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집 하나를 장만하고 싶다. 인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름다운 오두막집. 그런 오두막을 장만하면 나는 호롱불의 불편함도 편안함으로 여기며 살리라. 낮이면 하얀 산꽃들로 나의 내부를 살피고, 밤이면 벽에 돋은 긴 그림자의 높이로 나의 밖을 위로하며. 겨울이 되면 위로할 게 더 많아지겠지? 눈이 오면 토끼, 노루들이 밖을 서성이겠지? 이들과는 가을 달빛에 익은 고구마를 같이 나누고, 눈길의 얼음장 깨고 옹달샘도 함께 하리라. 그러면 이들은 나와 한 마음을 정답게 이루는 훈훈한 저녁 연기요, 반가운 아침 인사가 되겠지? 사소한 것들이 사소하지 않게 날 괴롭혀올 때면 나는 깊은 산중의 허름한 오두막집으로 떠나고 싶다. 내 영혼과 단둘이 밥상 마주할 수 있는 오두막집으로. - 누가 이런 오두막집 되어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