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울산에서 친척 결혼식이 있었다. 먼 거리를 가면서 고작 결혼식만 달랑 참석하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부산에 있는 친구도 만나보고, 황매산 철쭉도 구경하고, 주변의 나무도 찾아보기로 했다. 2박3일 일정의 동선이 마련되었다. 아침 7시 30분에 집을 나섰는데 5시간이 걸려 울산에 도착했다. 사월 초파일이 들어간 사흘 황금연휴의 딱 중간 날이었다. 어렸을 때는 이웃에서 함께 자란 고종사촌들인데 이젠 각자 일가를 이루고 먼 곳에 흩어져 산다. 오랜만에 만나서 듣는 사연에는 세월의 신산함이 묻어 있었다.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범어사에 들러 연등을 구경했다. 마침 저녁때라 연등에 환한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범어사 앞 모텔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오전에 부산에 있는 한 교회에서 사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