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저녁 한강에 나가 보다. 집이 한강변에 있어 몇 발자국만 걸으면 한강에 나갈 수 있지만 무엇에 그리 바쁘게 쫓기며 살았는지 저녁 산책을 나간 것이 몇 달 만이다. 넓은 강을 따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낮의 열기를 식혀준다. 강가에 걸터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나이 지긋한 부부들, 젊은 연인들부터 다이어트를 하는지 강변 길을 따라 열심히 걷는 사람들로 저녁 한강은 활기가 가득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하늘을 난다. 그리고 탁 트인 시야가 마음까지 넓게 열어준다. 낮 동안 답답하고 폭폭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위무를 받는다. 강을 바라보며 아내와 나란히 앉는다. 이럴 때는 아내가 친구같다. 어려울 때 옆에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기만 하다. 참된 친구란 그런 관계가 아닐까 한다. 점점 어두워지며 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