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흘 사이에 영화 아홉 편을 봤다. 극장에서 신작을 본 건 아니고 집에서 주로 넷플릭스를 통해 본 것이었다. 영화는 한 달에 한두 편을 보는 것이 고작인데 이처럼 단기간에 몰아 본 것은 드문 일이었다. 마음이 소란스러울 때 독서를 하기는 힘드나 영화는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떠나고 싶을 때 영화에 몰입하면 번뇌에 시달리는 나를 잊게 된다. 이번 영화 아홉 편은 그런 효용성이 컸다. 1. 화양연화(花樣年華) 두 번째 보는 것이지만 처음 봤을 때가 너무 오래 되어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는 가물가물하다. 생활 공간이나 인물의 성격에서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도 같다. 그러나 지금 다시 보니 동병상련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을 절제있게 잘 그려낸 수작이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방식과 성격에 많이 공감했다. 영화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