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自歎 / 田萬種

샌. 2005. 11. 8. 10:38

聞古仁無敵

看今義亦嗤

富榮貪益顯

貧賤是爲非

天意豈能度

人精未易知

山深水綠處

早晩不如歸

 

- 自歎 / 田萬種

 

예부터 인자무적(仁者無敵) 들어왔건만

요즘 보니 의로워도 비웃음 당해

부유하고 영화로우면 탐욕 더욱 드러나고

가난하고 천하면 옳은 것도 그르게 되네

하늘의 뜻 어찌 헤아리랴마는

사람의 마음 쉽게 알기 어려워라

산 깊고 물 푸른 곳으로

조만간 돌아가는 게 낫겠네

 

예로부터 사람 마음을 일촌심(一寸心)이라고 불렀다. 한 치 작은 마음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 한 치밖에 안되는 마음 알기가 천의(天意)를 터득하기만큼이나 어렵다. 마음 속 휘몰아치는 폭풍에 비틀대기도 하고, 음침한 기운에 질식 당하기도 한다. 어떤 날은 마음 속에서 돋아난 바늘이 나를 찌르고, 상대방을 향해 무수히 날아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제멋대로 날뛰는 마음일랑 그리하라 내버려두고 내 '山深水綠處'로 도망가고 싶다. 그러나 도피처 또한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현실이 될 것임을 안다. 어디에도 물리적 공간이 주는 안식처는 없다.

 

어디에 처하든 결국은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달린 것을....... 一切唯心造...... 모든 것이 내 탓인 것을...... 그래서 이 시의 제목인 '自歎'이 더욱 공감이 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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