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29

2007 직원 연수

금년도 직원 연수는 '강원도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정선과 평창 지역을 1박2일간 돌아보는 여정으로 짜여졌다. 동료들 중에여행 전문가가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내용의 알찬연수가 가능했다. 80여 명의 직원들이 3대의 버스에 분승해서 10:30에 서울을 출발했다. 도중에 구리 부근의 '고향 가는 집'에서 보리비빔밥으로 점심을 했다. 두꺼운 놋그릇에 온갖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여량으로 향했다. 강원도 내륙 국도변은 작년도 수해 피해가 아직 남아있어 지금도 복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여량(餘糧)은 강원도 좁은 산골에 그나마 농사 지을 평지가 있어만들어진 땅이름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골지천과 송천이 만나는 곳이다. 두 천이 합류하여 조양강이 되고 다시 동..

사진속일상 2007.07.22

2007 봄의 남도여행

동료 열두 명과 함께 1박2일로 남도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중심은 백련사와 다산초당이었고, 부근의 고금도, 미황사, 영란생가를 들렀다. 특히 백련사에서 템플 스테이로 일박을 한 것과, 아침 공양 후 주지 스님과 차를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눈 것이 색다른 경험이었다. 절의 객사에서 잠을 잔 것은 내 인생 최초의 일이었다. 그러나 세상에서의 제 버릇대로 절에서까지 밤이 늦도록 곡차를 마시며 시끄럽게 한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바로 옆방에서 스님이 주무셨는데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는지 죄송스럽기만 했다. 주지 스님과 차를 나눈 곳은 앞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방이었다. 주지 스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자리에 잡은 절은 소백산 부석사와 이곳 만덕산 백련사..

사진속일상 2007.05.01

봄맞이 나들이

멀리 남쪽 지방으로 봄맞이 나들이를 다녀왔다. 전라남도 내륙을 지났는데 특히 순창, 담양, 화순은 처음 가보는 땅이었다. 확실히 남쪽은 봄이 더 가까이 느껴졌다. 이미 산수유, 매화가 환하게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산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이른 봄꽃들도 이미 들녘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을 거쳐 죽녹원의 대나무숲을 산책했다. 나에게 있어 대나무는 늘 이국적인 풍경이다. 이번 나들이에는 아내와 장모님이 동행했다. 예전에는장모님을 모시고 산에도 올랐지만 이젠 연로하셔서 언덕길도 잘 걷기가 힘드신다. 힘들게 걸으시는 뒷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5.18 국립묘지에 들러서 야만의 시대를 뒤돌아본 후 소쇄원을 찾았다. 소쇄원(瀟灑園)은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자연 ..

사진속일상 2007.03.01

2007 겨울 여행

심신이 지쳤을 때는 여행을 생각한다.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땅, 낯선 사람들에게 가고 싶어진다. 이번 겨울 여행은 아내와 같이 강원도 동해 지역을 중심으로 다녀왔다. 일시: 2007. 2. 2 - 2. 5 (3박4일) 경로: 서울 출발 - 평창 허브나라농원 - 월정사 - 대관령 - 오죽헌 - 경포호(1박) - 안보전시관 - 정동진 - 추암 - 헌화로, 새천년 도로 - 죽서루 - 삼척(1박) - 환선굴 - 화암약수 - 동강 연포분교 - 영월(1박) - 청령포- 의림지 - 베론 - 서울 도착 경비: 34만 원 첫째 날(2/2) 반짝 추위의 끝에 맑은 하늘이 열렸다. 당분간은 험한 날씨가 없다는 예보에 길을 떠났다. 겨울 여행은 기상 상태에 제일 마음이 쓰인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사진속일상 2007.02.06

제주도 여행(2)

6. 자구내포구 이번에 묵은 곳 중에서 제일 정겨웠던 장소가 자구내포구였다. 자구내포구는 제주도 고산에 있는 작은 어촌인데 뒤에는 당산봉이 감싸고 있고, 앞에는 차귀도가 떠있어 아늑하고 조용한 포구이다. 바닷가의 번잡함이나 어수선함이 없는 마치 산 속에 들어온 듯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또 해안을 따라 산책로도 잘 나 있고, 인근에는 수월봉이 있어 바다 쪽 전망도 무척 좋다. 이른 아침 당산봉에 올랐다. 앞에 보이는 작은 마을이 자구내포구이고, 바다에 떠있는 섬이 차귀도이다. 현재 저 섬은 무인도라고 한다. 섬 뒤로 지는 석양이 무척 아름다울 것 같다. 저녁에 해안길을 산책하다가 바닷가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들을 만났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달아나지 않고 여유롭게 앉아 있다. 그 모습이 고마울 정도로 평..

사진속일상 2006.02.15

제주도 여행(1)

올해는 결혼한 지 25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그 기념으로 아내와 함께 5박6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돌아보면 25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에는 참으로 많은 것이 담겨있다. 간단한 말로 나타내기 어려운 복합적인 의미가 25 속에는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새파랗게 젊었던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고 싸우며 함께 지낸 세월이 25년이었다. 함께 기뻐하고 꿈에 부풀었던 날들도 많았고,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던 날들 또한 무수히 많았다. 그런 세월들이 쌓여서 오늘에 이르렀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은 성인이 되었다. 어찌 보면 결혼 생활 25년은 자식의 성장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미 훌쩍 자라난 아이들을 바라보며 세월이 주는 무게를 느끼게 된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우리 부부 인생의 한 분..

사진속일상 2006.02.15

청초호의 철새

직원들과 함께 1박으로 속초에 여행을 다녀왔다. 그동안 내내 추웠던 날씨가 풀리고 바람도 잦아들어 바깥 나들이길에는 아주 좋았다. 여러 군데 다녔지만 속초 시내에 있는 청초호의 철새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청초호 주변이 깨끗하게 정비되고 수질이맑아보여서 무척 반가웠다. 호수에는 갈대 같은 수초들도 잘 자라고 있어서 새들이 지내기에 적당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청초호는 도시 가운데에 있기 때문에 바다와 통하는 입구를 제외하고는 사방이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도 도시와 잘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철새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호수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지방의 소도시여서 그런지 호수 주변의 소음이 적고 조용해서 좋았다. 문득 서울의 석촌호수를 떠올..

사진속일상 2005.12.30

남도여행

아이들이 자라는데 따라 여행 패턴도 변하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아이들 중심으로 여행지가 결정되고 주로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이 되지만, 그러나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대개 끝이 나버린다. 이젠 부모를 따라다니지 않으려고 하거니와 부모 쪽에서도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다. 학원에 가야하고 공부를 해야 된다는데 그걸 이길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막내까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이제 부부만의 오붓한 여행이 시작된다. 이때쯤 되면 인생의 한 고비가 지나갔음을 저절로 느끼게 되는 나이가 되는 것이다. 바쁜 세상살이에서 아내와 떠나는 여행이라야 1년에 한두 번이 고작이다. 그러나 바쁜 세상살이란 어쩌면 핑계일지 모른다. 여행을 준비하고 떠나는 순간이 되어서야 왜 이런 행복한 시간을 자꾸만 뒤로 ..

사진속일상 2005.02.27

동생네 집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동해 바다로 갔다. 3시간여를 달려간 곳은 낙산 해수욕장이었다. 바람이 많이 불더니 아침이 되니 고요해 졌다. 가지 가지 사연을 안고선 사람들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어제 밤에는 해안가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자주 들렸다. 돌아보니 아내와의 여행도 근 5년 만이다. 자주 여행을 다닌 편이었는데 터에 미친 뒤로는 발길이 뚝 끊어졌다.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잃게 되는 터였다. 최고의 가치로 삼았던 것이 어느 때가 되면 하찮은 것으로 전락해 버린다. 그리고 반대로 하찮게 여겼던 것의 가치가 새롭게 살아나기도 한다. 내 주위를 스쳐가는 만상들은 상대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해 간다. 그 중 어느 하나에 집착함이 얼마나 우스운 노릇인가! 나는 왜 바람처럼 구름처럼 자유롭고 가볍게 살기가 힘..

사진속일상 200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