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왕이 장으로 유람을 나갔다가
낚시를 하는 한 사내를 보았다.
그러나 그의 낚시는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었다.
낚시질을 하지 않고 낚는 자야말로
최상의 낚시꾼이다.
文王觀於臧
見一丈夫釣
而其釣莫釣
非持其釣 有釣者也
常釣也
- 田子方 5
오은선 씨의 히말라야 14좌 등정 여부를 놓고 말들이 많다. 올랐느니, 못 올랐느니, 세계 최초의 기록이니, 아니니, 하며 산악인들끼리 나누어져 티격태격하고 있다. 아마 장자가 이 모습을 본다면 혀를 끌끌 찰 것 같다. 산을 오르지 않고 산을 오르는 자야말로 진정한 산꾼이라는 말, 뭘 뜻하는지 생각 좀 해 보라고 할 것이다.
앞 장에서도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 않는 화공이 진짜 화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서도 말한다. 낚시질을 하지 않고 낚는 자야말로 최상의 낚시꾼이다. 또한 말 없는 가르침이 최고의 가르침이다. 이런 말들의 대의를 파악한다면 노장 철학의 정수에 접근했다 할 것이다. 물론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체득되어야 한다.
낚시질을 하지 않고 낚는 법, 걷지 않으면서 걷는 법 - 오늘의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