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인왕산에 오르다

샌. 2004. 9. 3. 20:46

어제는 가을 하늘이 높고 파란게 너무 좋았다.

동료 셋이서 오늘 오후에 짬을 내어 뒷산을 오르기로 약속했는데 오늘은 구름이 온 하늘을 덮었다.

청명한 하늘 구경은 못했지만 대신에 산길을 걷기에는 적당한 날씨였다.

일터에서 약 10여분을 걸어가면 인왕산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인왕산은 그동안 쭉 폐쇄되어 있다가 문민정부 들어서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별로 높지는 않지만 사방으로 서울을조망하는데는 가장 좋은 산이 아닌가 싶다.

아직도 산의 등산로를 따라 철조망과 초소가 있고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지만 그걸 무시한다면 가벼운 산책으로 나서기에는 알맞은 산이다.

다만 시멘트로 만든 계단이 많아서 걷기에는 불편하다.

개인적으로는 산에 오른 것이 참 오랜만이다. 작년 가을에 북한산을 찾은 후로는 처음이니 꼭 1년이 되었다.

언제나처럼 느끼는 것이지만 산에 오르면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진다.

마음에 낀 속세의 먼지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다시 밑으로 내려가면 또 아둥바둥거려야 되겠지만 산에 있는 동안만은 마음은 넉넉해진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저 아래 세상도 사랑스럽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주변의 산들과 어울려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녹지가 좀더 많았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산을 제외하고는 도시가 대부분 회색빛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개발이라는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동쪽 방향.

오른쪽 가운데 있는 숲속에 있는 파란 기와 지붕이 청와대이고 그 뒷 산은 북악산이다. 북악산은 아직도 출입 통제 지역이다.

바로 밑으로청운중, 경복고, 경기여상의 학교가 보인다. 왼쪽 고개를 넘으면 세검정이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남쪽 방향.

서울의 도심지대로 멀리 남산과 남산타워가 보인다. 팽창하는 도시를 보면 도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제일 높았던 삼일빌딩을 찾으려 했으나 어디에 숨어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

멀리에 보이는 산은 관악산이고 오른쪽으로 여의도와 63빌딩이 보인다.

인왕산에서 바라본 북쪽 방향.

등산로의 북쪽으로는 높은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이 철조망이 걷혀질 날이 곧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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