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배추를 심었다. 이미 시들해진 오이와 토마토를 캐내고 거름을 약간 더 넣은 다음에 모종을 심었다. 읍내에서 배추 모종 한 판을 샀는데 120여 포기가 들어있고, 또 옆집에서 주는 모종까지 더해졌으니 약 150포기는 되는 것 같다. 우리 한 집 먹을거리로는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지만 잘 되면 도시의 주변 사람들과도 나누어 먹을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껏 작물을 가꾼 경험으로 볼 때 맛있는 배추로 자라줄 것으로는기대를 하지 않는다. 우선 시간적으로 정성이 모자란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내려가서 물 주고 보살피는 것으로는 식물도 사랑 결핍증에 걸리는 것 같아 보인다. 일을 하는데 불현듯 작년의 일이 떠오른다. 작년에는 비가 오는 속에서 낙담한 가운데 거의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배추를 심었다. 아마도 그날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