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노인요양협회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이쿠를 모집해서 입상작을 뽑고 있다. 매년 여는 행사라고 한다. 아래는 올해의 수상작이다.
나도 이제 노년에 들고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세월을 이길 장사가 있는가. 몸과 정신이 쇠해지는 걸 지긋이 바라보며 살고 있다. 일본 노인의 심정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연상이
이상형인데
더 이상 없어
전철 개찰구
안 열려 봤더니
이거 진찰권
LED 전구
내 남은 수명으로는
다 쓰지도 못해
도쿄 올림픽
어디서 보려나
하늘인가 땅인가
이생의 미련
없다고 하지만
지진엔 도망가
주변 사람들이
칭찬하는 손글씨
사실은 손떨림
사랑인 줄
알았건만
부정맥
펜과 종이
찾는 도중에
쓸 문장 까먹어
세 시간 기다려
진찰받은 병명
노환
의사가
갑자기 상냥해지면
불안해
만보계
절반 이상이
물건 찾느라
코골이보다
조용한 게
더 신경쓰임
건망증
이대로 모든 것을
잊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