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37]

샌. 2010. 9. 18. 18:24

내가 어찌 남보다 뛰어나겠소?

나는 오는 것을 물리치지 않고

가는 것을 붙잡지 않았을 뿐이오.

나는 득실은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므로

근심하는 기색이 없었을 뿐

내가 어찌 남보다 뛰어나겠소?

또한 고귀함이 재상 자리에 있는지

나에게 있는지도 알 수 없었소.

고귀함이 재상 자리였다면

나에게는 고귀함이 없는 것이요.

고귀한 것이 나였다면

재상 자리는 고귀함이 없을 것이오.

바야흐로 유유자적하고 사방팔방에 노닐고자 하거늘

어느 겨를에 사람의 귀천에 마음을 쓰겠소?

 

吾何以過人哉

吾以其來不可각也

其去不可止也

吾以爲得失之非我也

而無憂色而已矣

我何以過人哉

且不知其在彼乎

其在我乎

其在彼也

亡乎我

在我也

亡乎彼

方將躊躇方將四顧

何暇至乎人貴人賤哉

 

- 田子方 7

 

손숙오(孫叔敖)는 세 번이나 재상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재상이 되어도 영화라 생각하지 않았고, 물러나도 근심하지 않았다. 견오가 물었다. "그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것은 무엇 때문이오?"

 

손숙오의 대답은천진하다. 도대체 재상 자리가 고귀한지도 모르는 투다. 자신은 오로지 유유자적하면서 사방팔방에 노닐고자 하는데 사물이 귀하고 천하다는 사실을 어느 겨를에 신경 쓰겠느냐는 것이다. 손숙오에게는 분별이나 차별심이 없다. 그러므로 오는 것을 물리치지 않고, 가는 것을 붙잡지 않는다. 명예나 재물의 들고남에도 달관해 있다. 재상 자리도 헌 신발짝과 마찬가지다. 생사도 그를 변하게 할 수 없는데 벼슬이야 말해 무엇 하랴.

 

옛날의 큰사람은 그러했다. 그런 사람의 정신은 큰 산도 가로막지 못하고깊은 물속에 들어가도 젖지 않는다. 빈천한 자리에 처해도 고달파하지 않는다. 먼저 남들에게 주지만 자기는 더욱 부유해지는 사람이다[旣以與人 己愈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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