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39

노을공원을 산책하다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행사에 따라갔다가 노을공원을 산책했다. 노을공원은 난지도에 만들어진 쌍둥이 공원 중 하나로 골프장을 없애고 지난해에 시민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난지도였던 이곳은 1978 년부터 1993 년까지 15 년 동안 서울시의 쓰레기를 매립한 곳이다. 9천 만 톤 이상의 온갖 쓰레기가 매립되어 100 m 가까운 두 개의 커다란 산이 만들어졌다. 전에 이곳을 지날 때는 먼지와 악취가 진동해서 난지도는 환경오염의 상징이 된 땅이었다. 그런데 복토를 하고 안정화 작업을 하면서 공원을 조성한 뒤부터는 놀랄 정도로 그 모습이 변했다. 이렇게 변할 줄은 그때는 정말 상상도 못했다. 노을공원은 산책로만 만들어 놓았을 뿐 나무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게 흠이다. 햇빛을 가릴 그늘이나 시설이 없다. 골프장이었을 때..

사진속일상 2009.05.08

하남 신장생태공원

서울과 그 인근에 있는한강 둔치지구 중에서 가장 친환경적으로 꾸며진 곳이 하남시의 신장생태공원과 당정생태공원이 아닌가 싶다. 팔당대교 아래에서부터 덕풍천까지 이어지는 신장생태공원은 폭도 넓지만 군데군데 습지도 잘 보존되어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다. 나무와 풀들도 원래 강변에서 자라는 자연스런 모습 그대로이고, 외부에서 이식된 것은 거의 없다. 강가와 풀들 사이로 난 산책로도 전부 흙길로 되어 있어 걷기에 아주 편하다. 더구나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더욱 좋다. 지금 서울의 반포지구와 몇 군데에서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 프로젝트 이름이 '한강 르네상스'인데, 시민의 편의를 위한다며 온갖 인공적인 시설물들이 들어서는 것 같다. 길도 포장하고 나무도다시 심고, 앞으로 다가올 요트 시대를 준비하는지 요트..

사진속일상 2008.11.04

일산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다

일산 호수공원에 갔다. 5.8 km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았다. 반팔 옷이 생각나게 날씨 더웠다. 그러나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시원했다. 호수공원은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며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저수량 약 45만 t이다. 고여있는 물인데 예상외로 깨끗했다. 매일 잠실수중보에서 2500 t의 물을 끌어와 정화한 후 교체한다고 한다. 인공적 청결 뒤에는 에너지 소모라는 반대급부가 있다. 호수공원에 간 것은 꽃박람회를 보기 위해서였다. 박람회는 시작된지 벌써 14 회째다. 매년 벼르기만 하다가 이번에 구경했다. 그러나 실망이었다. 좁은 전시회장은 한계인원을 초과한 입장객으로 시장 바닥이었다. 전시된 꽃의 내용도 수준 이하였다. 입장료 5천 원이 아까웠다. 야외정원에 핀 튜립의 색깔이 고왔다. 호수공원에 인..

사진속일상 2008.05.02

서울대공원에서 가을에 빠지다

가을 휴가 사흘째, 오늘은 서울대공원에서 가을 정취에 푹 빠졌다. 서울대공원 길에 익숙한 아내가 안내인이 되어 대공원의 낙엽길과 산림욕장의 숲길을 한 바퀴 돌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비 속에서, 사르릉거리며 바닥을 굴러가는 낙엽들의 귀여운 모습들과 함께 한 고맙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할지 깨우쳐 준다 낙엽은 나에게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 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 낙엽 / 이해인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

사진속일상 2007.11.09

여의도공원을 산책하다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여의도에 갔다가 인근에 있는 두 공원을 둘러 보았다. 서울에 살지만 굳이 여의도에 가는 일은 드물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며 스쳐 지나가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잠시 짬을 내어 여의도공원과 샛강 생태공원을 일부러 찾아갔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가벼운 산책 정도로 일부만 둘러보고 나머지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전경련회관 20층에서 바라본 여의도공원.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자연공원으로 만든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저런 공간을 남겨준 박 대통령에게 고맙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녹색의 숲으로 탈바꿈을 하게 만든 패러다임의 변화가 더욱 고맙기만 하다. 저런 숲은 도시의 보석이며 숨통이다. 저 녹색의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대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전에 아스팔트 광장이었..

사진속일상 2007.10.08

독립공원을 산책하다

비가 개니 더욱 맑고 상쾌한 5월이 열렸다. 어제와는 날씨가 극과 극이다. 점심 시간의 짬을 내어 인근에 있는 독립공원을 찾았다. 산책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년전에 한 친구로부터 독립공원에 아주 멋진 이팝나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이 이팝나무가 순백의 꽃을 피우는 철이다. 그러나 한 바퀴를 돌았지만 기대했던 이팝나무는 찾지를 못했다. 아마 내가 잘못 들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독립공원에는 체험학습을 나온 초등학생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봄 분위기와 잘 어울리고있었다. 바삐 움직이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여린 싹으로 대변되는 본원의 생명력은 경이의 대상이다. 자연의 생명력이 고갈되고 인위적 의지가 지배하게 되는 때가 되면 인간의 모습은 대개 추해진다...

사진속일상 2007.05.17

어린이대공원의 봄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오늘 약혼기념일 ♥.....' 퇴근하며 공원에 들러봄꽃을 보고 가기로 했는데, 발이 아파 집에 있겠다던 아내가 약혼기념일이라는 마력에 넘어갔는지 억지로라도 나오겠다고 했다. 머리가 허옇게 된 지금에도 약혼기념일을 기억해 내는 내 마눌님은 참 대단하다. 25 년 전 전주의 오늘은 맑고 화창한 봄날씨였다.식을 마치고 양가의 가족은 완산봉과 덕진공원으로 봄나들이를 나갔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사람들은 벚꽃과 개나리에 둘러싸여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젊은 우리가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다.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때였다. 25 년 뒤 우리는 어린이대공원을 다시 나란히 걸었다. 봄꽃축제가 열리고 있어선지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여기 어린이대공원은..

사진속일상 2006.04.13

어린이대공원 산책

주일 미사를 드리고 아내와 어린이대공원을 산책하다. 결혼 초 공원 가까이에 살 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자주 놀러온 곳이다. 하나는 유모차에 태우고, 하나는 손을 잡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곳인데, 그때로부터 세월은 훌쩍 20년이 지났다. 아이들은 다 커서 각자 제 갈 길로 가고, 두 부부만이 옛날을 회상하며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제 무대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그만 또래의 아이들을 데리고 똑 같은 모습으로 웃고 있다. 긴 시간이 지난만큼 많은 것이 변했다. 아이들로부터 해방된 자유가 좋지만, 허전함 또한 없지 않다. 그것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아쉬움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을 골라 다녔지만, 이젠 둘이의 취향을 찾아 즐길 수 있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 사람들의 ..

사진속일상 2004.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