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21

투 쿠션 태풍 '카눈'

2023년의 6호 태풍인 카눈(Khanun)이 한반도에 진입한 후 오늘 새벽 평양 부근에서 소멸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에는 강도가 약해져서 피해가 크지 않았다. 카눈은 여느 태풍과 달리 두 번이나 급격하게 진로를 변경한 점이 특이했다. 요사이 당구에 관심이 있어선지 카눈의 경로를 보면서 당구의 투 쿠션이 연상되었다. 카눈은 7월 28일에 발생하여 북서진하다가 8월 4일에 대만 부근에서 티베트기단에 가로막혀 300도가 넘는 방향 전환을 했다. 동쪽으로 향하던 카눈은 8월 7일에 북태평양기단에 부딪쳐 90도로 꺾이면서 우리나라로 향하게 되었다. 심하게 회전을 하면서 충돌하는 당구공의 경로와 유사해서 흥미로웠다. 주고받는 힘 관계를 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또한 카눈은 7월 28일부..

길위의단상 2023.08.11

태풍 바비

태풍 바비(Bavi, 8.22~8.27)가 지나갔다.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는데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통과했다. 기상청에서는 역대급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이번에도 기상청의 과장 예보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태풍만이 아니라 기상청 예보가 지나치게 오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런 게 반복되면 기상청은 양치기 소년이 될 수밖에 없다. 조심하라고 외쳐도 국민은 별로 안 믿게 된다. 기상청은 과학이다. 오직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 예측이 잘못되어 욕을 먹더라도 사실대로 전하는 게 옳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의 크기 예측이 잘못되었다고 시인했다. 폭풍반경을 보면 거의 배 가까이나 틀렸다. 우리 같은 아마추어가 봐도 바비는 그렇게 덩치가 큰 태풍이 아니었다. 수도권에서는 출근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는데 막상 태풍..

길위의단상 2020.08.28

질긴 장마

2020년은 코로나와 함께 질긴 장마의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중부 지방의 장마는 어제 8월 16일에야 끝났다. 6월 24일부터였으니 무려 54일간 지속한 최장기간 장마였다. 그전 기록은 2013년의 49일이었다(6.17~8.5). 또한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로 기록이 남게 됐다. 1987년 장마가 8월 10일에 끝났는데, 그때보다 무려 6일이나 더 오래 끌었다. 특히 7월 하순부터 장마 끝날 때까지는 거의 햇빛을 보지 못하고 내리 비가 내렸다. 땡볕 더위는 피했지만 후덥지근한 습도 높은 날씨 역시 견디기 힘들었다. 올 장마의 전국 누적 강수량은 920mm로 역대 두 번째 기록이었다. 질긴 장마와 비로 인한 피해도 컸다. 마치 전염병과 기상 이변은 연관되어 있다는 걸 하늘이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길위의단상 2020.08.17

우중 산책

장마가 길다. 8월 중순에 들어섰는데도 장마전선은 물러갈 줄 모른다. 전국적으로 비 피해도 만만찮다. 장마에 관한 기록이 2020년에 여러 개가 갱신될 것 같다. 마을 산책하러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 목현천에는 물안개가 뿌옇게 올라온다. 너무 비를 맞아선지 매미 소리도 힘이 없다. 한창 짝을 찾아 짝짓기할 땐데 매미는 평생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 길에서 그저께 봤던 노부부를 다시 만났다. 걸음이 빠른 할머니는 멀찌감치 앞서가다가 개울을 바라보며 할아버지를 기다린다. 오늘은 캐리어 없이 할머니만 배낭을 메고 있다. 산책 나온 복장이 아니라서 이 노부부의 가는 길이 여전히 궁금한다. 비 탓인지 목현천 백일홍 꽃길에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장마 기간에 태풍 '장미'가 올라왔다. 다행히 소형 태풍이라서 남해..

사진속일상 2020.08.11

수상한 겨울

소한, 대한이 지나가며 겨울의 정점을 통과했지만 유례없이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 낮 최고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하루도 없다. 서울 기준으로 소한인 6일은 4.6도, 대한인 20일은 5.5도였다. 어느 날 밤에는 빗소리에 잠이 깨기도 했다. 겨울 새벽에 듣는 빗소리가 기묘했다. 경안천변도 겨울 풍경이 아니다. 아무리 따뜻한 겨울이라 해도 그늘진 곳에는 얼음이나 눈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올해는 말끔하다. 강물에서도 해동이 끝난 봄 냄새가 난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좋지만, 무슨 겨울이 이렇나 싶다. 목도리, 장갑을 모두 풀고 벗어야 했다. 마른 풀 속에 무슨 꽃이라도 피지 않았을까, 살피게 된다. 도서관에 들린 길에 시내를 거쳐 경안천 주변을 걸었다. 몸을 많이 움직이고 자주 걸어..

사진속일상 2020.01.21

추위가 사라진 겨울

겨울인데 겨울답지 않다. 올겨울 들어서는 제대로 추워 본 날이 없다. 서울 기준으로 작년 12월 1일부터 오늘(1월 16일)까지 낮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이 사흘밖에 안 된다. 12월 5일이 -0.2도, 6일이 -1.0도, 31일이 -4.5도였다. 이번 겨울 47일 동안 낮에도 영하인 날이 고작 3일이었다. 겨울이 실종되었다. 강원도에는 겨울비가 내려 얼음축제장이 엉망이 되었다. 앞으로 예보를 보면 1월 말까지는 이런 날씨가 이어진다고 한다. 겨울인데 눈과 얼음을 보기 힘들다. 집 주변 개울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마치 봄이 된 것 같다. 뒷산에 올랐는데 나뭇가지에는 연초록 잎눈이 돋았다. 기후 변화가 수상하다. 따스한 겨울이 사람 살기에는 다행이다 싶다가도 왠지 꺼림직하다. 예견하지 못하는 변고가 닥..

사진속일상 2020.01.16

2018년 여름

아침 기온이 20도 아래로 떨어졌다. 한낮 햇볕이 뜨거워도 30도에 미치지 못하니 여름의 기세가 푹 꺾였다. 2018년 올여름의 더위는 대단했다. 기상 관측 이래 제일 더웠다는 1994년의 기록을 대부분 갈아치웠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이 된 날인 폭염 일수는 올해가 31.2일로 1994년의 31.1일을 넘어섰다. 40도를 넘어선 경우도 여섯 차례나 발생했다. 특히 8월 1일 기록한 홍천의 41.0도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날 서울도 39.6도를 찍었다. 그전까지는 낮 최고 기록이 1942년에 대구 40도가 유일했다. 전국 기상 관측소의 64%에서 역대 최고 기온이 올해 작성됐다. 이만하면 가공할 더위를 올여름에 경험한 셈이다. 거의 한 달 반 동안 외출은 엄두도 못 내고 집에서 에어컨과 함..

길위의단상 2018.09.01

장마가 찾아오다

어제는 땡볕 속을 걸었는데 밤이 지나고 나니 날씨가 일변했다. 장마전선이 성큼 중부지방까지 올라왔다. 천둥과 번개까지 데리고 장마의 시작을 알린다.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비가 우선은 반갑다. 그러나 좀 지나면 쨍쨍한 햇빛을 다시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그러하다. 장마철이 되면 할아버지는 "아이고, 허리야" 하시며 바닥에 엎드리시는 빈도가 높아졌다. 나는 재미나서 허리를 밟아드렸지만 날씨와 신체의 감응이 얼마나 신기한지 그때는 몰랐다. 오늘 아침 일어나는데 허리에 이상 신호가 왔다. 디스크 수술을 받은 이후로 가끔 찾아오는 증상이다. 하필 장마의 시작과 맞춘 듯 나타나니 타이밍이 절묘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오후 당구 모임에는 못 나간다는 연락을 넣었다. 인생의 앞길에 무엇이 기다리고 ..

사진속일상 2018.06.26

반가운 장마

중부지방에서는 어제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 7월에 접어들었으니 늦은 편이다. 그동안 긴 가뭄이 있어서 더욱 반가운 장마다. 기상청 자료를 찾아보니 5월과 6월의 서울 지역 강수량이 50mm도 안 되었다. 곳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지방은 더 심했다. 대부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가뭄 피해가 덜한 편이다. 우리나라는 도로 건설과 댐이나 보 만들기에는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한다. 얼마 전에는 두 개의 고속도로가 연이어 개통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구리-포천 고속도로다. 댐이나 보는 가뭄 때 덕을 보기는 하지만 꼭 다다익선만은 아닌 것 같다. 장마의 어원이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장'은 한자어 '길 장(長)'이고, '마'는 물을 뜻하는 고어 '맣'에서 온 것이라 한다. '오랫..

길위의단상 2017.07.02

가장 길었던 장마

어제로 장마가 끝났다. 6월 17일에 시작해서 8월 4일에 종료되었으니 49일 동안 이어졌다. 기상 관측을 한 이래 가장 길었던 장마였다. 종전 기록은 1974년과 1980년의 45일간이었다. 장마전선이 주로 중북부에 머물러서 실제 장마를 겪은 건 중부 지방이었다. 남부는 장맛비보다 폭염에 시달렸다. 기상청 자료를 찾아보니 서울은 7월 중에 비가 오지 않은 날이 닷새밖에 안 되는데, 부산은 반대로 비가 온 날이 엿새였다. 반쪽장마라는 말 그대로였다. 좁은 땅인데 전연 다른 여름을 경험한 것이다. 긴 장마였지만 비 피해가 그다지 심하지 않은 건 다행이었다. 7월 한 달간 서울의 강수량이 703mm였다. 대체로 고루 분산되어 내렸다. 생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에게 장마는 여름의 휴식기다. 매..

길위의단상 2013.08.05

제대로 장마

남부 지방은 불볕더위가 이어지는데 중부 지방은 장마에 갇혀 있다. 장마전선이 계속 중부 지방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7월 들어서 지금까지 비가 오지 않은 날은 단 나흘이었다. 여기서는 해를 본 게 언제인가 싶다. 올해는 장마가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것부터 특이하더니 빗속에 갇혀 지낸지 벌써 37일째다. 지난달 6월 17일에 장마가 시작되었다. 어느 기상 사이트에서는 장마 끝을 8월 2일쯤으로 예상하는데, 그렇다면 46일이나 계속된다는 말이다. 최장 기간 장마 기록을 세울 것 같다. 몇 해 전 기상청에서는 강수 패턴이 변화하여 장마 현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장마 예보를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는 장마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중부 지방에 한정된 얘기다. ..

사진속일상 2013.07.24

44분

지난 1월은 강추위가 한 달 내내 맹위를 떨쳤다. 기상청 발표에 의하면 1월 평균기온이 -7.2도로 1963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추웠다고 한다. 한 달 동안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 시간은 단 44분에 불과했다. 1월 최고기온은 14일 낮에 잠깐 기록된 0.3도가 고작이었다. 그동안 냉동고 안에 들어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아파트에서는 물이 내려가는 관이 얼어20일 넘게세탁기 사용을 하지 못했다. 한 번은 처제집에 옷보따리를 싸가지고 가서 빨래를 해오기도 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도 19일이나 되었으니 사흘 중 이틀꼴로 혹한을 경험한 것이다. 이같은 한파는 근래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 이상현상이었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고 있는데 되레 추워지고 있다. 최근 4년의 ..

길위의단상 2011.02.05

2010 특이기상의 해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특이한 기상을보인 해였다. 여러가지 기상 기록이 갈아치워졌다. 겨울에는 한파, 여름에는 폭염 등 계절을 가리지 않고격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에는진한 11월 황사도 생겼다. 이런 변화들이 급격한 지구 온난화 경향과 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는 것 같다. 하긴 이런 거시적 현상을 명쾌하게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지구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금년에 나타난 이상 기상 현상들은 아래와 같다. 폭설1월 4일 서울 적설량 25.8 cm 서울 103년 만의 최대 폭설 한파1월 서울 월평균 기온 영하 4.5도 평년보다 2.0도 낮은 기온 이상저온 4월 서울 월평균 기온 9.5도 평년보다 2...

길위의단상 2010.11.15

잃어버린 겨울

올 겨울을 지낸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을 한 셈이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겨울(2006년 12월과 2007년 1월과 2월)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한 겨울이었다고 하기 때문이다. 올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2.46도로 평년(1971년-2000년)의 0.43도보다 2.03도 높아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2월 전국 평균기온은 4.09도로 평년보다 3.34도가 높아 역시 최고였다. 서울의 이번 겨울철 평균기온은 1.87도로 역시 평년보다 2.74도나 높아 1907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 이런 추세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어 서울의 겨울철 평균기온이 과거 50년에는 영하 2.8도였으나 최근 50년에는 영하 1.1도로 높아졌다. 이런 급격한 상승은 지구온..

길위의단상 2007.03.05

따뜻한 겨울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건만 연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요사이는 한밤중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 어제는 대한(大寒)이라는 절기가 무색하게 마치 3월 어느 봄날의 날씨로 착각이 들 만큼 따스했다. 이러다가는 겨울이 없어질 때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상청 예보로는 올 겨울은 한강이 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한강에 나가보니 1월 중순이건만 얼음 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겨울이 따스하다고 해도 그래도 한강의 가장자리에서는 얼음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 날씨는 더욱 유난스러운 것 같다. 이런 온난화는 지구 전체적인 현상이다. 그에 따른 대기권의 불안정은 기상 이변을 초래한다. 보도에 따르면 며칠 전에 유럽 북서부 지방에는 유례없는 폭풍이 몰아쳐 80여 명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사진속일상 2007.01.21

숨 막히는 서울

비 내리지 않는 가을이 계속되고 있다. 또 도시의 매연이 안개와 겹친 스모그 현상도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시야는 수백 미터를 넘지 못하고 종일 뿌연 연무에 가려져 있다. 하루를 마치면 목이 칼칼하고 따갑다. 요사이는 최악의 가을 날씨다. 기상청 자료를 찾아보니 9월에 서울 지방에 내린 비의 양은 11mm, 10월은 고작 0.2mm에 불과했다. 그나마 5mm 이상 온 날은 하루도 없었다. 두 달 동안 제대로 된 비는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땅은 건조해져서 밟으면 먼지가 인다. 푸른 가을 하늘을 못 본지도 오랜 것 같다. 시원한 빗소리가 그립다. 숨 막히고 답답한 것이 꼭 매연 뿐이겠는가. 어제는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과 이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자정이 넘도록 토론했다. 술과 담..

사진속일상 2006.10.20

올 8월의 기후 특성

금년 8월 날씨에 대한 기상청 발표가 나왔다. 사람들이 느낀 대로 올 8월은 1973년 종합적인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두 번째로 더운 날씨였다고 한다. 다음은 오늘 발표된 기상청의 공식브리핑 내용이다. 자료를 보니 올 8월은 유별나게 더웠고 비가 적었던 달이었다. 1. 기상청에서 전국 60개 관측지점을 대상으로 1973년 이후 8월 월평균기온과 월강수량, 강수일수를 분석한 결과, 금년 8월 전국 평균기온은 26.5도로 1994년(26.6도) 이래 가장 더웠음. 월강수량은 127.4mm로 1973년 이래 5번째로 적었고, 강수일수도 10.5일로 10번째로 적었음. 2. 목포(28.0도), 합천(27.4도), 부안(27.3도) 등 9개 지점은 창설 이래 월평균기온 최고값을 경신하였음. 특히 1904년에 창..

사진속일상 2006.09.01

긴 장마가 끝나다

유난히 길고도 비가 많았던 2006년의 장마가 끝나가고 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지방의 올해 장마기간 강수량은27일 기준으로 960 mm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최고치는 1966년의 1032 mm인데 오늘까지 내린 비를 더하면 역대 최고 기록으로될 수도 있다. 장마일수 역시 6월 14일에 시작되었으니 오늘까지 잡는다면 46일로 역대 5위의 기록에 해당된다. 그만큼 올 장마는 유별했다. 전국적으로 평균 700 mm 가까운 비가 내렸는데 특히 중부지방이 더했다. 최종 통계가 나온다면 수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올 초여름은 국민들이 빗속에서 지낸 셈이다. 서울지방은 7월달에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4일밖에 되지 않았다. 기상청 보도자료를 보면 금년 장마가 평년보다 2주 정도 길고 강우량도 2배나 되는..

사진속일상 2006.07.29

8월 장마

올 여름은 8월인데도 유난히 비가잦다. 장마였던 7월과 별로 구별이 되지 않아 이젠 7, 8월을 장마기간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전의 8월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날이 주로 계속되었는데 몇 년 전부터인가는 그런 특징이 사라져 버렸다. 지난 주에는 거의 한 주일 내내 흐리고 비만 내렸다. 겨울의 3한4온 현상이 흐릿해져 버린 것과 비숫한 경향이 아닌가 싶다. 통계적으로는 어떤지 모르지만 감각적으로 느끼는 기후는 확실히 옛날과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비가 내리는 모습도 세상을 닮아선지 영 종잡을 수가 없다. 그걸 게릴라성 집중호우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하늘마저화가 잔뜩 나있는지 여기저기 물벼락을 쏟아붓기 일쑤다. 가끔씩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요사이는 비가 내렸다 하면 늘 그렇다. 며칠..

길위의단상 2005.08.20

冬來不似冬

집 근처에 있는 둑길에 제비꽃이 피었다. 겨울에 개나리가 피는 것은 가끔씩 볼 수 있었지만, 이렇게 제비꽃이 피어난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서울 지방이 이런데 남쪽은 어떨까? 지구의 기후 변화에 대해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올 겨울은 지나칠 정도로 특이하다. 12월 중순이 지나도록 영하로 내려간 날이 이틀에 불과했다. 그것도 고작 영하 1, 2도에 지나기 않았다. 제대로 된 첫 눈 소식도 없이, 밤에도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며칠 전 인천에서는 17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기상 관측 이래 겨울 기온으로는 최고라고 한다. 봄에 피어야 할 꽃이 한겨울에 눈앞에 나타났다. 따스한 겨울을 다행으로 생각하기에는 지구가 말하는 징후가 심상치 않다. 제비꽃 외에 민들레, 개망초, 개나리도 보인다. ..

사진속일상 2004.12.17

따스한 겨울

겨울이 왔건만 봄날처럼 따스하다. 뜰에 있는 목련나무가 보드라운 솜털을 내며 꽃망울을 내밀려고 한다. 12월 초순이 되도록 아직 서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것도 전에 없던 현상이라고 한다. 올 겨울은 큰 추위가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겨울의 시작부터 심상치가 않다. 날씨가 따스하면 겨울나기에는 좋겠지만 지구 기온 상승이 가져다 줄 재앙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얼마 전 보도에는 북극의 빙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사진이 실렸다. 그리고 중동과 중남미 지방에서는 메뚜기와 나비가 이상 번식을 해서 떼로 몰려다니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 바다 속에도 열대성 어류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호주 해안가에서는 고래들이 땅 위로 올라와 때죽음을 했는데 이것도 인간의 해저 ..

사진속일상 2004.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