 그을음은 굴뚝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엉뚱한 솥에 들러붙어 있다.긁어내 주어야 한다.요즘 사람들을 이시로 표현한 장자의 비유가 신랄하다.

 

시비를 일으켜 이기려 하고, 패거리를 지어 자기를 따르게 하며 의(義)라고 한다. 쓰임이 있으면 지혜롭다 하며, 위로 통하는 걸 명예라 여기고 궁색함을 피한다. 장자 시대나 지금이나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높은 하늘을 나는 대붕을비웃는다. 지상의 썩은 고기를 탐하며 먹이를 앗길까 두려워한다. 진리와 함께 있지만 진리를 알아보지 못하고 도리어 방해한다. 이것이 '동에서 동을 구하는 자들'의 모습이다.장자가 비난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유가 쪽인 것 같지만 또한 우리들 모두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자[160]  (0) 2011.03.28
장자[159]  (0) 2011.03.20
장자[157]  (0) 2011.03.06
장자[156]  (0) 2011.02.25
장자[155]  (0)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