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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혁명

데이비드 호킨스가 쓴 `의식혁명`(원제; Power vs Force)이 있다. 그는 인간 정신의 진화를 설명하고 우리가 왜 자기 실현의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밝히는데, 운동역학이라는 단순하고 어찌 보면 황당해 보이는 방법으로 인간이나 사회 의식을 수치화해서 나타내었다.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잠재의식의 에너지 장이 있고 그것이 각 개인의 의식 수준에 따라 여러 가지 감정이나 인식, 태도, 세계관 등에 상응하여 나타난다고 한다. 그가 제시한 의식의 지도는 다음과 같다.(IQ나 EQ가 유행하듯 CQ라는 의식 지수를 사용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잠재의식에너지→ 700 ~ 1000 --- 깨달음, 언어 이전 600 ------- 평화, 축복 540 ------- 기쁨, 고요함 500 ------- 사랑, 존경..

읽고본느낌 2004.02.05

봄맞이꽃

오늘이 입춘이다. 그러나 아직 겨울 공기는 매섭다. 이런 겨울의 한가운데서 선인들은 벌써 봄기운을 느끼고 절기를 명명했으니,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그만큼 간절했던 것일까? 오늘과제일 잘 어울리는 꽃이 봄맞이꽃이리라. 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에서는 봄이 되면단지 둘레에 이 꽃이 여기저기 피어났다. 사람이 심은 건지, 저절로 피어난 건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산이나 들에서는 이 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작고 하얀 꽃잎 가운데에 샛노란 테두리와 그 안에 들어있는 암수술이 무척 예쁘다. 눈으로 보다는 돋보기로 봐야 더 잘 볼 수 있다. 군집으로모여 자란 이 꽃을 멀리서 보면 마치 안개꽃처럼 화사하다. 입춘이 되었으니봄이 올 날도 멀지않은듯 하다.

꽃들의향기 2004.02.04

파장 / 신경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서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켤레 또는 조기 한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옛날의 시골장은 농촌 사람들의 축제 마당 역할을 했다. 고된 농사일을 잠시 멎고, 폐쇄된 마을 문화에서 벗어나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 소식을 나누고 인정을 나누던 공간이었다. 어릴 적 기억에도 장날이 되면 어머니는 새 옷을 곱게 입고 머리에는 뭔가를 ..

시읽는기쁨 2004.02.02

사랑의 찬가

하늘에서 한 천사가 추방되어 지상에 내려온다. 그는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를 알아내야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 그 후 구두장이인 세몬의 집에서 6년을 지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리고 마지막에 잘 자란 쌍둥이 자매를보고나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쌍둥이 자매가 갓 태어났을 때 천사는 산모의 영혼을 거둬오라는 하느님의 명령을 받았는데 산모의 불쌍한 처지를 보고그만명령을 어기게 된 것이었다. 결국 산모의 영혼을 빼앗았지만 그는 추방되었다. 그런데 부모없이도 이웃의 사랑에 의해 잘 자란 쌍둥이를 보고 천사는 사람이 무엇으로 살아가는지를 확신하게 된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각자가 자신의 일을 걱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 속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

길위의단상 2004.02.01

자전거 산책

날씨가 포근해졌다. 따스한 햇살에 봄기운마저 느껴진다. 그동안 쉬고 있던 자전거를 닦고 기름친 다음에 한강으로 타러 나간다. 그러나 강변의 바람은 의외로 차다. 가만 있으면 따스한데 달리면 찬 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손이 시럽고 눈에서는 눈물도 나온다.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도시의 가운데에서그나마 강변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서울의 동과 서를 완전히 관통할 수도 있고, 또 각 지천을 따라서도 자전거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욕심이라면 이런 자전거 도로가 일반 거리에도 되어 있어서 누구나 손쉽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시의 인구 밀도가 높고 길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무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앞으로의 교통 정책은 자동차 중심의 구조에서..

사진속일상 2004.01.31

케세라세라

70년대였던가, `케세라세라`라는 노래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한 친구는 말 끝마다 이 말을 달고 살았다. 무슨 문제가 있을 때마다 독백처럼 `케세라세라`를 읊곤 했다. 정확한 번역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될대로 되어라` 쯤으로 이해했다. 그 말에서는 냉소적이고 조금은 자포자기적인 냄새도 났다. 지난 설날 추위에 터의 수도가 또 얼어버렸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보온도 넉넉히 하고 수도물도 열어놓고 해서 어느 정도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그 정도로는 동장군을 대항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작년겨울에도 수도 펌프를 하나 깨먹어 버렸는데 올 겨울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그런데 한 번 얼어버린 수도관을 녹이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그저 빨리 봄이 되어 ..

참살이의꿈 2004.01.30

은방울꽃

봄이 무르익으면 중미산 자연휴양림의 산책길을 따라 은방울꽃이 무리지어 피어난다. 넓은 잎사귀에 숨어 수줍은듯 매달린 하얀 작은 꽃을 보노라면 청순하다는 말이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유럽에서는 이 꽃을`5월의 꽃`(May Flower),또는 `천국에의 계단`으로부른다고 한다. 정말 한 줄로 달린 이 꽃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어느덧 천국에 이를 것 같고, 그리고 딸랑 딸랑 하는 천상의 은방울 종소리가 울릴 것도 같다. 수 많은 꽃들 중에서도 은방울꽃은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꽃이다. 올해도 산길을 걷다가 이 꽃을 만난다면 언제나처럼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꽃들의향기 2004.01.28

自祭文 / 陶淵明

바로크 시대라고 하는 유럽의 17세기에 삶을 바라보는 두 가지 대립되는 관점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을 즐기라)이고, 다른 하나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였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이런 삶의 양면성 문제는 존재해 왔을 것이고, 어느 관점이 우세하느냐에 따라 그 시대의 특징이드러날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한관점을 택함에 따라 현실 중심적으로 되든지아니면 이상주의로 기울거나 종교적성향이 강해지기도 한다. 카르페 디엠은 삶을 긍정하지만 경박해지기 쉽고, 메멘토 모리는 삶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좋으나 무겁고 음울해지기 쉽다.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는 오히려 메멘토 모리의 정신을 되살려야 하지 ..

시읽는기쁨 2004.01.27

한강이 얼다

며칠간 된추위가 계속되더니 한강이 꽁꽁 얼었다. 설날을 정점으로 해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씨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오늘한강에 나가 보았는데 한낮인데도 강변의 바람은 아직 칼같이 매섭다. 이렇게 기온이 떨어지면 고통받는 것은 대개 서민들이다. 계절로 보아서는 당연히 추워야 하고 또 추운 것이 정상이지만, 없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혹독한 때이기도 하다. 이번 추위에도 노숙자가 사망하고, 보온이 잘 안된 보일러나 수도관이 얼어터지고 하는 보도들이 안타깝게 한다. 지금 나는 도시의 아파트에서 스위치 하나만 돌리면 여름이 무색하게지내고 있다. 죄송스러운 마음에 실내에서도 내복을 입고 지내보자고 결심한 적도 있지만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다.그리고 난방비 걱정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골로 내려가면 ..

사진속일상 2004.01.25

행복한 사람

설을 지내면서 가장 많이 주고받은 인사말은 아마 `건강하세요`와 `복 많이 받으세요`였을 것이다. 세배를 다니면서 윗 어른들에게는 주로 건강을 묻게 된다. 시골 어르신들 대부분이 몸에 질병 한 두 가지는 달고 사시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복잡하고 오염된 환경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농촌에서는 과도한 육체적 노동이 몸을 망가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현실은 도시나 농촌 모두 건강의 조건인 조화로운 삶에서 일탈되어 있다. 서로 건강을 기원하지만 사실 삶의 패턴을 바꾸지 않는 한 건강한 삶으로 가는 길은 멀어 보인다. 현대 사회의 특징이 병 주고 약 주는 사회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건강은 최고의 관심사가 될 것이고, 의료 산업은 번창할 것이다. 그래서 머리 좋은 학생..

길위의단상 200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