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654

양주향교 느티나무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에 있는 양주향교는 태종 1년(1401)에 창건되었다. 대성전, 명륜당, 동무, 서무 등의 건물이 있고, 대성전에는 현유(賢儒)의 위패가 모서져 있다. 향교 앞에 수령이 4백 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다. 향교 쪽으로 기울어진 나무는 높이가 12m, 줄기 둘레는 5.5m다. 줄기는 많이 상해서 보형재가 채워져 있다. 향교 건물과 잘 어울리는 고목이다. 향교 안에도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지만 느티나무에 비하면 연륜이 떨어진다.

천년의나무 2018.09.21

왕창리 느티나무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일본군을 혼내준 나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이 마을에 들어왔다. 우람한 느티나무를 보고는 탐이 난 모양이었다. 나무에 달린 큰 혹을 떼려고 도끼를 들었는데 갑자기 일본군의 발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도끼를 내던지고 느티나무를 향해 절을 수백 번 하니 그제야 발이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 나무는 개인 주택의 울타리 안에 있다. 멋 모르고 들어갔다가 주인장으로부터 나가라는 주의를 받았다. 사유지 안에 있더라도 나무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령은 약 300년 되었고, 높이는 18m, 줄기 둘레는 5.9m다.

천년의나무 2018.09.18

금당실 송림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금당실(金塘室) 마을의 자랑으로 천연기념물 469호인 송림이다. 금당실 서북쪽 오미봉에서 용문초등학교까지 800m에 걸쳐 소나무 500여 그루가 긴 띠를 이루며 자라고 있다. 하천 범람에 따른 수해와 겨울철 북서풍을 막기 위하여 마을 주민들이 조성했다. 19세기 후반 동학혁명 당시에 노비 구출 비용 마련을 위해 소나무 벌채가 심했을 때는 당시 법무대신이던 이유인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숲을 보호했다고 한다. 소나무 숲이 조성될 때 원래 길이는 2km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반 이상 없어진 셈이다. 소나무 수령은 100~200년이고, 높이는 13~18m 정도 된다. 남은 나무는 건강하게 자연스럽게 잘 자라고 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어 1시간 정도 잡으면 끝까지 갔다 돌아..

천년의나무 2018.08.22

금당실 느티나무

예천 금당실마을에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다. 표석에는 국립산림과학원에서 500년 수령을 공식 인정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다. 연대로 추정해 보면 변희리(邊希李, 1435~1506) 선생이 심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집안에는 사괴당(四槐堂)이라는 종가 건물이 있다. '괴(槐)'는 느티나무를 가리킨다. 원래는 네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던 듯하다. 나무 둘레는 5.2m에 이르고 금줄이 휘감고 있다. 줄기를 보면 500년의 연륜이 확실히 느껴진다. 금당실을 대표하는 나무로 용문면사무소 앞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08.21

남한산성행궁 느티나무(3)

노을 사진을 찍어볼까 하고 남한산성을 찾았더니 포인트는 이미 수많은 삼각대로 점령되어 있었다.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두 시간 전에 이미 만원사례였다. 사진가의 열정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구름이 사라진 하늘도 휑해서 석양이 멋진 풍경을 연출해 줄 것 같지도 않았다. 행궁 옆을 지나며 오래 된 느티나무와 인사를 나누었다. 역광 상태에서 카메라의 HDR 기능을 처음으로 이용해 보았다. 사진은 맴맴 제자리만 돈다.

천년의나무 2018.08.17

세한정 소나무

양평 세미원에 세한정(歲寒庭)이라는 정원이 있다. 추사의 세한도(歲寒圖)를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이다. 건물은 전혀 세한도 분위기를 못 내지만 소나무는 그림 속 노송과 닮았다. 세한정을 조성하면서 비슷하게 생긴 나무를 구해 이곳에 옮겨놓은 듯하다. 그림에는 나무 네 그루가 그려져 있는데, 눈길을 끄는 나무는 단연 오른쪽에 있는 소나무다. 벼락을 맞은 듯 줄기는 부러졌고, 가지 하나만 옆으로 뻗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추사의 곤고한 삶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세한도의 주제는 신의라 할 수 있다. 발문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제일 늦게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드는 것을 안다'고 하였으니,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시들지 않는 것이지만, 춥기 이전에도 하나..

천년의나무 2018.07.11

율봄식물원 향나무

집 인근에 아담한 율봄식물원이 있다. 식물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유치원 아이들이 현장 학습으로 많이 찾는다. 율봄식물원 안에 300년 된 향나무가 있다. 고난의 몸짓이라고 할까, 누적된 세월이 줄기에 그대로 보인다. 외피가 벗겨진 부분은 흰 속살이 드러났다. 몸체가 45도로 기울어져 있어 몸무게를 버티기에 힘겨워 보인다. 균형을 잡아줄 반대편 줄기는 부러졌다. 설명에 보면 수형이 '현애(懸崖)'라는데, 현애란 분재에서 줄기가 분 아래로 늘어져 있는 형태를 말한다. 현재의 모양은 그 정도로까지 휘어지지는 않았다.

천년의나무 2018.06.29

덕수2리 느티나무

양평군 단월면 덕수리로 같은 지명이지만 덕수교회 옆에 있는 느티나무와는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수령이 500년으로 이쪽이 형님 느티나무다. 나무줄기가 긴 세월을 대변해 준다. 나무 둘레로 데크를 해 놓아 주민이 쉴 수 있게 했다. 시골 마을은 텅 비어 인적이 없다. 그렇다고 들판에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마을을 지키는 여름 한낮이다.

천년의나무 2018.06.25

덕수리 느티나무

단정한 모습에서 품격이 느껴지는 느티나무다. 균형미가 아름답다. 나무 아래 정자도 아담하게 잘 놓여 있다. 두 개의 줄기가 합체되어 V자 형으로 갈라졌다가 여러 개의 가지로 나뉘었다. 높이는 16m, 줄기 둘레는 6.2m, 수령은 300년이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덕수리에 있다. 마침 정자 아래 쉬고 있던 주민분이 나무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 주신다. 나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다. 나무 옆에는 시골 마을치고는 꽤 큰 교회가 있다. 느티나무의 기운을 받아 교세도 왕성한 것 같다. 주변 풍경과도 잘 어울리는 느티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25

보룡리 느티나무

10여 그루의 느티나무 고목이 마을 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그중 한 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고, 수령이 600년이 넘는다. 옆에 보산정과 박씨 문중 비각이 있어 느티나무 군락과 연관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보산정(寶山亭)은 고려말 공민왕 때 무안 박씨의 선조인 간의대부 송림공(松林公)이 당시 왕궁의 혼란을 피해 낙향해서 시회장(詩會場)으로 건립했다. 정자는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데, 주위에는 연못도 조성되어 있다. 나무의 연령과 보산정을 세운 시기가 얼추 비슷하다. 이 정도의 느티나무 군락이라면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하다. 아름드리 거목들인데 관리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다. 나무에 딱 붙여서 집을 지어놓기도 했다. 다행히 나무를 훼손한 것 같지는 않다. 양평군 단월면 보룡리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06.23

공세리성당 팽나무와 느티나무

10년 만에 다시 만난 공세리성당의 팽나무와 느티나무다. 단아하고 정갈한 자태의 두 나무는 성당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성당이 나무를 돋보이게 하고, 나무가 성당을 살린다. 성당과 나무가 만드는 조화와 아름다움을 내 사진 실력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 다시 찾아와야 할 과제를 안았다. 성당으로 올라갈 때 먼저 팽나무를 만난다. 공세리성당 '문지기 나무'라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 3백 년 세월의 흔적은 뿌리에 온전히 드러나 있다. 고난과 박해 위에 활짝 꽃을 피운 신앙의 열매를 보는 것 같다. 성당 옆 뜰에는 수령 380년의 느티나무가 있다. 1600년대에는 세곡을 하역하는 사람들의 휴식을 위해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이 나무도 그중 하나로 보인다. 고종 31년(1894)에 옛 성전을 건립할 때 성당 옆으로 ..

천년의나무 2018.06.19

홍성군청 버드나무

홍성군청 앞에 있는 버드나무 두 그루다. 이곳은 홍주성 안으로 홍주관아가 있던 자리다. 군청 뒤에는 더 오래된 버드나무가 있다. 버드나무가 있다는 것은 옛날에는 개울이나 연못이 있었다는 증거다. 지금은 흙으로 메워져서 버드나무 입장에서는 생육 환경이 열악해졌다. 작으나마 연못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명이 없어 나무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다. 눈짐작컨대 수령이 200년은 족히 되어 보인다. 두 버드나무는 왠지 생기가 없어 보인다. 물 떠난 고기처럼 물 떠난 버드나무도 제 생명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천년의나무 2018.06.18

상중리 느티나무

수령이 1,100년 가까이 되는, 충청남도에서 제일 연세가 많으신 나무다.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있다. 전설에 의하면 소정방이 이끄는 나당연합군이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거점인 임존성을 공격할 때 이 나무에 배를 맸다고 한다. 의자왕이 항복하고 난 뒤 3년여 동안 결사 항전을 벌였던 곳이 임존성이다. 마을 뒤에 있는 봉수산(483m)에 임존성이 있었다. 663년 11월에 임존성은 함락되고 백제는 종말을 맞았다. 전설이 맞다면 나무 나이는 최소한 1,500살이 넘어야 한다. 백제 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나무에 배를 맸다는 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지금도 샘을 파면 시커먼 갯벌의 흙과 짠물이 섞여 나온다고 한다. 이 나무의 별명이 '배 맨 나무'다. 나무는 한눈에 봐도 연륜이 오래되고 범상치 않음을 알 수 ..

천년의나무 2018.06.17

교촌리 은행나무

예산군 대흥면 교촌리에 있는 은행나무다. 가까이에 대흥향교가 있다. 옛날에는 이 은행나무도 향교 터에 속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은행나무가 특이한 점은 은행나무 몸통에서 느티나무가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형태가 다른 두 잎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아마 은행나무 고목에 느티나무 씨앗이 날아와 자라기 시작했으리라. 가을에 단풍이 들면 둘의 차이가 더 드러날 것이다. 은행나무 둘레에는 평상을 깔아놓아 주민이 넉넉히 쉴 수 있게 했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초순이면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성황제를 여기서 올린다고 한다. 은행나무 옆에는 마을회관과 예쁘게 꾸며 놓은 시골집이 두 채 있다. 차분하고 안온한 느낌이 드는 마을이다. 은행나무의 수령은 약 600년이다.

천년의나무 2018.06.15

대흥향교 느티나무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있는 대흥향교(大興鄕校)는 조선 태종 5년(1405)에 설립되었다. 안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명륜당과 대성전을 갖춘 전형적인 향교라는 설명이다. 대흥향교 입구에 300년 정도 된 느티나무가 있다. 나무가 자라는 위치가 상당히 불안하다. 아마 도로를 내면서 터가 많이 깎여나가지 않았나 싶다. 나무 높이는 14m, 줄기 둘레는 4.2m인 느티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15

내현리 느티나무

충남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는 '거북이마을'로 알려져 있다. 구항(龜項)에도 '거북 구' 자가 들어있는데 이 고장 지형이 거북이처럼 생겼다고 한다. 내현리는 약천 남구만(南九萬, 1629~1711)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선생은 당시 서인의 중심 인물이었고 문장과 시화에 뛰어났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이 시조가 선생의 작품이다. 선생은 말년에 이곳에서 집필 활동을 하며 지냈다고 한다. 역사성 있는 내현리는 여러 문화 사업을 하는 것 같다. 여는 농촌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 마을에 수령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다. 연륜이 오래되었음을 나무 밑둥이 말해준다. 찾아간 날은 주변이 공사중이라 어수선했다. 마을에서 아..

천년의나무 2018.06.14

궁리 소나무(2)

안면도에 가는 길에 다시 본 궁리 소나무다. 12년 전에 처음 본 모습 그대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수백 년을 살아가는 나무에게는 호들갑스러운 말이다. 묵묵히 변치 않음이 천 년 나무의 특징이다. 마치 큰 바위 같다. 멋진 구름이 있을 때 하늘을 배경으로 찍으면 나무의 생김새가 더욱 살아날 것 같다. 붉게 노을 든 하늘이라면 더욱 좋겠다. 한 마리 단정학이 내려앉아 있는 듯한 궁리 소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13

향소리 느티나무

양평군 단월면 향소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도로변에 있어 쉽게 눈에 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특이한 모양의 나무다. 느티나무 두 그루와 음나무가 한데 붙어 있는 연리목이다. 세 그루가 합체된 경우는 처음 본다. 그런데 아쉽게도 음나무는 줄기가 베어졌다. 안내문이 아직 남아 있는 거로 봐서 근래 죽은 것으로 보인다. 느티나무와 음나무 수령이 500년으로 적혀 있다. 무슨 사연으로 음나무가 죽음을 맞았는지 주변에는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옆에는 좀 더 어린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제단이 차려져 있다. '소망'이라는 제목의 표석도 있다. 마을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장소인 것 같다. 총 다섯 그루가 있었는데 음나무는 사라지고 지금은 느티나무 네 그루만 남았다. 몇 년 더 일찍 찾아왔더라면 살아 있는 음나무를..

천년의나무 2018.06.08

창의리 느티나무(2)

10년 전에 만난 나무인데 처음인 듯하다. 그때는 겨울이어서 나무의 느낌이 전혀 달랐을지 싶다. 확실히 여름 나무는 생명력이 넘친다. 가평군 설악면 창의리에 있는데 지인의 농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나무 둘레로 목재 데크와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10년 전에는 없던 시설이다. 너무 인간 위주의 생각이 아닌지 모르겠다. 나무 수령은 500년, 높이는 28m, 줄기 둘레는 7.1m다.

천년의나무 2018.06.07

영통동 느티나무

미끈하게 잘 빠졌다. 우람하면서도 균형 잡힌 멋진 느티나무다. 펜스에 걸어놓은 현수막에는 이 나무가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들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우리나라의 보호수는 1만 개가 넘는데, 그중에서도 100위 안에 드는 뛰어난 나무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안내문에 보면 이 느티나무는 전쟁 같은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는 구렁이 울음소리를 내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신비한 힘을 가진 나무라 하여 신성시하고 정성껏 보살폈다. 그런데 왜 하필 구렁이 울음소리인지, 구렁이 울음소리가 있는지 문득 의문이 생긴다. 약 200년 전 정조가 화성을 쌓을 때 이 느티나무 가지를 잘라 서까래로 썼다는 설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줄기와 가지가 기운차게 뻗어 있다.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어..

천년의나무 2018.06.06

봉녕사 향나무

수원시 우만동에 위치한 봉녕사(奉寧寺)는 고려 희종 4년(1208)에 창건한 사찰이다. 비구니 사찰답게 단정하면서 청정한 기운이 감돈다. 시내 한복판이지만 부지도 넓어 시원하다. 봉녕사 대적광전 앞에 오래된 향나무가 있다. 수령이 800년으로 적혀 있다. 그렇다면 봉녕사와 역사를 같이 하는 나무다. 고목의 나이는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향나무는 더하다. 그냥 사찰의 창건 시기와 맞추었는지 모르겠다. 단단한 향나무지만 줄기는 많이 상했다. 밑의 가지는 마치 춤추는 무용수의 팔처럼 리드미컬하게 휘어져 있다. 나무 높이는 9.4m, 줄기 둘레는 2.8m다.

천년의나무 2018.06.05

이의동 느티나무

수원시 영통구 광교역사공원 안 넓은 뜰에 있다. 주변은 온통 신도시로 개발되는데 이만한 녹지를 마련한 게 다행이다 싶다. 공원 안에는 세종의 부원군인 심온(沈溫, 1375~1418)의 묘도 있다. 태종과 사돈지간이었지만 권력에 너무 다가가면 화를 입게 되는가 보다. 죽임을 당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그분의 나이 44세였다. 느티나무를 보니 전에는 이곳에도 마을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나무 한 그루만 덩그마니 남아 있다. 나무 수령은 300여 년이고, 높이는 13m, 줄기 둘레는 4m다.

천년의나무 2018.06.05

목애당 느티나무

태안읍 남문리에 있는 목애당은 옛 태안현의 관아 건물 중 하나다. '목애(牧愛)'는 백성을 잘 다스리고 사랑한다는 뜻이리라. 목애당과 마주하며 오래된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다. 수령은 300년 정도 되었고, 나무 높이는 15m, 줄기 둘레는 4.1m다. 줄기가 휘어져서 몸을 지탱하는 데 힘겨워 보인다. 줄기도 많이 상해서 더 이상 썩지 않도록 보형물로 채워져 있다. 그래도 잎은 무성하고 싱싱하며 전체적인 생김새도 아담하다. 비록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단아하게 늙어가시는 할머니 같은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8.06.03

유계리 느티나무

서산시 음암면 유계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정순왕후 생가 앞에 있다. 정순왕후(貞純王后, 1745~1805)는 영조의 정비인 정성왕후가 승하하자 1759년(영조 35년) 열다섯의 나이로 왕비에 책봉되었다. 이때 영조의 나이는 예순여섯, 무려 쉰한 살이나 차이가 났다. 왕비 간택 테스트를 볼 때 일화 하나. 제일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고 영조가 물으니 그녀의 대답이 이랬단다. "목화꽃입니다. 비록 색과 향기가 최고라고 할 순 없으나, 실을 짜 백성들을 따뜻하게 입혀주니 제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무 나이가 300년이 넘는다니 정순왕후는 어쩌면 이 나무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나무 밑에서 소꿉놀이에 빠져 있는 어린 소녀가 보이는 듯도 하다.

천년의나무 2018.06.03

해미향교 느티나무

해미향교로 오르는 길 좌우로는 오래된 느티나무 10여 그루가 도열하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수령이 300년가량 되었다. 한 장소에 이 정도로 여러 고목이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 서산시 해미면 오학리에 위치한 해미향교는 1407년(태종 7년)에 세워졌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나무와 달리 건물은 신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느티나무가 멋진 해미향교다.

천년의나무 2018.06.01

여미리 비자나무

충남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에 있는 비자나무다. 비자나무는 제주도나 남해안 지역에서 많이 자란다. 이렇게 중부 지방에서 자라는 비자나무 고목은 드물다. 추정 수령은 330년이고, 높이 20m, 줄기 둘레 2.5m다. 이 비자나무는 여미리에 살던 전주 이씨 가문의 한 분이 1600년대 후반에 제주도에서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기후나 풍토가 맞지 않을 텐데 잘 자라고 있다. 수형도 아름답다. 비자나무 밑에 유기방 가옥이 있다. 봄에 수선화가 유명하다고 친구가 소개해 준 곳이다.

천년의나무 2018.05.30

물곡리 느티나무

전형적인 시골 마을 정자나무다. 나무 밑에는 주민이 쉴 수 있는 깔끔한 정자가 앉아 있다. 흠이라면 너무 도로에 연해 있어 차량 소음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전북 진안읍 물곡리에 있다. 이 마을은 뒷산 지형에서 따와서 '궁동(弓洞)마을'로도 불린다. 앞으로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어 시원하다. 나무 수령은 200년 정도 되는데 마을 역사와 얼추 비슷하다. 나무 앞에는 돌 제단이 있는데 빈 막걸리 통이 놓여 있다. 한여름에 이런 나무 아래서 바둑 한 판 둔다면 신선이 따로 없겠다.

천년의나무 2018.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