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본느낌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

샌. 2021. 8. 7. 11:26

작년에 넷플릭스 드라마를 통해 빨강머리 앤을 만난 뒤 소녀 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오래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빨강머리 앤을 본 것 같은데 확실하지는 않다. 책을 읽은 기억은 없다.

 

<안녕, 나의 빨강머리 앤>은 앤을 사랑하는 백영옥 작가의 에세이다. 책을 통해 앤이 주는 희망과 따스한 위로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나 보다. 나 역시 앤을 다시 만나보고 싶어서 고른 책이다. 책에는 앤의 어린 시절을 그린 '안녕 앤'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예쁜 장면이 많이 나온다. 

 

드라마에서는 초록 지붕 집에 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이 책은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살기 전의 더 어릴 때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래서 인물의 이름이나 내용에서 모르는 것이 많았다. 어려도 앤의 천진한 낙천성이나 긍정 마인드는 마찬가지였다. 앤한테서는 어디서 그런 명랑함이 샘솟는지 불가사의였다.

 

앤은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 어떤 조건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세상과 사람을 좋아할 이유부터 찾는다. 앤은 희망을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소녀다. 앤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타인과 세상을 사랑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항상 생기발랄한 앤은 주변에 행복과 기쁨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특히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우울할 때 '앤 셜리의 사고법'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매 순간 삶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앤을 통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돌부리에 걸리고 힘들 때 앤을 떠올린다면 결코 비관에 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

 

앤은 이렇게 말한다.

 

- 지금 이 세상 누군가에게 행복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언젠가 나에게도 행복이 찾아올 거예요.

 

-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 오늘이 세상이 생겨난 첫날이라고 상상해보세요. 그러면 낡고 무거운 신발도 날개가 달린 하늘을 나는 신발처럼 가벼워져요.

 

- 저는 상상해요. 노아가 제 아기라는 상상을요. 그러면 노아가 귀엽게만 보여요. 아저씨도 해보실래요? 상상 말이에요. 모든 일이 즐거워져요.

 

- 인간은 가장 소중한 것일수록 죽을 때 겨우 깨닫는다고 민튼 할머니가 그랬어요. 아, 다행이에요. 죽기 전에 깨달아서.

 

- 제게 좋은 일은 하나도 안 일어나는 것 같아서 눈물이 멈추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래도 노을을 보면 슬픈 마음이 사라져요. 내일은 분명히 멋진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게 돼요.

 

- 에그맨 아저씨가 말했어. 어렸을 때는 누구나 꿈이나 마법을 마음속에 갖고 있지만, 어른이 되면 그걸 상자에 밀어 넣고 깊이 숨겨버린다고.

 

- 저는 더 많은 단어들을 알고 싶어요. 그럼 제 기분에 딱 맞는 말을 할 수 있잖아요.

 

- 인생이란 건 신기하네요. 기쁜 마음과 슬픈 마음이 마구 흘러넘쳐요. 에그맨 아저씨와 핸더슨 선생님이 떠나는 건 슬프지만, 노아의 웃는 얼굴, 예쁜 눈을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걸요.

 

-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 저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세상 누군가에게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믿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딸기를 기르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봐요. 그 사람은 행복한 기분이 돼서 딸기를 행복한 마음으로 기를 수가 있어요. 그러면 딸기는 아주 맛있어져요. 꽃도 말을 걸고 애정을 듬뿍 쏟으면 예쁘게 피잖아요.

 

- 운명을 별들이 정한다고 하지만,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요. 사람은 그래서 아름다운 존재인가 봐요.

 

- 메아리 너도 외톨이니? 나처럼 주근깨투성이 말라깽이에 아무도 소중히 여겨주지 않아서 저 연보라색 산골짜기에 살고 있는 거구나. 넌 내 이야기를 들어줄래?

 

- 특별한 사람만이 남에게 사랑받는 건 아닌 것 같아. 꽃과 새가 태양과 물을 원하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은 서로를 원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걸.

 

- 멋진 시간은 무지개처럼 사라져버리는 거군요. 다음은 언제 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 잊지 않겠어요.

 

- 길에서 넘어져 고개를 들었을 때 민들레 사이로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어요.

 

- 안녕, 작았던 시절의 나. 나는 분명 잘 해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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