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8

괴물 부모의 탄생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밖에 나가는 소풍이나 체험 학습을 꺼려한다는 보도를 보았다. 작은 사고만 나도 고소를 당하고, 심지어는 자기 아이에게 독방을 달라고 요구하는 극성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학부모의 항의와 민원으로 고통을 받던 교사가 자살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사회문제가 되었다. 지나치게 제 자식만 챙기면서 교사를 괴롭히는 학부모를 일본에서는 '괴물 부모'라고 부르는 것 같다. 은 우리보다 먼저 이런 병증을 겪고 있는 일본과 홍콩 사례를 중심으로 괴물 부모가 생겨난 원인과 내재한 심리, 대안을 모색하는 책이다. 담임이 말하는 괴물 부모의 악행을 보면 기가 차는 사례가 많다. 소풍을 갔다왔는데 제 딸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다시 소풍을 가라고 요구한다든지, 담임의 액세서리나 아이폰을 본 아..

읽고본느낌 2024.04.19

H 선배를 추모함

"가장 선한 상인보다는 가장 악한 공무원이 더 선하고, 가장 선한 공무원보다는 가장 악한 교사가 더 선하다." 사범대학에 입학해서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 어느 교수가 한 말이다. 당시에 너무 의아하게 들린 발언이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비유가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사실이지도 않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이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여러 동료 교사들을 만났다. 교사 집단이라고 해서 더 선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니다. 교사들이 다른 직업의 사람들보다 더 고상한 목표와 이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여느 집단과 마찬가지로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도 있다. 내가 만난 동료 교사들을 돌아볼 때 서너 명의 존..

길위의단상 2023.11.15

세상이 이런 걸 어떡하냐고

B 고등학교에 있을 때였다. 교실 붕괴 등의 용어가 등장하며 현장이 시끄러울 때였다. 학생들 통제가 안 되고 수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대놓고 교사에게 달려드는 아이도 나타났다.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자발적인 교사회의가 열렸다. 현실을 폭로하는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모두들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나 뾰족한 답이 나올 수 없었다. 두어 시간의 난상토론이 끝나고 고작 내린 결론이 교사끼리의 정보 공유나 벌점제 등 사소한 것이었다. 다들 교사들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다. 회의가 끝나고 흩어지며 누군가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세상이 이런 걸 어떡하냐고!" 20년 전 일이었다. 며칠 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경력 2년차..

길위의단상 2023.07.23

가슴에 박힌 가시들

학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인 모양이다. 드라마가 일부 사람들의 아픈 기억을 소환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복수극에 통쾌해하는 것 같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녔던 60년대는 학교 폭력이나 왕따가 거의 없었다. 힘깨나 쓰는 치들은 저희들끼리 놀았고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지는 않았다. 학폭이나 왕따라는 못된 문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학폭과 함께 교폭(교사 폭력)에 대한 비난 글도 많이 올라온다. 그 시절에 교사한테서 억울한 체벌을 당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개중에는 교사 실명을 공개하며 적의를 드러내는 글도 있다. 지금 기준으로 하면 당시의 교사들은 상당수가 처벌 대상이 되고 감옥에 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매가 아닌 교사의 감정을 못 이긴 채 어린..

참살이의꿈 2023.03.21

교실 안의 야크

처음 만나는 부탄 영화다. 부탄이라고 하면 불교 국가면서 은둔의 왕국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민 행복을 국가 경영의 최우선에 두는 탓에 세계 행복도 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경제적으로는 가난하지만 마음이 부자인 나라다. 이 영화의 주제는 역시 행복이다. 유겐이라는 젊은 교사가 부탄에서도 가장 외진 벽지 학교로 발령을 받는다. 일주일을 걸어가야 하는 해발 5천 미터 되는 '루나나'라는 산골 마을이다. 호주로 이민을 꿈꾸는 유겐인지라 처음에는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유겐에게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고립된 오지 생활은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러나 청정한 대자연 속에서 순박한 아이들과 주민을 만나면서 유겐의 마음은 조금씩 열린다. '교실 안의 야크'라는 제목대로 아이들이 수업을..

읽고본느낌 2021.06.12

3월 2일

등교하는 아이들을 오랜만에 본다. 오늘이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마스크를 쓴 채 느릿느릿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주로 재가 학습을 했으니 교실에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는 일이 낯설지 모른다. 3월 2일이 스트레스인 건 교사였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설레임보다 또 어떻게 일 년을 티격태격하며 보낼까, 하는 걱정이 더 컸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부담이었다. 나의 3월 2일은 늘 그렇게 납덩이처럼 무거운 심정으로 시작했다. "그래, 다섯 달만 버티면 방학이야."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면서 출근했던 기억이 난다. 30년 넘게 교직에 있었지만 내 체질에는 맞지 않았다. 가르치는 일이 늘 사람과 접촉해야 해서 나 같이 사람과 부딪치는 게 서툰 입장에서는 가혹한 직업..

길위의단상 2021.03.02

잠적

B 선배가 잠적했다. 두 달 전 학교에 명퇴 신청서를 낸 뒤부터 연락 두절이다. 풍문으로 들리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다. 수업 시간에 학생과 마찰이 있었던 것 같다. 말을 듣지 않는 학생을 나무라는 과정에서 욕설을 한 모양이다. 모욕을 당했다며 학생의 부모가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고, 학교로 공문이 내려와서 그걸 처리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많이 시달린 것 같다. 자랑할 일이 아니라 주변 사람도 쉬쉬하니 저간의 상세한 사정을 모르지만, 선배가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을지는 짐작할 수 있다. 많이 자책도 할 것이다. 수학을 전공한 선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무척 열성이었다. 쉬는 시간에도 항상 문제를 풀며 교재 연구를 했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고 젊은 선생들 두세 배는 노력했다. 같이 근무했을 때 보면 ..

길위의단상 2012.08.19

황당한 부탁

모교에서 전화가 왔다. 제자라는 사람이 나를 찾는데 전화번호를 가르쳐줘도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괜찮다고 했더니 잠시 후 벨이 울렸다. 10여 년 전에 J고등학교에서 2학년 때 담임을 했던 제자였다. 이름을 말하는데 간신히 얼굴이 기억났다. 졸업 후에는 아무 소식도 없다가 갑자기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다음다음 주에 결혼을 하는데 주례를 서달라는 부탁이었다. 너무 황당했다. 고작 결혼식 두 주를 앞두고 느닷없이 전화로 주례 부탁이라니, 선생이 무슨 커피 자판기도 아니고 내심으로는 많이 불쾌했다. 몸 핑계를 댔더니 제자도 싹싹하게 전화를 끊었다. 주례를 부탁할 정도면 어느 정도는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 줄은 안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싶다. 최소한 몇 달 정도만 미리 얘기했어도 고민을 했을 것이다...

길위의단상 2012.08.15

산디과 2반

오랜만에 학교에 나왔는데 책상 위에 코팅 된 롤링페이퍼가 놓여 있다. 산디과 2반 아이들이 만든 것이다. 방학 전에 일주일 동안 병가를 내고 쉬었는데 아이들이 위로해 준다고 만든 모양이다. 그동안 남자 고등학교에만 있었기 때문에 여고생을 가르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남녀공학이지만 한 반에 여학생이 2/3 정도 되기 때문에 교실은 여고 분위기가 난다. 그래서 가르치는 게 훨씬 부드럽고 아기자기하다. 특히 산업디자인과는 전공의 특성 탓인지 예쁜 아이들이 많다. 이 학교는 중학교에서 내신 60% 이내의 아이들이 들어온다. 반당 인원도 25명이다. 그래서 요사이 문제가 되는 교실 붕괴 현상이 거의 없다. 입시에 대한 부담이 적으니 아이들도 교사들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마지막 교직 생활을 아주 좋은 분위..

사진속일상 2011.01.03

교사 16171인 시국 선언

오늘 16,171인의 교사가 시국 선언을 했다. 지난 달부터 각계각층으로 번지고 있는 시국 선언의 일환으로 내용도 다른 선언과 대동소이하다. 국정 쇄신 요구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과, 집회 자유 보장 등인데 자사고 설립 등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과 교육복지 및 학생 인권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당국에서는 며칠 전부터 법과 원칙을 내세우며 서명을 못하도록 엄포를 놓았다. 서명에 참여할 경우 징계 등의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번에 일제고사를 반대했다고 파면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전력이 있는 교과부다. 서명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의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 집단 행위 금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작년 촛불 시위 때의 서명에는 별 말이 없던 정부가 이..

길위의단상 2009.06.18

평교사로 살기

30여 년의 교직생활 중 한번도 교장이 되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출세나 야망이라는 것 하고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도 비록 허풍으로나마 대통령이나 장관이 되려는 꿈조차 꿔보지 못했다. 별다른 꿈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고, 희망이래야 고작 선생이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또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구도 없었다.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사범대학에 들어갔는데 아마 그뒤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교수 정도는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마저도 여의치 못해 결국 중고등학교의 평교사로 평생을 보내고 있다. 가끔 만나는 사람들은 이제 교장이 되지 않았느냐며 묻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처음부터 그쪽으로는 뜻이 없었다고 말해준다. 그러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기도 하..

길위의단상 2009.03.21

해직교사의 마지막 편지

MB 정권이 들어선 이래 교육계에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0 월에 실시된 초등학교 일제고사를 거부하도록 권유했다는 이유로 7 명의 교사에게 파면과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초등학생들에까지 전국 단위의 일제고사를 치르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회의를 가질 수 있는 문제다. 국제중이나 자립형 사립고 등으로평준화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 마당에 초등학교의 일제고사 실시는입시 광풍을 정부가 나서서 부채질하는 꼴이다. 학업 성취도 평가라는 명분은 단지 허울일 뿐이고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경쟁에 길들이고 학생과 학교를 줄세우기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다.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지금은 다시옛날의 독재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다. 앞으로 정부의 말을 안 들으면 이렇게 된다는 식의 시범 케..

길위의단상 2008.12.15

허전한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이 마치 퇴화하고 남은 꼬리뼈 마냥 어정쩡하고 거추장스럽다. 희화화 되고 껍데기만 남은 이런 스승의 날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이 날은 도리어 교사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날이다. 스승의 날이 처음 생긴 것은 1964년인데, 올해로 43회 째가 된다. 전에는 한국의 스승 존경 풍토를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했지만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되었을 정도로 우리는 앞으로 전진했다. 처음 교직에 나왔을 때인 7, 80년대의 스승의 날에는 전체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여 그래도 약간은 경건하게 의식을 치렀다. 앞에 도열하신 선생님들께 카네이션도 달아들이고, 학생 대표가 감사의 인사말도 하고, 스승의 노래도 불렀다. 스승의 노래를 들으며 앞에 서있기가 간지럽고 쑥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교실에서 학급별로 담임을..

사진속일상 2007.05.15

밑 빠진 독이기에 나는 물을 붓습니다 / 전병철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역사를 배우는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생각조차 아니 하는 아이들 앞에 새학년 금강 위로 봄바람 부는 교실에서 첫수업을 합니다 삼국통일 했다는 나라가 신라인지, 고구려인지, 백제인지 모르는 것은 커녕 관심조차 없는 농업학교 아이들 앞에 새학기 개나리 진달래꽃 환한 교실에서 역사수업을 합니다 '지금 보고 있는 시험과목의 이름을 쓰시오'라는 주관식 물음마저 공부 같은 거야 남의 일, 반 정도도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이 필요 없을지라도 역사를 가르칩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들 하지만 밑 빠진 독이기에 오히려 더 물을 부어야 한다는 오기 하나로 오늘도 나는 조는 아이들 잠시라도 깨우랴 물을 부어봅니다 생각하면 주눅..

시읽는기쁨 2007.04.26

담임 선생 / 조향미

아침에 출석부 들고 교실에 들어서면 인상 쓸 일 수두룩하다 앉아라 줄 맞춰라 휴지 좀 주워라 수희 나영이 또 지각이구나 이슬인 오늘도 결석인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째려보고 전달사항 몇 개 툭 던져 두고 나오면 아이들 몇 명 쭐래쭐래 따라 나오며 선생님 오늘 야자 빠져야 해요 치과 가야 해요 생리통이 심해요 학원 보충 있어요 엄마 생신이에요 알았어 알았어 점심시간에 내려와 교직 이십년 의욕도 열정도 시들해진 담임 생활 올해 애들은 유난히 천방지축이야 투덜대지만 생각해보면 마음으로 미운 놈 하나 없다 작년 처음 만나 일주일에 두어 시간 수업할 땐 저기 몇 놈들 정말 고운 구석 없이 밉상이더니 담임 맡은 올해 사흘 걸러 지각하고 결석하는 놈도 온 교실 제멋대로 어지르고 다니는 놈도 수업시간 꾸벅꾸벅 잠만 자는 ..

시읽는기쁨 2007.04.09

[펌] 교사도 우울하다

25년 전 내가 첫 발령을 받을 때만 해도 동기 남학생들은 교직을 탐탁해 하지 않아 되도록 다른 데로 진출하려 했다. 그만큼 교직은 보수도 싸고 사회적 지위도 낮은 천직(賤職)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공격 앞에서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위태로워지고 고용불안이 일반화되면서, 교직은 안정적이고 보수도 괜찮은 직업으로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되더니 급기야 ‘철밥통’이라는 아주 조소어린 명예(?)까지 얻기에 이르렀다. 예전에 산업분류에 관한 수업을 하면서 교사를 서비스산업 종사자라고 표현해야 하는 것이 참 당혹스러운 때가 있었다(지금은 정말 말 그대로 되고 말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라는 말이 그렇듯이, 인간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경제적 시각으로 표현하는 자본주의적 발상의 천박함을 ..

길위의단상 2007.03.22

슬픈 시대

영국의 찰스 2 세가 버스비 선생의 교실을 방문했다. 그러나 버스비 선생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모자를 쓴 채 교실 안을 활보했다. 그러자 찰스 2 세는 모자를 벗어 팔 밑에 끼고서 공손히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나중에 찰스 2 세가 문간에서 작별을 고하려고 하자 그때서야 선생은 찰스 2 세에게 정중히 아뢰었다. "폐하, 소신이 저지른 오늘의 불경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소신의 학교 어린이들이 이 나라에서 소신보다도 위대한 사람이 있다고 믿으면 소신은 결코 이 어린이들을 지도할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교육 일화는 이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가 되었다. 나라의 임금이 찾아왔는데 선생은 본 체도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일을 하고, 임금은 모자를 벗고 뒤를 따랐다는..

길위의단상 2006.05.20

저항권포기죄

'오마이뉴스'에 초등학교를 정년 퇴임하신 어느 분의 이야기가 실렸다. 이 분의 소신있는 생각과 삶이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부끄럽게 만든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촌지를 받아 처먹었으니 뇌물수수죄요. 내 고향 광주가 전두환 일당에게 칼질 당할 때 멀리서 보고만 있었으니 군부 학살행위 방조죄요…" 지난 8월말 초등학교 평교사로 정년퇴임한 노형근(64·전 안산성포초등학교 교사)씨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수여하는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자격이 됐지만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죄인이 무슨 포상이랍니까?" 그가 훈장을 거부한 이유다. 최근 12·12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과 관련, 유죄판결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 81명 전원에 대해 훈·포장을 치탈하는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길위의단상 200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