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이다. 동두천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 휴일 외출을 나갔다가 서점에 들렀다. 서가를 훑어보던 중 특이한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색 표지로 되어 있었는데 미국의 한 교사의 교단 일기였다. 자세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비판적 시각에서 미국의 교육 현실을 고발한 내용이 아니었는가 싶다. 그 책 제목이 `내려오는 계단을 올라가며`였다. 책을 사 가지고 귀대하는 버스 안에서 앞으로의 내 삶이 이 책 제목과 같이 전개될 것 같다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런 묘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의 주류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세상을 살 것 같은, 그래서 약간은 삐딱한 모습으로 서 있을 것 같은 그런 예감이었다. 지금은 가끔씩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