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까. 철없었던 유소년 시절을 제외하고 전체를 조망해 볼 때 의심 없이 딱 짚히는 한 시기가 있다. 바로 1990년대 초반으로 내 나이 40대에 들어선 때였다. 그때는 가정이나 직장, 개인적인 생활까지 모든 면에서 제일 빛나는 시기였음이 분명하다. 성인이 되면 누구나 내 집을 장만하는 게 일차 목표가 되는데 마침 그때 아파트에 당첨이 되어 나도 그럴듯한 '마이 하우스'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도 한강 이남의 인기 지역이었다. 그전까지 10평대에 살다가 30평대로 옮기니 마치 대궐 같았다. 아이 둘은 초등학생이었으니 귀엽기만 할 뿐 신경 쓸 일은 없었다. 힘든 결혼 초기를 보낸 아내도 어느 정도 여유를 찾아갔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도 당시 60대였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잘 지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