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654

임현리 느티나무

임현리는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소재지 마을이다. 삼태산 등산로의 기점이기도 하다. 이 느티나무는 임현리 입구에 있으며 수령은 200년 정도 되었다. 도로 쪽으로 40도 정도 기울어졌고, 줄기의 반은 보형재로 채워져 있다. 나무 밑에는 정자와 운동 기구가 있는데 마을 주민이 얼마나 이용할지는 의문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지만 도로에 붙어 있어 쉼터로는 적당하지 않아 보인다.

천년의나무 2019.04.05

신대리 백송(2)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커졌고 싱싱해진 느낌이다. 10여 년 사이에 눈에 띌 만한 변화가 없을 테지만, 보는 각도가 달라져서인지 천연기념물로서의 가치를 보여주는 듯하다. 백송이 귀하다 보니 오래된 백송은 대부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신대리 백송은 약 210년 전 조선시대 참판을 지낸 민달용의 묘소에 심은 것이라고 전한다. 이천시 백사면 신대리 산32번지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9.04.02

도립리 반룡송(3)

세 번째로 찾았지만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는 나무다. 줄기의 형상이 기기묘묘하다. 용트림 모양이라 하여 반룡송(蟠龍松)인데, 그보다는 구렁이가 먹이를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이 먼저 연상된다. 나무의 어떤 요인이 이런 형태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옆에 있던 사람의 나름대로의 설명이 들린다. 소나무를 위로 못 자라게 하면서 가지를 인위적으로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어쩐지 그 말이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반룡송은 이천 9경 중 하나며 천연기념물 제381호다. 신라말 도선 선사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선지 추정 나이는 850살이다.

천년의나무 2019.04.02

화엄사 흑매와 야매

홍매화 종류지만 너무 붉은색이 진하니 흑매(黑梅)라고 부른다. 전남 구례 화엄사에 있는 매화나무다. 수령은 300년 정도로 추정된다. 봄이 되면 이 매화의 색깔 때문에 화엄사 스님들 마음에 파문이 일 것 같다. 그러다가 파문 당하는 일은 없겠지, 설마. 나무의 맵시 또한 고혹스럽다. 화려하면서도 곱게 성장(盛裝)한 여인네의 단심(丹心)이 이러하리라. 이번 탐매 여행에서 유일하게 꽃 때를 맞춘 매화나무다. 그런데 매화나무 옆 건물을 보수공사하느라 사진을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내년에 다시 한 번 들러야겠다. 흑매의 개화 시기는 3월 20일 경이다. 화엄사 뒤편에 길상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여기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길상암 앞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나무가 있다. 야매(野梅..

천년의나무 2019.03.24

백양사 고불매

우리나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나무가 네 그루 있다. 그중 하나가 이 백양사 고불매(古佛梅)다. 백양사에서는 1700년경부터 매화나무를 심고 가꾸어 왔다고 한다. 그때 심은 매화나무 중 현재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매화나무다. 분홍색 꽃이 피는 홍매로, 수령은 350년가량 되었다. 장성 백양사는 고불총림(古佛叢林)이라 불린다. 총림(叢林)은 선원, 강원, 율원 등을 갖춘 사찰로,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백양사를 5대 총림이라 한다. 1947년에 백양사에서는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을 따르자는 뜻으로 고불총림을 결성했다. 그래서 이 매화를 고불매라 부른다. 고불매는 대웅전을 바라볼 때 뜰 왼편 통로에 있다. 줄기에서 가지가 셋으로 갈라졌는데, 전체적인 모양새가 단아하고 품위 있다. 우리가 찾아갔..

천년의나무 2019.03.23

남사마을의 오래된 나무

경남 산청군 단성면에 있는 남사마을은 고가가 잘 보존되어 있는 전통 마을이다. 옛 담이 아름다워 '예담촌'이라고도 한다. 마을을 둘러볼 때 전통 가옥과 함께 오래된 나무를 만나보는 즐거움이 크다. 제일 유명한 나무는 '원당매'지만, 다른 오래된 나무도 여러 그루 있다. 1. 남호정사 매화나무(이씨매) 백매(白梅)로 희고 맑은 꽃이 핀다.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하며 사랑을 받는 매화나무다. 수령은 150년 되었다. 2. 하씨고가 감나무 고려말 원정공 하즙(河楫)의 손자 하연이 어릴 때 심은 나무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수령이 600년이 넘는다. 안내문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라 적혀 있다. 얼마나 믿어야 할지는 의문이다. 3. 선명당 매화나무(정씨매) 남사마을에서 가..

천년의나무 2019.03.22

백양사 갈참나무 길

전남 장성 백양사로 들어가는 길에 갈참나무 군락이 있다. 수령이 300년이 넘는 갈참나무 30여 그루가 자란다. 그중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700년 된 갈참나무도 있다. 야산에서 흔히 보는 갈참나무가 이런 고목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원래 이곳은 갈참나무 숲이었고, 이만한 갈참나무가 남아 있음은 정성들여 보호한 결과일 것이다. 지금은 도로에 자리를 내어주고 나무만 덩그라이 서 있다. 원래의 생육 환경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우회 도로를 만드는 등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갈참나무 노거수가 모여 있는 이런 군락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천년의나무 2019.03.22

산청 삼매

산청에 있는 세 그루의 오래된 매화나무를 '산청 삼매'라고 부른다. 남명매, 원정매, 정당매다. 오래전부터 찾아가 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원을 이루었다. 그런데 너무 늦었는지 두 그루는 이미 고사했다. 십 년 전까지는 살아 있었다는데 아쉽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1. 남명매(南冥梅) 남명 조식(曺植, 1501~1572) 선생이 61세 때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보이는 이곳에 산천재(山天齋)를 짓고, 뜰에 심은 나무라 한다. 수령이 500년 가까이 되는 매화나무다. 이 매화나무와 관계 있음직한 선생의 시가 전한다. 朱點小梅下 高聲讀帝堯 窓明星斗近 江闊水雲遙 작은 매화 아래서 책에 붉은 점 찍다가 큰소리로 요전을 읽는다 북두성이 낮아지니 창이 밝고 강물 넓은데 아련히 구름 떠있네 2. 원정매(元正梅..

천년의나무 2019.03.21

백양사 비자나무 숲

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되어 있는 비자나무 숲이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에 있는 백양사 주변 산에 7천 그루 정도가 자생하고 있다. 이 숲은 고려시대 진각국사(眞覺國師, 1270~1355)가 당시 구충제로 사용되던 비자나무 열매를 주민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비자나무 열매는 구충제와 같은 의약 재료나 식물성 기름으로 사용되고, 목재는 탄력이 좋고 무늬가 예뻐 건축과 가구재, 바둑판 등에 많이 쓰인다. 비자나무는 추위에 약한 난대성 상록침엽수라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자란다. 백양사 비자나무 숲은 산감(山監) 스님을 둘 정도로 절에서 정성들여 관래한 탓에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천년의나무 2019.03.20

명월리 팽나무 군락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 군락지다.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 하천변을 중심으로 수령이 5백 년 된 팽나무 6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팽나무가 워낙 자유롭게 자라는 나무다 보니 줄기와 가지의 생김새가 전부 다르고 독특하다. 볼만한 광경이다. 팽나무는 그 생김새 때문에 여름보다는 겨울에 보는 게 더 멋있다. 제주도 중산간 마을은 해변의 관광지와 멀어서 조용하고 깔끔하다. 이곳 명월리도 그렇다. 명월리에는 16세기 후반에 군위 오씨가 들어오면서 주성을 이루게 되었다. 마을은 꽤 넓다. 주민이 늘어나며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개울을 따라 팽나무가 심어진 것 같다. 명월리는 가수 백난아 씨의 고향이라고 한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이 노래를 부르며 머릿속에는..

천년의나무 2019.03.12

어음리 팽나무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에 있는 팽나무다. 수령은 400년 정도 되었고, 나무 높이는 18m, 줄기 둘레는 4.8m다. 나무는 전체적으로 가지가 많이 상했고, 줄기에도 옹이가 많이 생겨 있다. 나무가 자라면서 겪은 풍상을 말해주는 듯하다. 제주 4.3 사건 때 어음리도 큰 피해를 봤다고 한다. 그때의 고통이 나무에 새겨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애잔하게 바라보게 되는 제주의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3.10

유수암리 팽나무

제주도에는 팽나무가 많다. 어떤 마을에는 수십 그루 고목이 자라기도 한다. 이 팽나무는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流水岩)리에 있다. 수령이 500년 가까이 된다. 나무 높이는 7m, 줄기 둘레는 3.4m다. 마을 이름으로 봐서는 마을을 지나는 개울이 있는 것 같다. 깔끔한 마을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나무는 돌담 옆에 두 그루가 붙어서 자라고 있다. 멀리서 보면 한 나무로 보인다. 가까이 또 다른 나무가 있다. 나무 하나에는 담쟁이덩굴이 기어 올라가 줄기를 덮었다. 나무 생육에는 방해가 될 텐데 그대로 두고 있다. 식물끼리는 그렇게 서로 어울려 사는지 모르겠다.

천년의나무 2019.03.07

산성마을 느티나무

남한산성 안 산성마을에 있는 느티나무다. 곧고 훤칠하게 잘 자란 나무다. 다만 주변이 너무 지저분하다는 점이 아쉽다. 여름에는 풀이 무성해 접근할 수 없다. 잘 정비하면 주민의 훌륭한 쉼터가 될 텐데 안타깝다. 행궁 안팎에 있는 느티나무 옆에도 가 본다. 행궁 뒷산에는 소나무가 많지만, 행궁 주변에는 느티나무를 많이 심었던 것 같다. 크고 작은 느티나무가 10여 주는 될 듯하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그중에서도 일부분일 것이다.

천년의나무 2019.02.27

오죽헌 배롱나무

오죽헌에 있는 600년 된 배롱나무다. 신사임당이나 율곡 선생 생존시에도 이 자리에 배롱나무가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보는 나무는 원목의 다음 세대에 해당할 것이다. 보통 고사한 원줄기에서 돋아난 싹이 자라 새 나무로 우뚝 선다. 여름에 분홍색 꽃이 필 때를 노렸지만 이때까지 한 번도 때를 맞추지 못했다. 나무는 잎과 꽃으로 치장했을 때보다 나체일 때 진면목이 드러난다. 겨울 배롱나무는 옷을 홀랑 벗고도 당당하다. 매끄러운 살결이 세월의 무게로 주름이 졌다. 인간이나 마찬가지다.

천년의나무 2019.02.20

율곡매와 율곡송

강릉시 오죽헌에 있는 매화나무와 소나무로, 율곡매과 율곡송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율곡매는 천연기념물 484호로 1400년 경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오죽헌을 건립하고 별당 후원에 심었다고 한다. 신사임당과 율곡 선생이 직접 가꾸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사임당은 고매도(古梅圖) 등 여러 매화 그림을 그렸고, 맏딸 이름을 매창(梅窓)이라고 지을 만큼 매화를 사랑했다. 율곡매의 수령이 600년 가량 된다면 율곡 선생 당시에도 상당한 굵기였을 것이다. 아마 지금 보는 나무는 그때 나무의 아들나무쯤으로 추정된다. 꽃잎이 연분홍인 홍매(紅梅) 종류라는데, 한 달 뒤면 꽃이 핀 율곡매를 만날 수 있겠다. 강릉에는 소나무가 많다. 오죽헌에 소나무가 없을 리가 없으니 문성사(文成祠) 마당에 두 그루의 소나무가 우뚝..

천년의나무 2019.02.20

중앙고 히말라야시다

강릉 중앙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히말라야시다다. 1931년 제 1회 졸업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고 한다. 수령이 100년이 넘었다. 나무 높이는 28m, 줄기 둘레는 4.8m로 우람하다.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라 성장 속도가 빠르다. 히말라야시다는 원산지가 히말라야 지역이다. 네팔에 갔을 때 이런 모양의 나무를 자주 만났던 기억이 난다. 줄기에서 난 가지가 옆으로 뻗는 게 특징이다. 나무는 전체적으로 피라미드 형태다. 수형이 아름다워 우리나라에서는 가로수로 주로 심는데, 개잎갈나무, 히말라야삼나무, 설송(雪松) 등으로 불린다. 왕성한 생명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듯한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2.17

죽헌동 회화나무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회화나무다. 수령이 600년 가까이 되었다. 그러나 나무 상태는 썩 좋지 못하다. 자라는 터도 옹색하다. 여기저기 가지가 잘려나가 나무 체통이 말이 아니다. '산림청 선정 100 보호수'에 이 나무가 선정되어 있다. 전설이나 설화가 전해지는 나무들이다. 이 나무는 율곡 선생이나 신사임당과 관련이 있을지 모른다. 나무의 연륜으로 볼 때 율곡 선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이 나무는 있었다. 소싯적에는 이 회화나무 아래서 놀았을 수도 있다. 오죽헌 주차장 옆에 있는 회화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2.15

선교장 소나무, 주엽나무

조선 시대 상류층의 저택을 대표하는 강릉 선교장(船橋莊)은 뒷산의 소나무가 일품이다. 저택을 감싸듯 품고 있는 뒷산에는 사, 오백 년 생 소나무가 울창하다. 곧게 뻗은 금강송이다. 소나무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걸으면 선교장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 중 대표 소나무 하나에 보호수 안내문이 적혀 있다. 수령은 500년이 넘었고, 나무 높이는 23m, 줄기 둘레는 1m다. 밑에서 올려다 보면 그 기상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 나무를 포함헤 모두가 멋진 우리의 소나무들이다. 선교장 뒤편에는 오래된 주엽나무도 있다. 안내문에는 수령이 570년으로 되어 있다. 가지 대부분은 잘린 채 고사 직전의 모습이다. 줄기를 두드려보니 퉁퉁 공명 소리가 난다. 속은 썩어서 텅 비었다. 선교장이 세워진 지는 300년 정도..

천년의나무 2019.02.14

단촌리 느티나무(3)

고향에 내려가는 길에 단촌리 느티나무에 먼저 들리다. 고향 집에서 차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다. 겨울이 되니 느티나무의 우람찬 풍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줄기의 굵기로 치면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나무다. 볼 때마다 "대단하시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줄기에 비해 키가 작으니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 이렇게 살아남기까지 감내해야 했을 무수한 인고의 때를 생각한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 가사 그대로, 여기 거인 할아버지 앞에서 나는 너무 왜소해진다. 쓸쓸한 겨울바람이 스치고 지나간다.

천년의나무 2019.02.06

서산시청 보호수 두 그루

충남 서산시청 앞에는 느티나무와 왕버들, 두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나무로 볼 때 오래전부터 이곳이 관아 자리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왕버들이 있다는 것은 연못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나무가 있는 자리는 시청 정문 바로 앞인데 공원으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느티나무는 수령이 400년, 높이는 9m로, 단아한 모양새다. 왕버들 수령은 300년이다. 왕버들 특성상 느티나무에 비해 훨씬 더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 이 둘은 서산 관아의 역사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나무다.

천년의나무 2019.01.31

당진성당 보호수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있는 당진성당 마당에는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두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제일 많은 보호수를 보유한 성당은 아산에 있는 공세리성당일 것이다. 당진성당은 본당이 설립된지 70년 정도 되었는데, 두 나무는 성당이 세워지기 훨씬 전부터 이 언덕에서 자라고 있었다. 옛날에는 이곳 터가 무슨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궁금하다. 느티나무는 성당 정면을 향해 있고, 수령은 약 150년 정도 되었다. 보호수 중에서 이 정도면 어린 편에 속한다. 나무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2.3m다. 균형 잡힌 몸매가 아담하면서 정갈하다. 은행나무는 수령이 800년이다. 엄청난 풍채를 자랑한다. 옆에 있는 느티나무는 손자에 손자뻘 정도 되어 보인다. 줄기가 보러진 곳도 보이고, 상한 부분도 있지만 씩씩한 기상이 느..

천년의나무 2019.01.28

청평리 느티나무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청평리에 있는 느티나무다. 옛 마을은 사라지고 지금 이곳은 개발이 한창이다. 옆에 청평역이 들어섰고, 나무 주위로는 새 도로를 내는 작업이 마무리에 있다. 나무 옆에 정자가 있지만 마을 주민의 휴식처로서 정자목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 시대의 변화를 겪지 않는 나무는 별로 없다. 느티나무 옆으로는 청평역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이 나무 높이는 22m로 수형이 수려해서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수령은 약 300년이다. 나무 옆이 지금은 논이지만 오래지 않아 건물이 들어설 게 틀림없다. 그리되면 지금의 시원한 전망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천년의나무 2018.12.03

가평 읍내리 느티나무

처음부터 이런 비탈은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이 야금야금 나무의 자리를 갉아먹어 더 이상 내어줄 수 없는 자리만 차지한 채 버티고 있으리라. 느티나무 답지 않게 수형도 왜곡되어 있다. 풍성해야 할 가지가 많이 잘려 나갔다. 키만 껑충 하고 바싹 말라 보여 안타깝다. 안내문에는 이 느티나무 수령이 300년으로 적혀 있다. 높이는 25m, 줄기 둘레는 4.8m다. 가평군 읍내리 513번지, 가평성당 옆에 있다.

천년의나무 2018.12.03

수입리 은행나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에 있는 은행나무다. 북한강과 연결되는 벽계구곡이 흐르는 동네다. 나무는 전의이씨 청강공파 묘역에 있다. 종중 땅으로 보이는 주변은 손질이 잘 되어 있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약 500년이고, 높이는 20m, 줄기 둘레는 6.5m다. 균형 잡힌 모양새로 전지를 한 듯 말끔하다. 나무 뒤로는 전의의씨 청강공파 묘가 22기 있다. 이 은행나무도 초기 묘역 조성과 관계가 있을 듯 싶다. 종중에서 관리하는 보호수로 묘역의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천년의나무 2018.11.30

엄미리 참나무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있는 엄미리는 장승마을로 불린다. 격년으로 마을 장승제가 있는데 올해는 11월 하순에 열린다는 현수막을 보았다. 장승제를 지내는 장소가 바로 이 200년 된 참나무 앞이다. 나무 앞에는 지난 장승제 때 세운 장승이 도열해 있다. '천하대장군' 장승인데 '수원 70리' '서울 70리'라 적힌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이 참나무의 높이는 21m, 줄기 둘레는 3.3m다. 갈참나무로 보이는데 정확히는 확인하지 못했다. 대단해 보이지는 않아도 참나무 종류가 200년이 되었으면 상당한 연륜이다. 숲을 잘 관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천년의나무 2018.11.20

공세리성당 보호수

공세리성당에는 세 종 여섯 그루의 보호수가 있다. 느티나무가 네 그루, 팽나무와 피나무가 각 한 그루다. 본당 앞과 옆에 있는 팽나무와 느티나무는 수령이 300년이 넘으며 누구의 눈에나 잘 띈다. 본당 건물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나무다. 이번에 공세리성당에 간 길에 다른 나무도 함께 찾아보았다. 먼저, 성당에 들어서면서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다. 수령이 250년으로 높이 21m, 둘레 3.9m다. 노쇠한 탓에 치료중이다. 쌍둥이라 불리는 두 그루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은 250년 정도로 추정된다. 현 성당이 건축되기 전 옛 성당 옆에 있어서 교우들이 이 나무 아래서 쉬었다 한다. 수령이 150년 정도 되는 피나무다. 높이는 20m, 둘레는 2.8m다. 피나무가 있다는 것은 이곳이 전에는 야산이었다는 증거일..

천년의나무 2018.11.15

호탄리 느티나무

동승자가 와, 하고 환성을 터뜨려 후진하여 곁에 가 본 느티나무다. "참 곱다"는 감탄사가 연이어 나온다. 모양새도 색깔도 무척 예쁘다. 이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 호탄리다. 하늘에서 보면 발갛게 익어가는 홍시처럼 보일 것 같다. 마을길은 나뭇가지다. 바람이 부니 황금색 잎이 와사사 뿌려진다. 자연물의 마지막은 이처럼 아름답다. 사람의 노년과 비교하니 더욱 쓸쓸해진다.

천년의나무 2018.11.04

영국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행나무다. 충북 영동 천태산 아래 영국사(寧國寺)에 있으며, 천연기념물 223호다. 천 년 나이에 걸맞게 거인의 풍채를 자랑한다. 키는 31m, 가슴 둘레는11m다. 오랫동안 소문만 들었던 이 나무를 마침 노란 단풍이 들었을 때 찾아 보았다. 가을이면 이 나무 아래서 매년 시제(詩祭)를 여는 게 특이하다.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카페에서 주관한다. 또한 발표된 시를 중심으로 시집을 낸다. 올해 시집 제목은 다. 한 나무가 주는 감동이 이런 시 잔치로 연결된 것이리라. 모범적인 지역 문화 운동이 아닌가 싶다. 다른 나무들로도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세월에 장사 없어 온몸이 주글주글 곱던 이마도 주름 골이 깊어지다 골다공증으로 지팡이 여러 개 ..

천년의나무 201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