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많이 내렸다. 중국으로 들어갔던 태풍 '카눈'이 서해로 빠져나오며 소멸되었으나 남아있던 비구름이 한반도를 지나간 탓이다. 시내에 볼일을 보러 나갔는데 우산을 썼지만 비로 흠뻑 젖었다. 마침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키아로스타미 사진전 를 보았다. 키아로스타니는이번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이란의 영화감독인데 예술성 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신문 기사를 보고 전시회에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이번 사진전의 주제가 '길'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황량해 보이는 산야를 배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의 흑백사진이 시선을 끌었다. 인생을 나타낼 때 '길'만큼 적당한 이미지도 없는 것 같다. 길은 설레임이기도 하고 덧없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꼬불꼬불 구부러지며 끝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