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장자[139]

샌. 2010. 10. 3. 08:14

그러므로 이르기를

도를 행함은 날마다 덜어내는 것이니

덜고 또 덜어

다스림이 없는 데 이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스림이 없음은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故曰

爲道者日損

損之又損之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也

 

- 知北遊 2

 

이 부분은 노자 도덕경에도 나온다.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배움의 길은 날로 쌓아가는 것이며

도의 길은 날로 덜어내는 것이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면 무위의 경지에 이른다.

무위는 못함이 없는 함이다.

 

모든 종교나 지혜가 가르치는 바는비움과 무욕이다.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 겨울로 변하듯 완성은 결국 비움과 덜어냄이다. '배움의 길'에서 '도의 길'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여기서 학(學)과 도(道)가 대비되어 있는데, 학(學)이란 나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면 된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높이 올라야 한다.반대로 도(道)란 '나'를 버리는 일이다. '나'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버림으로써 더욱 충만해지고, 비울수록 넉넉해진다.

 

지하철에서 옆 자리에 앉은 두 청년이 얘기하는 걸 들었다. 빨리 출세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했다. 넓은 아파트 드레스룸에는 옷으로 가득 채우고 싶다. 그리고 무슨 외제 차를 폼나게 몰고 다니고 싶다. 지붕이 가죽으로 된 개폐식이어서 기똥차게 멋있단다. 그리고, 그리고.... 청년의 욕망은 끝이 없었다.

 

얼마 전에 인도 라다크를 여행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황량한 고산지대에 숨어 있는 어느 곰파의 승려가 이렇게 말했다. "서구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산다는 걸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없어요. 아무 욕심이 없으니 지금 우리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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