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18

아차산숲속도서관

서울 광진구 아차산 자락에 새로 생긴 도서관이다. 주택가와 떨어진 곳에 산을 옆에 끼고 있어 이름이 '아차산숲속도서관'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쉼터와 힐링에 중점을 둔 도서관이다. 도서관 내부도 장서보다는 책과 함께 하는 쉼터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뒀다.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이제는 도서관이 책을 보고 빌리는 장소만이 아니다.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복합 문화 시설로 변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가 문화 강국을 만드는 바탕이 될 것이다. 우리 동네에도 중앙공원 공사가 시작되었지만 박물관, 체육관 등 여러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도서관 소식은 없다. 나중에라도 추가될 희망을 품어본다. 도서관을 구경하고 아차산길을 걸었다. 광진숲나루에서 바라본 천호대로가 ..

사진속일상 2022.12.10

여름 속 가을 하늘

파란 하늘, 향기로운 바람, 녹색 숲길, 일 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청명한 하늘이 열렸다.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울 텐데 마침 트레커에서 아차산 등산이 약속된 날이었다. 트레커와 함께 산행하는 것은 8개월만이다. 오랜만의 만남을 축복하듯 이렇게 복된 날씨가 펼쳐졌다. 우선 산 아래에서 커피 한 잔으로 담소를 나누고, 김밥을 사 가지고 산에 올랐다. 아차산 산길은 전망대도 많고 쉼터도 많았다. 아래로는 아무리 봐도 신기하고 감사한 하늘이 눈이 시리게 빛났다. 산길에서 체력 테스트 겸 속력을 내 봤는데 몸은 그런대로 쓸 만했다. 우리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오솔길을 따라 4보루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걸음수가 18,000보가 찍혔다. 멋진 날씨에 상쾌한 걸음이었다.

사진속일상 2021.06.17

아차산길을 걷다

아차산은 동네 뒷산처럼 포근하다. 걸어가도 될 만큼 아차산과 가까운 거리에 산 적이 있었다. 그때의 친근함이 아직 남아있는 탓이기도 하겠다. 아차산에 난 길의 대부분을 걸어 보았다. 그런데 떠나고 나서는 아차산에 올 기회가 적었다. 헤아려보니 4년 만이다. 오전에는 맑았는데 한낮이 되면서 하늘은 구름으로 덮였다. 산 정상 가까이 갔을 때는 눈송이도 보였다. 잠시 날리다 말았지만 올해의 첫눈을 맞았다. 신현팀과 두 번째로 함께 했다. 거의 다 아는 사이라 합류해도 자연스러웠다. 용마산을 넘어 중곡동으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궂어져서 긴고랑계곡으로 내려왔다. 시장통 허름한 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점심을 했다. 소박한 밥상이라 마음이 풍성했고, 막걸리 석 잔에 배가 불러 세상이 다 내 것이 되었다. 산과 식..

사진속일상 2017.11.21

용마산 조망

푸르른 가을 하늘 열린 날, 아차산과 용마산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용마산 정상에서 대원외고 방향 능선길을 따라 긴고랑으로 내려왔다. 이 능선은 서울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았다. 확 터진 풍경으로는 이만한 데가 없다.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은 내가 10여 년을 산 동네다. 여기서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이곳은 아직도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촌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개발 열풍에서 비껴갔다. 옛날 단독주택이 도시형 다가구나 빌라로 대치되었을 뿐이다. 서로 키자랑을 하는 시대에 이런 소형 주택촌이 남아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골목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도 이런 데다. 아차와 용마는 낮은 산이지만 등산 코스가 아기자기하게 나 있어 가볍게 걷기에는 최고다. 그리고 아직은 인공적인 냄새가 덜 난다...

사진속일상 2014.10.28

용마산에 오르다

1년 반만에 다시 만나서 용마산 산행을 했다. K는 아일랜드에서 귀국한 지가 7개월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얼굴을 보게 되었다. 내 무신경 탓이었다. 선배는 걸음이 자꾸 뒤처졌다. 내 짐만 무거운 줄 알았는데, 고민이나 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 태풍이 지나가고 남겨 놓은 수증기 탓에 대기는 뿌옇게 흐렸다. 산길에서 만난 바위. 돼지코바위와 칼바위라고 이름붙여 본다. 아차산 정상에 있는 고구려군 4보루. 이곳은 고구려가 장수왕 63년(475년)에 이곳에 진출한 후 551년에 물러날 때까지 고구려군의 전진 기지였다. 산 능선을 따라 20여 개의 보루가 설치되었다. 광나루역에서 만나 아차산을 거쳐 용마산에 오른 후 중곡동으로 내려갔다. 3시간 30분이 걸렸다. 우리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 ..

사진속일상 2014.08.06

이열치열 산행

올 여름 불볕더위가 대단하다. 연일 폭염경보다. 서울 지역에서는 열이틀 연속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요사이는 에어컨 덕을 톡톡히 본다. 작년에는 에어컨을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에어컨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전 직장 동료 H와 아차산과 용마산을 걷는 짧은 산행을 했다. 늦으막한 시간인 오후 4시에 만났다. 간단히 생수병 하나만 들었다. 산에 들어 땀을 흘리니 몸이 개운해졌다. 덥다고 집에서 빈둥댈 일만 아니다. 용마산에서는 서울 시내의 전망이 환했다. 태평양고기압의 영향 탓인지 대기가 맑고 쾌청했다. 기분도 환해졌다. 밖에 나오길 잘 했다. 저 산 아래는 20대 때 내가 살던 곳이다. 그때 오르내리던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산은 그대로인데 인간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 * 산행 시간; 16:00 -..

사진속일상 2012.08.08

아차산 큰바위얼굴

아차산에서 고구려 대장간마을이 있는 남쪽 사면에는 큰 암반이 드러나 있고 재미있게 생긴 바위가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크기가 10m에 이르는 이 큰바위얼굴이 인기다. 일명 '배용준 바위'로 알려지면서 일본인들까지 찾아올 정도다. 트레커 시산제가 큰바위얼굴 위에 있는 넓은 마당바위에서 열렸다. 나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산제가 끝난 뒤에 합류했다. 대성암에서 일행과 만났다. 전에는 그저 스쳐 지나가기만 했는데대성암(大聖庵)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아름답다는 걸 새롭게 느꼈다.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의 풍경과 닮았다.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말 휴일이라 아차산에는 산을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시산제 후 아차산을 한 바퀴 돌았는데 샛길을 다닌 덕에 한적한 걷기를 즐길 수 있었다.주 등산로..

사진속일상 2012.03.04

눈 내린 산길을 걷다

밤새 살짝 눈이 내렸다.셋이서 아차산과 용마산, 망우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걸었다. 적당히 싸늘한 날씨가 걷기에 좋았다. 스물세 번째 물우회 산행이었다. 망우리 공동묘지를 지나며 방정환 선생 묘소에 들렀다.묘비석 뒷면에 단 네 글자가 적힌 글귀가 간결했다. '동무들이' 세웠다는 뜻이다. 아침 9시 30분부터 산길을 4시간 가까이 걸었다.아차, 용마, 망우, 3개의 산을 지났다. 오랜만에 선배와 만나서 2차까지 하고 나오니길은 벌써 어두워져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외버스 유리창에 비친 불빛이 아늑했다.

사진속일상 2011.12.24

아차산에서 시산제를 지내다

트레커 팀이 아차산에서 시산제를 지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는 멀리 나가지 않고 가까운 산을 택했다. 9시에 광나루역에서 만나 1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 돌방무덤이 있는 마당바위에서 조촐한 행사를 가졌다.한 해의 무사산행을 빌고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자연보호 활동을 같이 했다. 시산제를 지내고 3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서 등산로 주변의쓰레기를 수거했다. 휴지, 비닐, 플라스틱, 유리병들이 큰 봉지로 12개나 모였다. 그동안 수없이 산을 다녔지만 이렇게 직접 주워본 건 처음이었다. 뿌듯하고 팀원들이 자랑스러웠다. 지금은 시산제 시즌이다. 어딜 가나 시산제를 지내는 등산 팀이 있다. 좋은 장소는 미리 선점하지 않으면 자리를 뺏긴다. 아차산에서도 시산제를 ..

사진속일상 2011.03.13

용마산길을 걷다

넷이서 용마산길을 걸었다. 망우리 고개에서 시작해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높지는 않으나 가볍게 걷기에는알맞은 능선길이다. 여름 더위의 한가운데라 땀이 비오듯 흘렀다. 더구나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 습도가 높아 작은 경사길에서도 이내 숨이 찼다. 비를 맞아도 시원하지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잘도 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난 여름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그동안에 체력이 너무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원래는 도봉산을 가려고 했으나부담이 될 것 같아 이곳으로 바꿨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 Y는 다 좋은데 술을 너무 밝힌다. 내려와서도 반주로 시작한 술병이 계속 늘어났다. 산을 가장 열심히 다니지만 배 또한 제일 뽈록하다. 내려와서의 뒤풀이가 모든 것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어..

사진속일상 2010.08.06

히말라야 팀이 아차산에서 만나다

히말라야행이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히말라야 팀이 아차산 등반을 하며 마지막 준비 모임을 가졌다. 단장님이 환전한 달러를 받고 서로의 준비물을 점검했다. 이제는나흘 뒤에 인천공항에서 만나는 일만 남았다. 오전에는 함께 세 시간 동안 아차산 길을 걸었다.이젠 서로간에 동지의식 같은 게 생긴다. 누구 하나라도 탈이 나면 전체 일정이 차질이 생긴다. 모두가 아무 탈 없이 계획대로 잘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산행길에 삼층 석탑을 만났다. 많이 훼손은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 절제미가 느껴지는 석탑이다. 특히 산 능선의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서 있는 것이 특이하다. 예전에는 이 근방에 사찰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안내문에는 고려 중엽의 불탑이라고 적혀 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함께 점심을 먹었..

사진속일상 2009.01.04

용마산과 아차산길을 걷다

천마산의 봄꽃을 보려고 청량리에서 S 형, K형과 만났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린날씨에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예보까지 있어서 가까운 용마산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망우리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따라 아차산까지 이르는 산길을 걷기로 했다. 산에 드니 언제 이렇게 봄이 가까이 왔나 싶게 벌써 연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특히 용마산과 아차산에는개나리와진달래가많다. 둘은 한국의 봄을 대표하는 꽃인데,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나리와 진달래에서는 아릇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가장 흔하게 만나면서도 늘 친근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꽃이 개나리와 진달래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그만큼 우리들 가슴 속에 살아있는 꽃들이다. 대개 새롭고 신기한 것을 찾아 나서지만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사진속일상 2008.04.09

아차산 보루를 찾아가다

이번에는 친구와 같이 아차산의 보루를 찾아갔다. 자주 올랐던 아차산이었지만 산성이나 보루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친구의 길 안내를 겸한 덕분에 자세히 살필 수 있었다. 아차산성(阿且山城)은 에 기록된 아단성(阿旦城)으로 추정하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한다. 백제 수도 한성이 고구려군에 함락되었을 때 개로왕이 아단성 아래에서 피살되었다고 하며, 온달장군이 여기서 전사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원형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성터에서는 고구려 시대의 건물터와 연못터가 발견되었고, 철기와 토기도 수습되었다고 한다. 산성 뿐만 아니라 아차산과 용마산 줄기를 따라 고구려군 진지인 보루가 여럿 발굴되었다. 현재까지는 아차산 보루와 용마산 보루를 합쳐 10여개소의 장소가 확인되고 있다. 산에 오르면 한강이 한 눈에 굽어 ..

사진속일상 2008.02.26

산행 뒤의 폭음

Y를 만나면 대개 술독에 빠진다. 30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술로 시작된 관계였는데, 지금까지도 술은 우리 둘 사이를 매개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Y는 나의 가장 오래된 술친구이다. 어제도 둘이서 3차까지 가며 소주 여덟 병을 마셨다. 그러나 기분 좋게 마셔서 그런지 술이 별로 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술만 마시면 꼭 담배를 찾게 되고, 줄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 문제다. 다음 날 아침이면 목이 칼칼하고 입안이 텁텁해서 술보다도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해서 늘 후회를 한다. 친구 중에서 이렇게 마음 놓고 폭음할 수 있는 친구는 Y가 유일하다. 젊었을 때는 호기있게 술을 마셨지만 지금은 대부분 술을 끊거나 양이 줄어 들었다. 그러나 나나 Y나 3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한 주량이다. 물..

사진속일상 2008.01.09

아차산길을 걷다

대기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사계절의 변화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이때가 가슴을 가장 설레이게 한다. 식물들이 새싹을 틔우고 만물이 다시 생동하기 시작하는 이때만큼 극적인 변화도 찾아보기 어렵다. 죽어버린 것 같은 나뭇가지에서 연초록 새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는 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봄이 희망의 계절인 것은 그런 기적이삭막한 우리의 마음이나 삶에도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년 보아온 것이지만 초봄에 자연이 연출하는 풍경은 늘 처음처럼 새롭고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와 같이 아차산길을 걸었다. 힘든 일만 연속으로 일어나는 때에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 중의 하나는 서로에 대한 연민이 아닐까 싶다.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사랑의 관계..

사진속일상 2007.03.19

산길 걷기

산에 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나는 조용한 산길을 걷는 것이 가장 좋다. 번잡하고 소란스럽던 마음이 산에 드는 순간 고요히 가라앉는다. 이리저리 방황하며 상처받고 토라진 마음도 산에 들면 어느 순간 넉넉하고 너그러워진다. 서울의 산은 휴일이면 등산객들로 만원이다. 아무리 명산이라지만 사람들이 너무 몰리면 시장통과 다르지 않다. 솔바람소리, 새소리, 작은 짐승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산이 주는 선물을 받을 수는 없다. 이쪽으로 이사를 오니 집 부근에 걸어서 갈 수 있는 작은 산이 하나 있다. 몇 번의 답사 끝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조용한 오솔길을 하나 발견했다. 어느 산이든 주등산로를 벗어나 샛길로 들면 이런 비밀스런 오솔길이 있기 마련이다. 거기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도 아니고 ..

사진속일상 2005.03.14

아차산에 오르다

설을 고향에서 보내고 온 뒤로 하루를 푹 쉬었건만 몸은 천근같이 무겁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여간 힘든 노릇이 아니다. 예전과 달리 이젠 고향에 내려가도 부모님이나 친척 분들 대개가 연로하시고 병마에 시달리시기 때문에 마음마저 편치 않다. 자격지심인지 몰라도 명절이라고 내려가건만 자식 도리 못하는 걸 확인하는 절차 같아서 회한만 더해서 돌아오곤 한다. 오늘은 더 피곤해하는 아내를 억지로 앞세우고 아차산에 오르다. 아차산은 서울의 동쪽 끝에 있는 산으로 집에서 20분이면 걸어 도착할 수 있다. 해발 300m 정도로 높지 않은 산이기 때문에 가볍게 등산하기에 좋다. 처음에는 어떻게 올라갈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조금 걸으니 몸이 풀리고 발에 힘이 생긴다. 날씨가 풀린 토요일 오후라 등산로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진속일상 2005.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