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영화 '곡성'에서 효진이 아빠에게 절규하며 부르짖는 말이다.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에서 남아 있는 건 이 한 마디밖에 없다. 누구도 아닌 바로 나를 향해 외치는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경찰인 종구는 악귀가 든 딸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딸을 돕는다는 게 오히려 더 사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악마와 한 편인 무당을 불러 굿을 해서 효진을 괴롭힌다. 마지막에는 딸을 살릴 기회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만 좋았을 뿐 현상의 이면을 볼 줄 몰랐던 종구는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한다. 효진의 "뭣이 중헌디?"라는 외침이 그래서 더욱 애절하다. 종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열심히 산다는 게 결국 악의 세력에 복무하는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