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를 발음으로만 유추하면 '제비섬'과 닮았다. 그래선지 섬 북서쪽에 마련된 산책로 이름이 '제비꼬리길'이다. 제부도 전체를 제비 모양으로 본다면 제비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길의 반은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데크길이고, 나머지 반은 탑제산 능선을 따라 걷는다. 탑제산은 해발 66m이니 산이라고 하기에는 면목이 없다. 제비꼬리길은 총 1.9km다.
아내와 바닷바람을 쐬러 나가서 제비꼬리길을 걸었다. 제부항에서 해안길을 따라 탑제산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나왔으니 거의 두 바퀴를 돈 셈이다. 한 바퀴만으로는 걸음이 심심해서였다.
제부항에 있는 빨간 등대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다. 던져주는 세우깡을 먹으러 갈매기들이 떼로 몰려드는 곳이다.
해안을 따라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다. 걷기가 아주 편하다. 중간에 쉼터가 많고 의자나 소품들을 보기 좋게 잘 배치해 놓았다. 디자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제부해수욕장은 제 철이 지나 썰렁하다. 그런데 바다는 온통 흙탕물이다. 바닥이 뻘인 탓이리라.
탑제산에서 바라본 동쪽 방향이다. 육지와 제부도를 통행하는 도로가 보인다. 만조가 되면 길이 잠기고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진다. 다리를 놓을 만한데 아직은 소식이 없다. 객에게는 그게 오히려 반갑다.
햇빛은 여전히 따가웠지만 바닷바람은 시원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줍는지 내려가 봤더니 우리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제부도에 간 첫째 목적은 저녁노을을 보기 위해서였다. 시간이 많이 남아 여유 있게 제비꼬리길을 걸으며 기다렸는데 구름이 벗겨지며 맨송맨송한 하늘이 되어 버렸다. 구름이 없으면 석양이 빛을 잃는다. 뒷날을 기약하고 자리를 떴다. 퇴근 시간과 겹치니 시골길도 많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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