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레졸레 도야지 새끼들이 간다귀밑이 재릿재릿하니 볕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잿더미에 까치 오르고 아이 오르고 아지랑이 오르고 해바라기하기 좋을 볏곡간 마당에볏짚 같이 누우란 사람들이 둘러서서어느 눈 오신 날 눈을 츠고 생긴 듯한 말다툼 소리도 누우라니 소는 기르매 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이 가난하니 - 삼천포-남행시초4 / 백석 백석은 20대 때 남해안을 여행했다. 통영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기도 했다. 이때 쓴 시가 '남행시초(南行詩抄)'로 여러 편이 전한다. 이 시 '삼천포'도 당시의 따사로운 정경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구절인 '아 모도들 따사로이 가난하니'에 유난히 마음이 가 닿는다. 요사이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정주행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는 '따스한 가난'에 가슴이 뭉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