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의 시작인 이 두 권은 일본의 식민 지배가 고착화되면서 지식인들은 좌절하고 패배 감정에 젖게 되는 시기다. 처세를 위해 친일에 영합하는 부류도 많이 생겨나고, 민중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진다. 13권의 서두에서는 이때의 분위기를 다음과 같이 전한다. "훌륭한 개명파 지식인들, 일본을 마시고 서양서 온 기독교에 목욕한 사람들, 미신타파를 외치고 민족개조를 외치고 조선인을 계몽하려고 목이 터지는 사람들, 미신타파하면 땅을 찾고 수천 년 내려온 조선의 문화를 길바닥에 내다 버려야 땅을 찾고, 나물 먹고 물 마시고 이만하면 대장부 살림살이, 대신 사탕 빨고 우동 사 먹어야 땅을 찾을 것이던가, 사실은 긴구치나 히마키를 피우는 족속, 금종이 은종이에 싼 과자 먹는 족속, 우리 것을 길바닥에 내다버리는 족속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