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사에서 작은 개울을 건너 포장된 산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남암(南庵)에 이른다. 이름은 암자지만 허름한 가정집처럼 생겼다. 이 암자 앞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전나무가 있다. 우뚝 솟은 모양이 다른 나무를 압도한다. 천황사 주위에는 오래된 전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절 앞에는 줄기가 부러졌지만 수령이 800년이 되었다는 나무도 있다. 그러나 줄기의 굵기로 볼 때 남암 전나무와 비슷해 보인다. 천황사는 숙종(1674~1720) 때 중건하면서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아마 그 시기에 심었던 전나무들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수령은 약 40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남암 전나무는 크면서 곧고도 당당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줄기 끝이 살짝 구부려졌다. 그게 오히려 파격미로 보인다. 나무 높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