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시인은 '효자동 길'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은행잎들 우수수 밀려와 가을이 되면 나는 효자동에 가고 싶어라 효자동 골목길은 오래된 향내가 묻어 있는 길이다. 거기에는 새로 개발된 주택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전적이며 낭만적인 분위기가 있다. 이런 효자동 골목길을 매일 지나다닐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는 축복받은 일이다. 효자동 골목길을 지나갈 때면 늘 눈길을 끄는 집이 있다. 밝고 화려하게 칠해진 빨간 대문집인데 저 집에는 왠지 작고 예쁜 사람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나도 저런 빨간 대문이 달린 집에 살고 싶어진다. 예전에 단독주택에 살 때 우리 집 대문 색깔은 어두운 녹색이었다. 2. 3 년에 한 번씩 새로 칠을 하면서 페인트 가게에 가서 꼭그 어두침침했던 색깔만 고집했다.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