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안버들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경안버들은 겨울 동안에만 잠시 대면을 허락한다. 올해는 지난 2월에 만나고 처음이니 10개월 만이다. 늘 같은 자리를 늠름하고 의젓하게 지키고 있어서 고마웠다. 아직 한 번도 나무 아래까지 가 보지는 못했다. 개천이 얼기는 하지만 안심이 될 정도로 단단하지 않아서 시도할 수 없었다. 이번 추위로는 내 몸무게를 버티지 못한다. 멀리서 보니 나무 밑에 애기곰 한 마리가 있다. 지난여름 홍수 때 상류에서 떠내려와 이곳에 정착했는가 보다. 나무 지킴이로 잘 자라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