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 8월 두 달은 거의 걷기를 하지 못했다. 날씨 핑계를 댔지만 실은 게으르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걷지 않으니 몸은 무거워지고, 무거워진 몸을 일으키기는 더욱 힘들었다. 그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8월 중순부터는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9월 들어서는 일부러 바깥 걸음을 하고 있다. 집 주위일지라도 하루에 한 번은 나가려 한다. 뒷산이나 경안천변, 또는 학교 운동장이 주로 찾는 장소다. 한두 시간으로 족한 작은 걸음이다. 아직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은 선선해졌다. 걷기는 보약이다. 이제 살겠다고, 몸이 고마워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냐, 내가 미안했어. 그동안 몸이 약해졌는지 짧은 걸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오면 나른해진다. 기분 좋은 피곤함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