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668

율곡매와 율곡송

강릉시 오죽헌에 있는 매화나무와 소나무로, 율곡매과 율곡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율곡매는 천연기념물 484호로 1400년 경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오죽헌을 건립하고 별당 후원에 심었다고 한다.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직접 가꾸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사임당은 고매도(古梅圖)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 이름을 매창(梅窓)이라고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했다. 율곡매의 수령이 600년 가량 된다면 율곡 선생 당시에도 상당한 굵기였을 것이다. 아마 지금 보는 나무는 그때 나무의 아들나무쯤으로 추정된다. 꽃잎이 연분홍인 홍매(紅梅) 종류라는데, 한 달 뒤면 꽃이 핀 율곡매를 만날 수 있겠다. 강릉에는 소나무가 많다. 오죽헌에 소나무가 없을 리가 없으니 문성사(文成祠) 마당에 두 그루의 소나무가 우뚝..

천년의나무 2019.02.20

중앙고 히말라야시다

강릉 중앙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히말라야시다다. 1931년 제 1회 졸업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고 한다. 수령이 100년이 넘었다. 나무 높이는 28m, 줄기 둘레는 4.8m로 우람하다.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라 성장 속도가 빠르다. 히말라야시다는 원산지가 히말라야 지역이다. 네팔에 갔을 때 이런 모양의 나무를 자주 만났던 기억이 난다. 줄기에서 난 가지가 옆으로 뻗는 게 특징이다. 나무는 전체적으로 피라미드 형태다. 수형이 아름다워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주로 심는데, 개잎갈나무, 히말라야삼나무, 설송(雪松) 등으로 불린다. 왕성한 생명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2.17

죽헌동 회화나무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회화나무다. 수령이 600년 가까이 되었다. 그러나 나무 상태는 썩 좋지 못하다. 자라는 터도 옹색하다. 여기저기 가지가 잘려나가 나무 체통이 말이 아니다. '산림청 선정 100 보호수'에 이 나무가 선정되어 있다. 전설이나 설화가 전해지는 나무들이다. 이 나무는 율곡 선생이나 신사임당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나무의 연륜으로 볼 때 율곡 선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 나무는 있었다. 소싯적에는 이 회화나무 아래서 놀았을 수도 있다. 오죽헌 주차장 옆에 있는 회화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2.15

선교장 소나무, 주엽나무

조선 시대 상류층의 저택을 대표하는 강릉 선교장(船橋莊)은 뒷산의 소나무가 일품이다. 저택을 감싸듯 품고 있는 뒷산에는 사, 오백 년 생 소나무가 울창하다. 곧게 뻗은 금강송이다. 소나무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으면 선교장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중 대표 소나무 하나에 보호수 안내문이 적혀 있다. 수령은 500년이 넘었고, 나무 높이는 23m, 줄기 둘레는 1m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그 기상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 나무를 포함헤 모두가 멋진 우리의 소나무들이다. 선교장 뒤편에는 오래된 주엽나무도 있다. 안내문에는 수령이 570년으로 되어 있다. 가지 대부분은 잘린 채 고사 직전의 모습이다. 줄기를 두드려보니 퉁퉁 공명 소리가 난다. 속은 썩어서 텅 비었다. 선교장이 세워진 지는 300년 정도..

천년의나무 2019.02.14

단촌리 느티나무(3)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단촌리 느티나무에 먼저 들리다. 고향 집에서 차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다. 겨울이 되니 느티나무의 우람찬 풍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줄기의 굵기로 치면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나무다. 볼 때마다 "대단하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줄기에 비해 키가 작으니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 이렇게 살아남기까지 감내해야 했을 무수한 인고의 때를 생각한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 가사 그대로, 여기 거인 할아버지 앞에서 나는 너무 왜소해진다. 쓸쓸한 겨울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천년의나무 2019.02.06

서산시청 보호수 두 그루

충남 서산시청 앞에는 느티나무와 왕버들, 두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나무로 볼 때 오래전부터 이곳이 관아 자리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왕버들이 있다는 것은 연못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나무가 있는 자리는 시청 정문 바로 앞인데 공원으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느티나무는 수령이 400년, 높이는 9m로, 단아한 모양새다. 왕버들 수령은 300년이다. 왕버들 특성상 느티나무에 비해 훨씬 더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이 둘은 서산 관아의 역사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1.31

당진성당 보호수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있는 당진성당 마당에는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두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제일 많은 보호수를 보유한 성당은 아산에 있는 공세리성당일 것이다. 당진성당은 본당이 설립된지 70년 정도 되었는데, 두 나무는 성당이 세워지기 훨씬 전부터 이 언덕에서 자라고 있었다. 옛날에는 이곳 터가 무슨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궁금하다. 느티나무는 성당 정면을 향해 있고, 수령은 약 150년 정도 되었다. 보호수 중에서 이 정도면 어린 편에 속한다. 나무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2.3m다. 균형 잡힌 몸매가 아담하면서 정갈하다. 은행나무는 수령이 800년이다. 엄청난 풍채를 자랑한다. 옆에 있는 느티나무는 손자에 손자뻘 정도 되어 보인다. 줄기가 보러진 곳도 보이고, 상한 부분도 있지만 씩씩한 기상이 느..

천년의나무 2019.01.28

청평리 느티나무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청평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옛 마을은 사라지고 지금 이곳은 개발이 한창이다. 옆에 청평역이 들어섰고, 나무 주위로는 새 도로를 내는 작업이 마무리에 있다. 나무 옆에 정자가 있지만 마을 주민의 휴식처로서 정자목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시대의 변화를 겪지 않는 나무는 별로 없다. 느티나무 옆으로는 청평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이 나무 높이는 22m로 수형이 수려해서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수령은 약 300년이다. 나무 옆이 지금은 논이지만 오래지 않아 건물이 들어설 게 틀림없다. 그리되면 지금의 시원한 전망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천년의나무 2018.12.03

가평 읍내리 느티나무

처음부터 이런 비탈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이 야금야금 나무의 자리를 갉아먹어 더 이상 내어줄 수 없는 자리만 차지한 채 버티고 있으리라. 느티나무 답지 않게 수형도 왜곡되어 있다. 풍성해야 할 가지가 많이 잘려 나갔다. 키만 껑충 하고 바싹 말라 보여 안타깝다. 안내문에는 이 느티나무 수령이 300년으로 적혀 있다. 높이는 25m, 줄기 둘레는 4.8m다. 가평군 읍내리 513번지, 가평성당 옆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12.03

수입리 은행나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에 있는 은행나무다. 북한강과 연결되는 벽계구곡이 흐르는 동네다. 나무는 전의이씨 청강공파 묘역에 있다. 종중 땅으로 보이는 주변은 손질이 잘 되어 있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500년이고,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6.5m다. 균형 잡힌 모양새로 전지를 한 듯 말끔하다. 나무 뒤로는 전의의씨 청강공파 묘가 22기 있다. 이 은행나무도 초기 묘역 조성과 관계가 있을 듯 싶다. 종중에서 관리하는 보호수로 묘역의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천년의나무 2018.11.30

엄미리 참나무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있는 엄미리는 장승마을로 불린다. 격년으로 마을 장승제가 있는데 올해는 11월 하순에 열린다는 현수막을 보았다. 장승제를 지내는 장소가 바로 이 200년 된 참나무 앞이다. 나무 앞에는 지난 장승제 때 세운 장승이 도열해 있다. '천하대장군' 장승인데 '수원 70리' '서울 70리'라 적힌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이 참나무의 높이는 21m, 줄기 둘레는 3.3m다. 갈참나무로 보이는데 정확히는 확인하지 못했다. 대단해 보이지는 않아도 참나무 종류가 200년이 되었으면 상당한 연륜이다. 숲을 잘 관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천년의나무 2018.11.20

공세리성당 보호수

공세리성당에는 세 종 여섯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느티나무가 네 그루, 팽나무와 피나무가 각 한 그루다. 본당 앞과 옆에 있는 팽나무와 느티나무는 수령이 300년이 넘으며 누구의 눈에나 잘 띈다. 본당 건물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나무다. 이번에 공세리성당에 간 길에 다른 나무도 함께 찾아보았다. 먼저, 성당에 들어서면서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다. 수령이 250년으로 높이 21m, 둘레 3.9m다. 노쇠한 탓에 치료중이다. 쌍둥이라 불리는 두 그루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은 250년 정도로 추정된다. 현 성당이 건축되기 전 옛 성당 옆에 있어서 교우들이 이 나무 아래서 쉬었다 한다. 수령이 150년 정도 되는 피나무다. 높이는 20m, 둘레는 2.8m다. 피나무가 있다는 것은 이곳이 전에는 야산이었다는 증거일..

천년의나무 2018.11.15

호탄리 느티나무

동승자가 와, 하고 환성을 터뜨려 후진하여 곁에 가 본 느티나무다. "참 곱다"는 감탄사가 연이어 나온다. 모양새도 색깔도 무척 예쁘다. 이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 호탄리다. 하늘에서 보면 발갛게 익어가는 홍시처럼 보일 것 같다. 마을길은 나뭇가지다. 바람이 부니 황금색 잎이 와사사 뿌려진다. 자연물의 마지막은 이처럼 아름답다. 사람의 노년과 비교하니 더욱 쓸쓸해진다.

천년의나무 2018.11.04

영국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나무다. 충북 영동 천태산 아래 영국사(寧國寺)에 있으며, 천연기념물 223호다. 천 년 나이에 걸맞게 거인의 풍채를 자랑한다. 키는 31m, 가슴 둘레는11m다. 오랫동안 소문만 들었던 이 나무를 마침 노란 단풍이 들었을 때 찾아 보았다. 가을이면 이 나무 아래서 매년 시제(詩祭)를 여는 게 특이하다.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에서 주관한다. 또한 발표된 시를 중심으로 시집을 낸다. 올해 시집 제목은 다. 한 나무가 주는 감동이 이런 시 잔치로 연결된 것이리라. 모범적인 지역 문화 운동이 아닌가 싶다. 다른 나무들로도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세월에 장사 없어 온몸이 주글주글 곱던 이마도 주름 골이 깊어지다 골다공증으로 지팡이 여러 개 ..

천년의나무 2018.11.03

양주향교 느티나무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에 있는 양주향교는 태종 1년(1401)에 창건되었다. 대성전, 명륜당, 동무, 서무 등의 건물이 있고, 대성전에는 현유(賢儒)의 위패가 모서져 있다. 향교 앞에 수령이 4백 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다. 향교 쪽으로 기울어진 나무는 높이가 12m, 줄기 둘레는 5.5m다. 줄기는 많이 상해서 보형재가 채워져 있다. 향교 건물과 잘 어울리는 고목이다. 향교 안에도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지만 느티나무에 비하면 연륜이 떨어진다.

천년의나무 2018.09.21

왕창리 느티나무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일본군을 혼내준 나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이 마을에 들어왔다. 우람한 느티나무를 보고는 탐이 난 모양이었다. 나무에 달린 큰 혹을 떼려고 도끼를 들었는데 갑자기 일본군의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도끼를 내던지고 느티나무를 향해 절을 수백 번 하니 그제야 발이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 나무는 개인 주택의 울타리 안에 있다. 멋 모르고 들어갔다가 주인장으로부터 나가라는 주의를 받았다. 사유지 안에 있더라도 나무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령은 약 300년 되었고, 높이는 18m, 줄기 둘레는 5.9m다.

천년의나무 2018.09.18

금당실 송림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금당실(金塘室) 마을의 자랑으로 천연기념물 469호인 송림이다. 금당실 서북쪽 오미봉에서 용문초등학교까지 800m에 걸쳐 소나무 500여 그루가 긴 띠를 이루며 자라고 있다. 하천 범람에 따른 수해와 겨울철 북서풍을 막기 위하여 마을 주민들이 조성했다. 19세기 후반 동학혁명 당시에 노비 구출 비용 마련을 위해 소나무 벌채가 심했을 때는 당시 법무대신이던 이유인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숲을 보호했다고 한다. 소나무 숲이 조성될 때 원래 길이는 2km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반 이상 없어진 셈이다. 소나무 수령은 100~200년이고, 높이는 13~18m 정도 된다. 남은 나무는 건강하게 자연스럽게 잘 자라고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어 1시간 정도 잡으면 끝까지 갔다 돌아..

천년의나무 2018.08.22

금당실 느티나무

예천 금당실마을에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다. 표석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500년 수령을 공식 인정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연대로 추정해 보면 변희리(邊希李, 1435~1506) 선생이 심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집안에는 사괴당(四槐堂)이라는 종가 건물이 있다. '괴(槐)'는 느티나무를 가리킨다. 원래는 네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던 듯하다. 나무 둘레는 5.2m에 이르고 금줄이 휘감고 있다. 줄기를 보면 500년의 연륜이 확실히 느껴진다. 금당실을 대표하는 나무로 용문면사무소 앞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08.21

남한산성행궁 느티나무(3)

노을 사진을 찍어볼까 하고 남한산성을 찾았더니 포인트는 이미 수많은 삼각대로 점령되어 있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두 시간 전에 이미 만원사례였다. 사진가의 열정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구름이 사라진 하늘도 휑해서 석양이 멋진 풍경을 연출해 줄 것 같지도 않았다. 행궁 옆을 지나며 오래 된 느티나무와 인사를 나누었다. 역광 상태에서 카메라의 HDR 기능을 처음으로 이용해 보았다. 사진은 맴맴 제자리만 돈다.

천년의나무 2018.08.17

세한정 소나무

양평 세미원에 세한정(歲寒庭)이라는 정원이 있다. 추사의 세한도(歲寒圖)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이다. 건물은 전혀 세한도 분위기를 못 내지만 소나무는 그림 속 노송과 닮았다. 세한정을 조성하면서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구해 이곳에 옮겨놓은 듯하다. 그림에는 나무 네 그루가 그려져 있는데, 눈길을 끄는 나무는 단연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다. 벼락을 맞은 듯 줄기는 부러졌고, 가지 하나만 옆으로 뻗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추사의 곤고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세한도의 주제는 신의라 할 수 있다. 발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제일 늦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드는 것을 안다'고 하였으니,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시들지 않는 것이지만, 춥기 이전에도 하나..

천년의나무 2018.07.11

율봄식물원 향나무

집 인근에 아담한 율봄식물원이 있다. 식물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유치원 아이들이 현장 학습으로 많이 찾는다. 율봄식물원 안에 300년 된 향나무가 있다. 고난의 몸짓이라고 할까, 누적된 세월이 줄기에 그대로 보인다. 외피가 벗겨진 부분은 흰 속살이 드러났다. 몸체가 45도로 기울어져 있어 몸무게를 버티기에 힘겨워 보인다. 균형을 잡아줄 반대편 줄기는 부러졌다. 설명에 보면 수형이 '현애(懸崖)'라는데, 현애란 분재에서 줄기가 분 아래로 늘어져 있는 형태를 말한다. 현재의 모양은 그 정도로까지 휘어지지는 않았다.

천년의나무 2018.06.29

덕수2리 느티나무

양평군 단월면 덕수리로 같은 지명이지만 덕수교회 옆에 있는 느티나무와는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수령이 500년으로 이쪽이 형님 느티나무다. 나무줄기가 긴 세월을 대변해 준다. 나무 둘레로 데크를 해 놓아 주민이 쉴 수 있게 했다. 시골 마을은 텅 비어 인적이 없다. 그렇다고 들판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마을을 지키는 여름 한낮이다.

천년의나무 2018.06.25

덕수리 느티나무

단정한 모습에서 품격이 느껴지는 느티나무다. 균형미가 아름답다. 나무 아래 정자도 아담하게 잘 놓여 있다. 두 개의 줄기가 합체되어 V자 형으로 갈라졌다가 여러 개의 가지로 나뉘었다. 높이는 16m, 줄기 둘레는 6.2m, 수령은 300년이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덕수리에 있다. 마침 정자 아래 쉬고 있던 주민분이 나무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신다. 나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나무 옆에는 시골 마을치고는 꽤 큰 교회가 있다. 느티나무의 기운을 받아 교세도 왕성한 것 같다. 주변 풍경과도 잘 어울리는 느티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25

보룡리 느티나무

10여 그루의 느티나무 고목이 마을 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그중 한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고, 수령이 600년이 넘는다. 옆에 보산정과 박씨 문중 비각이 있어 느티나무 군락과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보산정(寶山亭)은 고려말 공민왕 때 무안 박씨의 선조인 간의대부 송림공(松林公)이 당시 왕궁의 혼란을 피해 낙향해서 시회장(詩會場)으로 건립했다. 정자는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데, 주위에는 연못도 조성되어 있다. 나무의 연령과 보산정을 세운 시기가 얼추 비슷하다. 이 정도의 느티나무 군락이라면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하다. 아름드리 거목들인데 관리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다. 나무에 딱 붙여서 집을 지어놓기도 했다. 다행히 나무를 훼손한 것 같지는 않다. 양평군 단월면 보룡리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06.23

공세리성당 팽나무와 느티나무

10년 만에 다시 만난 공세리성당의 팽나무와 느티나무다. 단아하고 정갈한 자태의 두 나무는 성당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성당이 나무를 돋보이게 하고, 나무가 성당을 살린다. 성당과 나무가 만드는 조화와 아름다움을 내 사진 실력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다시 찾아와야 할 과제를 안았다. 성당으로 올라갈 때 먼저 팽나무를 만난다. 공세리성당 '문지기 나무'라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3백 년 세월의 흔적은 뿌리에 온전히 드러나 있다. 고난과 박해 위에 활짝 꽃을 피운 신앙의 열매를 보는 것 같다. 성당 옆 뜰에는 수령 380년의 느티나무가 있다. 1600년대에는 세곡을 하역하는 사람들의 휴식을 위해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이 나무도 그중 하나로 보인다. 고종 31년(1894)에 옛 성전을 건립할 때 성당 옆으로 ..

천년의나무 2018.06.19

홍성군청 버드나무

홍성군청 앞에 있는 버드나무 두 그루다. 이곳은 홍주성 안으로 홍주관아가 있던 자리다. 군청 뒤에는 더 오래된 버드나무가 있다. 버드나무가 있다는 것은 옛날에는 개울이나 연못이 있었다는 증거다. 지금은 흙으로 메워져서 버드나무 입장에서는 생육 환경이 열악해졌다. 작으나마 연못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명이 없어 나무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다. 눈짐작컨대 수령이 200년은 족히 되어 보인다. 두 버드나무는 왠지 생기가 없어 보인다. 물 떠난 고기처럼 물 떠난 버드나무도 제 생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천년의나무 2018.06.18

상중리 느티나무

수령이 1,100년 가까이 되는, 충청남도에서 제일 연세가 많으신 나무다.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있다. 전설에 의하면 소정방이 이끄는 나당연합군이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거점인 임존성을 공격할 때 이 나무에 배를 맸다고 한다. 의자왕이 항복하고 난 뒤 3년여 동안 결사 항전을 벌였던 곳이 임존성이다. 마을 뒤에 있는 봉수산(483m)에 임존성이 있었다. 663년 11월에 임존성은 함락되고 백제는 종말을 맞았다. 전설이 맞다면 나무 나이는 최소한 1,500살이 넘어야 한다. 백제 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나무에 배를 맸다는 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지금도 샘을 파면 시커먼 갯벌의 흙과 짠물이 섞여 나온다고 한다. 이 나무의 별명이 '배 맨 나무'다. 나무는 한눈에 봐도 연륜이 오래되고 범상치 않음을 알 수 ..

천년의나무 2018.06.17

교촌리 은행나무

예산군 대흥면 교촌리에 있는 은행나무다. 가까이에 대흥향교가 있다. 옛날에는 이 은행나무도 향교 터에 속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은행나무가 특이한 점은 은행나무 몸통에서 느티나무가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형태가 다른 두 잎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아마 은행나무 고목에 느티나무 씨앗이 날아와 자라기 시작했으리라. 가을에 단풍이 들면 둘의 차이가 더 드러날 것이다. 은행나무 둘레에는 평상을 깔아놓아 주민이 넉넉히 쉴 수 있게 했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초순이면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성황제를 여기서 올린다고 한다. 은행나무 옆에는 마을회관과 예쁘게 꾸며 놓은 시골집이 두 채 있다. 차분하고 안온한 느낌이 드는 마을이다. 은행나무의 수령은 약 600년이다.

천년의나무 2018.06.15

대흥향교 느티나무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있는 대흥향교(大興鄕校)는 조선 태종 5년(1405)에 설립되었다.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명륜당과 대성전을 갖춘 전형적인 향교라는 설명이다. 대흥향교 입구에 300년 정도 된 느티나무가 있다. 나무가 자라는 위치가 상당히 불안하다. 아마 도로를 내면서 터가 많이 깎여나가지 않았나 싶다. 나무 높이는 14m, 줄기 둘레는 4.2m인 느티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