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를 위해 아침 9시에 집을 나섰다. 2024년 5월 13일, 비발디의 '사계'가 울려퍼지는 듯한 화창한 봄날이었다. 병원에 예약한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하여 가까이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 요사이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 때문에 서점을 찾는 일이 거의 없다. 중고서적에서 풍기는 냄새가 고향을 찾은 것처럼 아늑했다. 입구에 있는 '당신은 책 중독자인가?'라는 게시문을 보면서 과거의 나를 돌아보았다. 여기서 '책 중독'이란 책 수집벽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책을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못 배기는 때가 나에게도 있었지. 올초에 앞니 하나가 부러졌다. 단골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대신 브릿지를 권했다. 그래서 옆 이빨 3대를 신경치료 한 뒤 함께 브릿지 시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