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17

남한산성 성곽 한 바퀴

남한산성 성곽을 한 바퀴 돌았다. 걷는 겸해서 새로 산 갤럭시 S22U 카메라의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다른 카메라 없이 휴대폰만 달랑 들고 걸으니 단출해서 좋았다. 출발은 남한산성 동문이었다. 언제나 쉼터가 되어 준 동장대터였는데 벤치는 모두 철거했다. 집에서 기른 고양이로 보이는데 누군가 버리고 간 걸까,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애절하게 쳐다보며 운다. 산길에서 10배 망원으로 서울과 북한산을 당겨 보았다. 셀카도 찍어 보았다. 이발 안 한지 석 달이 지났고, 수염 안 깎은지도 보름이 넘어 몰골이 말이 아니다. 남한산성 성곽은 전체 길이가 12km에 이른다. 뱀이 기어가듯 산허리를 따라 꿈틀대며 나아간다. 산 아래 마을은 하남시 춘궁동이다. 북문을 지나면서 대로가 나오고 사람들도 많아졌다. 서문 ..

사진속일상 2022.03.28

지금 내 손에 있는 카메라가 가장 좋은 카메라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일지라도 장롱 안에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금 내 손에 있어 언제라도 들고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가장 좋은 카메라다. 휴대폰 카메라의 최대 장점이다. 일반 카메라 중에서 휴대성이 좋은 것은 일명 똑딱이로 불리는 하이엔드 카메라다. 주머니에 들어갈 크기지만 이 역시 항상 휴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카메라의 성능이 향상하면서 똑딱이가 설 자리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메라 제조사에서 하이엔드 신제품은 아예 출시를 안 하고 있다. 휴대폰 카메라의 사진 품질은 아직 똑딱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소프트웨어로 상당 부분 카버하고 있다. 화장발이기는 하지만 색감은 똑딱이보다 휴대폰 카메라가 훨씬 낫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카메라가 언제나 내 옆에 있다..

사진속일상 2022.03.26

전주천 산책

폭염 속에서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갔다. 이 정도로는 발갛게 달아오른 대지를 식히기에는 부족한 듯 후끈한 열기는 멈추지 않는다. 땅 밑에 용광로라도 들어있는 것 같다. 아내와 한 시간 정도 전주천을 산책했다. 올 여름 더위는 대단하다. 1994년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기세다. 그해에는 에어컨이 없어 매일 남한산성으로 피신을 갔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문을 꼭꼭 닫아걸고는 고작 한 달 전기료 걱정을 한다. 뜨거워지는 지구는 남의 나라 얘기일 뿐이다. 니콘 D750에 20mm를 물려 테스트 샷을 해 봤다. 초광각이지만 배경 흐림 효과도 만들 수 있다. 이제는 (풀프+단렌즈)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출발은 기분 전환용에서 시작한다.

사진속일상 2018.07.30

서산, 태안 나들이

답답했다. 바깥 바람을 쐬면 나을까 싶었다. 선뜻 선택한 곳이 태안과 서산 지역이었다. 백제의 미소를 만나 보면 웃음기가 돌까. 개심사에서는 꽁꽁 언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그리고 신두리의 쓸쓸한 바다 풍경을 보고 싶었다. 이 셋은 오래 전부터 단골 코스였다. 은퇴한 이후로는 뜸했다. 찾아가야 할 이유가 줄어든 탓이리라. 생활은 안정되었지만 역동적이지는 않다. 한 쪽을 얻으면 한 쪽을 잃는다. 묘하다. 고정된 석상이라도 기분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천진한 미소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맑아야지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개심(開心), 이름 때문에 들러보고 싶어지는 곳이다. 마음을 연다는 게 무엇일까. 편견과 아집을 버리는 것일까. 창문을 열듯 마음도 열어지는 것일..

사진속일상 2018.05.29

고향집 봄 화단

고향 집 화단에 봄꽃이 곱게 피었다. 꽃을 가꾸는 어머니의 정성은 대단하시다. 사람마다 개성이 달라서 어머니는 동물은 별로인데 식물 기르기는 무척 좋아하신다. 시골 생활이 적적하다고 강아지를 갖다 드려도 몇 달 못 키우고 남에게 줘 버리신다. 대신 농사짓기나 화단 가꾸기는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내가 꽃을 좋아하는 것도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장롱에 버려져 있던 9년 전에 산 카메라 니콘 D70을 가지고 이 꽃사진을 찍어 보았다. D70은 옛날 기계식 필름카메라처럼 셔터를 누르면 미러가 움직이는 소리가 '철커덕'하는 게 일품이다. 사진을 잘 찍든 못 찍든 사진 찍는 맛만은 그만이다. 앞으로 자주 사용해야겠다. 명자꽃 할미꽃 민들레 꽃잔디 튜울립과 앵초

꽃들의향기 2014.04.14

올해 나온 카메라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향상되어 가는 카메라 성능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모델 교체 주기도 엄청나게 빨라졌다. 기계를 좋아하지 않지만 카메라는 예외다. 탐나는 카메라에는 갖고 싶은 욕심이 동하지만 덜컥 사지는 않는다. 카메라 회사의 소비자 지갑 털기 전략이 어느 정도는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나이 또래에서는 카메라를 자주 사용하는 편이고 여러 기종을 만져 보았다. 금년에도 기술적으로 혁신을 이룬 제품이 등장했다. 올해 나온 카메라 중에서 관심이 가는 것을 골라 보았다. 1. 소니 A7 소니에서 세계 최초로 풀 프레임[FF] 미러리스를 만들었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FF 바디에 대한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DSLR은 가격이 비싸고 무거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소니가 드디어 미러..

길위의단상 2013.11.27

갖고 싶은 카메라

내가 샀던 첫 카메라는 모델명이 '캐논 GⅢ'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형의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였는데 1970년대의 어느 해에 한 푼 두 푼 월급을 모아서 산 것이었다. 그 뒤로는 니콘의 SLR을 주로 사용했다. 마지막에 샀던 F3는 지금도 장롱속에서 잠자고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필름카메라는 골동품이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에 비해 지금은 카메라 가격이 싸졌고 성능은 엄청나게 좋아졌다. 디지털에서는 필름값과 현상비도 들지 않는다. 찍은 사진은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될 뿐 아니라 SNS를 통해 전 세계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다.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그러나 디지털의 편리함으로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잊혀지는 건 아니다. 도리어 디지털의 경박함이 아날로그 시대를 더욱 그립게 한다. 지..

길위의단상 2013.08.18

장난감 디카로 찍어본 봄꽃

얼마 전에 값싼 디카를 하나 샀다. 하이마트에 갔더니 10만 원짜리 카메라가 있는 것이었다. 가격으로 치면 딱 장난감 수준인데, 사진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서 재미로 갖고 와 보았다. 카메라는 손에 들었는지도 모르게 작고 가볍다. 기능도 아주 단순하다.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우선 찍힌 사진을 보니 색깔이 너무 칙칙하다. 채도 조절을 해 보지만 한계가 있다. 그리고 초점 잡는데 너무 헤맨다. 꽃 같은 접사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또, 사진 저장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성질 급한 사람은 열 받게 생겼다. 렌즈 탓이겠지만 사진의 선예도도 많이 떨어진다. 하여튼 나에게는 재미있는 카메라다. 그러려니 하고 찍으면 사용 못 할 것도 없다. 사진의 질을 따지지 않는다면 넉넉히 쓸 수 있다. 앞으로 외출..

꽃들의향기 2013.04.08

루믹스 LX7

컴팩트 디카가 하나 더 필요해서 파나소닉 루믹스 LX7을 샀다. LX5 후속기종으로 최근에 발매된 것이다. 소니 RX100과 비교하며 망설였으나 광각과 접사 기능이 우수해서 이놈으로 선택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치는 수동 조리개 링이다. 필름카메라 시절의 수동 조작하는 느낌 그대로다. 디지털에 아날로그 마인드를 가미했다. 카메라의 기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을 새 카메라를 볼 때마다 실감한다. 아직 야외에서 찍어보지는 않았으나 LX7의 능력에 만족한다. 다만 휴대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주머니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깨에 걸 수밖에 없다. 더 작고 가벼운 또 다른 디카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디카는 내가 가지고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장난감이다. 이놈과 벗하며 재미있게 놀아야겠다.

사진속일상 2012.09.05

캐논 60D와 백마를 사다

그동안 니콘 카메라를 사용해 왔다.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DSLR인 D70까지 여러 대의 바디와 렌즈를 썼다. D70에는 옛날 필름 카메라 때 쓰던 105mm 마크로를 주로 사용했는데 몇 년 동안은 별로 꺼내보지 못했다. 가볍고 편리한 똑딱이가 있어 굳이 무거운 걸 들고 나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꽃사진을 찍고 싶은 바람은 늘 있었다. 퇴직을 하고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예쁜 꽃사진을 찍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자니 우선 갖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에 아쉬움이 있다.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이 탑재된 신형 기재에 자꾸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D70은 초기 모델이라 ccd 먼지 제거 기능이 없다. 그래서 사진에 얼룩이 나온다. 포토샾으로 보정을 해야 하는데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

사진속일상 2011.03.14

새 디카 FX65

다시 파나소닉을 선택했다. 전에 쓰던 것과 비슷한 모델의 루믹스 FX65다. 니콘과 캐논도 사용해 봤지만 컴팩트 카메라에서는 파나소닉이 제일 마음에 든다. 이 모델은 작고 가벼우면서 광각 성능이 좋다. 그리고 접사 거리도 짧아서 내가 원하는 조건을 대부분 다 갖추고 있다. 전에 것과 거의 동일해서 배터리를 그냥 쓸 줄 알았는데 사이즈가 변해서 쓸 수 없게 된 것은 아쉬웠다. FX65의 단점이라면 전원 스위치 위치다. 케이스에 넣을 때 걸려서 저절로 ON 되어 버리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전에 것은 물에 빠지는 바람에 일찍 이별했지만 이놈과는 자연사할 때까지 오래 연을 맺고 싶다. 내 삶을 기록해주고 아름답게 채색해 줄 좋은 동무로서.....

사진속일상 2010.03.27

노루귀를 탐하다가 디카를 날리다

어제는 히말라야 팀 9 명이 홍천 금학산에 시산제를 겸한 등산을 했다.같이 동행을 했지만 나는 산에는 오르지 않았다.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에는 몸에 자신이 없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봄꽃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급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기에 노루귀를 찾자면 산 아래 양지 바른 계곡 주위를 찬찬히 살펴야 한다. 산으로 오른 일행과 떨어져 노일분교 앞 홍천강변을 걸었다. 홍천강은 수량이 많으면서 코발트 색깔이 특히 아름다웠다. 그리고는산의 계곡을 찾아 들어갔다. 이른 봄 꽃 탐사는 마치 보물찾기 하는 것과 같다. 기대한 대로 노루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어 무척 기뻤다.개체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봄햇살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보라색 노루귀는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런데 아뿔싸, 흥분이 지나쳤는지,..

사진속일상 2010.03.22

포맷

DSLR이 있지만 무거워서 잘 쓰지 않는다. 가끔 꽃 사진을 찍으러 나갈 때 매크로렌즈를 달고 들고 가는 것이 고작이다. 요사이는 소위 똑딱이 카메라도 워낙 사진이 잘 나오니 굳이 무거운 DSLR을 가지고 다닐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특별한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면 어지간한 꽃 접사도 똑딱이로 다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DSLR이 유행이어서 젊은 여자들이 어깨에 걸고 다니는 것을 흔하게 본다. 글쎄, 내 눈에는 사진 찍는 것보다 액세서리 기능으로 더 유효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니콘 D70이 고장이 났다. 한 달여 전 천마산에 갔을 때인데 셔터를 누르니 작동이 되지 않았다. 살펴보니 카메라가 메모리카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카드 결함일 수도 있고, 카메라 본체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사진속일상 2009.07.14

다섯 번째 디카 FX38

사용해 오던 캐논 익서스가 고장이 나서 새 디카를 샀다. 파나소닉에서 나온 루믹스 DMC-FX38이다. 작고 가벼우며 광각이 잘 되어야 하는 조건에서 찾으니 FX38이 제일 눈에 띄었다. 늘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며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이라서인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디카다. 지금까지는 니콘 두 기종, 캐논 두 기종을 사용했다. 파나소닉 제품은 처음 써보는 셈이다. 새 기종을 만날 때마다 기술의 발전이 놀라움을 느낀다. 카메라는 작고 가벼워지면서 성능은 월등해지고 있다. 전 카메라를 살 때는 최대 광각이 35 mm였는데 지금은 25 mm로 내려갔다. 그리고 손떨림방지 기능도 새로 들어가고 화소수도 높아졌으며 촬영 기능도 다양화 되었다. 이 카메라에는 씬 모드에서 60 초까지 별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

사진속일상 2008.12.21

F90X

히말라야 트레킹을 간다고 하니까 옆의 동료가 슬라이드 필름까지 주면서 꼭 필름카메라를 가져가라고 충고해 주었다. 렌즈 효과라든가 색감이 슬라이드가 훨씬 낫다는 것이다.그는 아시아 대륙의 오지를 단신으로 거의 다 섭렵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원래 내 생각으로는 그저 작은 디카만 하나 가져갈 계획이었다. 이번 트레킹에서는 사진보다는 오로지 히말라야의 품에만 안기고 싶었다. 사진을 찍느라 이리저리 마음을 뺏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달리 생각해 보니 히말라야 설산의 멋진 풍광을 그냥 지나치고 사진으로 남기지 않는다면무척 아쉬울 것도 같았다. 그리고 이왕이면 동료 말대로 작은 디카보다는 넓은 범위가 커버되고 화질이 좋은 큰 카메라가 나을 것도 같았다. 그래서 창고에 있는 카메라 가방에서 예전에 썼던 ..

길위의단상 2008.11.29

손맛

지난 주에 남대문에 나가서 니콘 D70을 샀다. 디카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소형의 자동 카메라를 사용했는데 휴대성이 좋고간편해서 마음에 들었지만내 의도대로 사진을 만들지 못하는 단점이 점점 크게 느껴졌다. 전에 SLR 필카를 썼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이번에 큰 마음 먹고 DSLR인 D70 바디를 산 것이다. 필카 때 쓰던 렌즈가있어서 그냥 이용할 수 있기에 선택에망설임은 없었다. 렌즈는 18-35mm, 80mm, 105mm 마크로, 180mm가 있으니 지금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아쉽다면 이 디카에서는 거의 1.5배 정도 망원쪽으로 편향이 되어 광각 효과가 약화된다는 사실이다. 낚시꾼들은 종종 손맛이라는 말을 쓴다. 오랜만에 손에 꽉 차는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어보니 똑딱이에서는 느낄 수 없..

사진속일상 2005.05.24

IXY50을 사다

남대문에 나가서 캐논 디지털 카메라 'IXY50'을 샀다. 막내의 카메라가 고장나서 그동안 쓰던 IXUS400을 물려주고 비슷한 기능이지만 훨씬 가벼워지고 얇아진 것으로 바꾼 것이다. 이왕 바꾸는 것 욕심을 내어서 SLR 디카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휴대성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내 카메라 편력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우선 디카는 COOLPIX2500, IXUS400을 거쳐서 지금이 세 번째이다. 모두가 소형 자동카메라인데 사실 고급기종에 대한 욕심은 지금은 없다. 그 전의 필카 때는 카메라나 렌즈에 대해 실력 이상으로무리를 했다. 지금 집에 있는 필름 카메라만도 4개나 된다. 렌즈는 광각 20mm 부터 망원 300mm 까지 7종류이다. 구름을 찍는다고, 별을 찍는다고, 그리고 나중에..

사진속일상 200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