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하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죽음을 주제로 한 연작소설'이라는 부제대로 아홉 편의 단편소설이 모두 죽음을 다루고 있다. 어떻게 죽느냐는 어떻게 사느냐와 연관된다. 그러므로 이 소설집은 죽음에 대한 진지한 사념이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물음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단편을 요약하면, 1) 바보아재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을 연상시킨다. 유치원생 정도의 지능이지만 착하고 순수한 바보아재와의 추억을 통해 영악해진 우리의 삶을 반성한다. 바보아재는 천수를 누리고 누구보다 많은 문상객의 조문을 받으며 세상을 뜬다. 2) 얼굴 하얀 그 사람 데레사 수녀가 세운 인도의 '임종의 집'에서 만난 한 한국인의 죽음을 그렸다. 아무 인적사항이 알려지지 않은 그는 자신이 평생 봉사한 '임종의 집'에서 쓸쓸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