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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제비꽃

도시의 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해 주는 팬지가 삼색제비꽃을 개량한 것이라고 한다. 제비꽃으로서는 원색의 화려한 색깔 때문에일찍부터 관상용으로 개발된 듯 하다. 유럽 원산이라는데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야생 상태로 자라지는 않는 것 같다. 팬지는 내한성도 좋고 생명력이 강하도록 품종 개량이 많이 이루어졌다. 다섯 장의 꽃잎 색깔도 삼색(흰색, 노란색, 자주색) 외에 붉은색, 푸른색 등 다양하고, 무늬에도 변형이 많다. 원예종인 팬지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거리에서 매일 만나는 꽃일 것이다. 인공적인 냄새가 많이 나는 꽃이지만, 매연과 먼지 속에서도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건조한 도시를 환하게해주는 고마운 꽃이다.

꽃들의향기 2006.06.08

TAO[35]

삶에 지칠 때 타오를 가슴에 품고 여행을 떠나 보세요. 어딜 가더라도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할 거예요. 기나긴 인생길을 걷노라면 아름다운 음악도, 맛있는 음식도 즐겨야겠지요. 하지만 인생길이 한없이 힘들게만 느껴질 때는 타오를 가슴에 품어 보세요. 비록 그것이 너무 담백해서 맛이 나지 않더라도 너무 은은해서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원한다면 마음의 비타민이 되어 줄 거예요. 기꺼이 그리고 영원히 당신의 힘이 되어 줄 거예요.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우리 마음 속에는 보물이 숨어있다. 그러나 그 보물은 눈에 보이지도,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 속에 들어있는 보물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너와 ..

삶의나침반 2006.06.07

驟雨 / 良寬

오늘 구걸하다 소나기를 만나 잠시 낡은 사당으로 비를 피하네 우습구나, 바랑 하나와 바리때 하나 생애 맑고 깨끗한 무너진 집의 바람 今日乞食逢驟雨 暫時廻避古祠中 可笑一囊與一鉢 生涯潚灑破家風 - 驟雨 / 良寬 료칸[良寬, 1758-1831]은 무욕의 화신, 거지 성자로 불리는 일본의 선승이다. "다섯 줌의 식량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라는 말이 뜻하듯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무욕과 무소유의 최고 경지를몸으로 실천하며 살았다. 료칸은 떠돌이 걸식 생활을 하면서도 시를 써가며 내면의 행복을 유지했다. 말 그대로의 청빈을 실천하며 산 사람이다. 단편적으로 듣게 되는 료칸의 일화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료칸의 생애를 통해 대현[大賢]은 곧 대우[大愚]와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

시읽는기쁨 2006.06.07

신의 역사

카렌 암스트롱이 쓴 ‘신의 역사’를 읽었다. 부제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의 4000년간 유일신의 역사’로 되어 있듯이 세계의 대표적 유일신교인 세 종교의 신 관념의 변화를 서술한 책이다. 두 권으로 된 두꺼운 책이지만 흥미 있게 읽었고,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종교인, 특히 우리나라의 기독교인이 꼭 한 번씩 읽어보았으면 싶은 책이다. 저자는 ‘신 자체’와 ‘신 관념’이 엄격히 구별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신 관념은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그 관념들이 상징하는 실재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나도 이 점이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사실이다. 이 사실을 혼동하거나 착각함으로써 종교적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성이 커진다. 신의 관념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해왔으며 어쩌면 시대적 욕구에 부응..

읽고본느낌 2006.06.06

TAO[34]

커다란 타오의 몸짓은 물과 닮았답니다. 물은 이리저리 흘러 흘러 가다 가다 온갖 것을 낳아 기르지만, 물은 '내가 낳았으니 내가 길렀으니 내가 어미요' 하고 소리치지 않는답니다. 그것이 바로 타오의 몸짓이랍니다. 모든 것을 낳아 기르지만, 타오는 '내가 낳았으니 내가 길렀으니 내가 어미요' 하고 소리치지 않는답니다. 타오는 모든 것을 이루지만 '타오, 내가 했소이다' 하며 제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답니다. 그렇게 드러내지 않으니 아무도 타오를 모르지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타오의 큰 몸짓이랍니다. 모든 것을 이루고도 이루었다고 하지 않으니 그것이 바로,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으면서 다 이루었다고 떠벌리는 우리와 다른 위대한 몸짓이 아닐까요?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而不..

삶의나침반 2006.06.05

사람 노릇 하기

우리는세상에 태어나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세상과 관계를 맺는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관계의 폭은 점점 넓어진다. 부모, 부부, 자식, 형제자매, 친구, 이웃,동료, 친척, 동창, 고객 등 수많은 관계들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노릇을 다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정에서 일차적 관계인 부모 노릇, 자식 노릇 제대로 하기 조차 힘에 겨울 때가 많다. 신경을쓴다고 하지만늘 부족하고 미안하기만 한 것이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이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노심초사하지만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떨 때는 가족 행사가 의무방어전처럼 부담이 되기도 한다. 어머님과 장모님의 생신이 묘하게도 같은 날이다. 그래서 우리들 때문에 두 분의 생신은 매년 조정을 해야 한다. 대부분 한 주일 ..

사진속일상 2006.06.05

홀아비꽃대

홀아비꽃대는 모양이 특이해서 한 번 보면 누구에게나 쉽게 기억이 되는 꽃이다. 넉 장의 큰 잎 가운데로 한 개의 꽃대가 올라오고 거기에 하얀 색의 수술이 붙어 있다. 순백의 이 수술이 봄철의 산 속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꼿꼿하게 수직으로 위로 솟아오른 모양도 재미있다. 사진은 일부러 바로 위에서 찍어 보았다. 대개 꽃에 신경을 쓰지만 어떤 경우는 잎이 더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홀아비'라는 이름은 꽃대가 하나라서 그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꽃대가 둘로 올라오는것도 있는가 보다. 홀아비바람꽃에서도 볼 수 있듯 홀아비라는 이름은 하나를 가리키면서 뭔가 외롭고 쓸쓸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데 나는 처음 홀아비꽃대라는 이름을 듣고 성적인 의미를 연상했다. 동해안의 촛대바위와 비슷한 류일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꽃들의향기 2006.06.02

일본 야구의 재미

얼마 전에 케이블 방송이 들어와서 요사이 저녁 시간이면 일본 야구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이승엽 선수가 출전하는 요미우리의 경기를 중계해 주는 채널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구기종목 중에서 야구를 제일 좋아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바람이 불고 있지만 나는 축구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4 년 전 월드컵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진출했을 때도 제대로 본 게임이 하나도 없었다. 동대문 야구장에서 열렸던 고교 야구부터 잠실 야구장의 프로 야구까지 야구장은 자주 찾았지만 아직 축구장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잠실 야구장에서 선수들이 던져주는 사인볼을 받기도 했다. 그때는 MBC 청룡의 팬이었다. TV를 통해 일본 야구를 보니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비슷한 동양적 스타일이겠지만 우..

사진속일상 2006.06.02

오리 한 줄 / 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오리들이 줄을 지어 간다 저 줄에 말단이라도 좋은 것이다 꽁무니에 바짝 붙어 가고 싶은 것이다 한 줄이 된다 누군가 망가뜨릴 수 없는 한 줄이 된다 싱그러운 한 줄이 된다 그저 뒤따라 가면 된다 뛰뚱뛰뚱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급기야는 꽥꽥대고 싶은 것이다 오리 한 줄 일제히 꽥꽥꽥 오리 한 줄 / 신현정 인간의 줄을 벗어나 차라리 저 뛰뚱거리며 걸어가는 오리들 꽁무니에 서고 싶다. 이념도, 욕망도, 무엇이 되고 싶은 소망도 벗어던지고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는 오리가 되어 저 뒷줄에 서서 따라가고 싶다. 5/31 지방선거가 끝났다. 사람들은 이 줄 저 줄에 갈라서 섰다. 어떤 사람은 억울해 하고, 어떤 사람들은 고소해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 고함 소리는 이제 질린다. 차라..

시읽는기쁨 2006.06.01

화나고 우울할 때

살면서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세상살이가 사람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부득이하게 큰소리가 나오고 마음속에 쌓여있던 불만과 미움의 마그마가 한 순간에 분출한다. 나의 경우 어떨 때는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화 낸 것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떠나 자신이 그렇게 흥분했다는 사실에 대해 곧 자책감의 밀물이 밀려온다. 상대방보다도 자신이 더욱 미워진다. 이렇게 되면 며칠간 우울한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규모가 큰 폭발일수록 후유증은 오래 간다. 화나고 우울할 때 조심할 것은 자신의 잘못에만 집중하며 자책하고 자괴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날아간 화살에 너무 아파해서는 안 된다. 화가 일어나면 그 화를 그대로 인정하고 잘 살펴보아야 한다. 미움과 분노를 감추려하거나 숨기..

길위의단상 2006.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